언더독의 반란, 연세대의 중심에서 최성원을 외치다

글 장기훈 기자

사진 이지원 기자

어쩌면 온 겨울을 이 한 경기에 쏟았을지 모른다. 대학에서의 마지막이 될 이번 시즌, 최성원(체교14, G)에겐 그만큼 절박했을 경기였다. 그러나 주위의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지난 시즌 평균 득점 2.93점, 평균 어시스트 1.13개. 어쩌면 기대감이 높지 않은 게 당연할 수도 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쏟아진 여러 기사에서도 최성원의 활약을 주목하는 내용은 거의 없었다. 적어도 전반까지는 그런 평가가 맞았을지 모른다. 심지어 최성원 본인조차도 “자신 있게 돌파하고 득점하라는 감독님의 주문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해서 실망스러웠습니다.”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모두가 기대하지 않던 그 시점,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3쿼터에 숨을 고르고 맞이한 4쿼터, 드디어 그의 진가가 발휘되기 시작했다. 이번 경기 전체를 놓고 보면 1쿼터부터 시작된 고려대의 우위가 경기 종료시점까지 지속됐지만, 순간순간을 놓고 보면 흐름이 연세대로 넘어갈 수 있는 시점들이 있었다. 특히 4쿼터 막판이 그랬다. 4쿼터 종료 3분 50여초 전 박준영(체교15, F)이 풋백 득점으로 고려대의 15점 차 리드를 만들었을 때만 해도 경기는 그대로 끝난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불과 1분 20초 뒤 고려대의 리드는 8점으로 줄어있었다. 허훈(연세대14, G)의 3점 슛, 그리고 신입생 박지원(연세대17, G)의 속공 레이업, 다시 이어진 허훈의 득점으로 경기는 다시 접전 양상으로 접어들었다. 연세대의 연속 7득점으로 경기장의 흐름이 바뀌려던 찰나, 최성원의 득점이 폭발했다. 연세대의 추격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3점 슛에 이어 빠른 돌파 후 허훈을 앞에 놓고 만들어낸 2득점까지. 작전타임을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고려대의 응원석에선 ‘최성원’을 외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최성원은 경기가 끝난 뒤에도 이 순간을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너무 좋았고,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어요. 그동안 부상으로 인해 엄청 힘들었는데 그 한순간에 모든 것을 보상받는 기분이었습니다.”라고 밝히며 짜릿했던 그 순간을 회상했다.

대학농구리그 기준 지난해 4월 상명대와의 경기 이후 첫 두 자릿수 득점을 만들어낸 그였지만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4쿼터 활약상을 돌아보며 “(김)낙현이가 1~3쿼터 너무 고생해서 친구로서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있었어요.”라고 말하며 팀을 이끌어준 김낙현(체교14, G)에게 공을 돌렸다.

최성원의 활약상은 4쿼터를 빛내기엔 충분했다. 연속 5득점 이후 이어진 연세대의 공격. 다급한 마음에 3점을 수차례 시도한 쪽은 연세대였지만 정작 림을 통과했던 건 또다시 최성원의 슛이었다. 4쿼터에만 10득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마무리 지은 최성원, 올해의 목표를 “다치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과 이상백배에 대학대표로 선발되는 것”이라고 밝힌 그의 이번 시즌 활약상을 함께 지켜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