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기훈, 우윤의 기자

사진 김하연, 손희윤 기자 / 점프볼, 시스붐바 제공

 3년 연속 개막전 맞대결이 확정됐다. 13일 오후 5시 연세대학교 체육관에서 고려대와 연세대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지난 4년간 모든 우승컵을 나눠 가진 양 팀의 대결은 올해 대학농구리그의 판도를 가를 중요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두 팀 모두 지난겨울 많은 변화를 겪었다. 고려대는 4명의 주전이 팀을 떠났고, 연세대 역시 3명의 주전이 팀을 떠났다. 2010년 대학농구리그가 출범한 이래로 고려대와 연세대의 맞대결에서는 고려대가 확실한 우위를 점해왔다. 그러나 지난 시즌, 처음으로 양 팀의 분위기가 뒤집혔다. 연세대는 2월에 열린 MBC배 준결승전에서 고려대를 꺾으며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도 고려대를 상대로 2연승을 기록하며 대학농구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을 차지했다. 반면 고려대는 작년 후반기 이후 주전들의 부상 공백을 이기지 못하고 과정에 비해 아쉬운 마무리를 보였다.

  이번 개막전을 대하는 양 팀의 분위기는 모두 진지하다. 서로는 각자의 장점을 앞세워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새롭게 시작하는 시즌, 양 팀을 승리로 이끌 요소들을 알아보자.

<이래서 우리가 이긴다!> 

고려대학교 – 지난 2년간 개막전 전승!

 

 고려대학교는 지난 2년간 펼쳐진 개막전에서 연세대에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그리고 올해에도 또다시 승리를 노린다. 그렇다면 고려대를 승리로 이끌 요소는 무엇이 있을까?

 

1. 에이스 김낙현의 존재 

  13학번이 팀을 떠난 현재 고려대의 중심은 김낙현(체교14, G)이다. 김낙현은 지난해 연세대를 상대한 5경기에서 평균 16.2점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작년 후반기 이후 13학번이 떠난 고려대를 둘러싼 의심의 눈초리가 많다. 그러나 이종현(모비스) 없이 혼자 35점을 몰아친 지난 MBC배 준결승전을 기억하자. 주득점원 강상재(전자랜드)가 슈팅 난조에 빠진 사이 김낙현은 온전히 혼자의 힘으로 고려대 공격을 이끌었다.

  김낙현이 연세대를 상대로 고전했던 경기들을 살펴보면 천기범(삼성)이 김낙현을 전담마크 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천기범이 프로로 떠난 지금 연세대에서 김낙현을 제어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

 

2. 새로운 멤버들의 실전 경험 

  양 팀 모두 지난해와 비교하면 주축 멤버들이 크게 바뀌었다. 고려대는 김낙현을 제외한 주전 4명이 팀을 떠났고 연세대 역시 최준용(SK), 천기범, 박인태(LG)가 팀을 떠났다. 양 팀 모두 상당한 수준의 멤버 교체가 있었지만 새로운 선수단과 시스템에 대한 적응도는 온도 차가 있다. 고려대학교는 작년 후반기부터 이종현 없는 농구에 적응하기 시작했고 농구대잔치를 겪으며 현재 멤버들이 실전 경험을 쌓아 나갔다. 반면 연세대의 경우 농구대잔치에 참가하긴 했지만 이번 시즌 주축으로 활약할 14학번 3인방이 학교 일정으로 결장하는 바람에 손발을 실제 경기에서 맞출 기회가 부족했다.

  연습경기와 실전경기는 확실히 다르다. 더군다나 그 경기가 리그 최대의 라이벌전이라면 더욱 그렇다. 새로운 멤버의 실전경험부족은 분명 경기 초반이나 후반 접전 상황에서 연세대의 발목을 잡을 것이다.

 

3. 다양한 로테이션

  은희석 감독의 부임 후 연세대가 가장 달라졌던 점은 바로 로테이션을 다양하게 가져갔다는 것이다. 지난 시즌 정기전을 제외하고 기록이 집계된 4경기를 보면 코트를 밟은 선수의 숫자는 고려대가 많았지만, 10분 이상 뛰면서 경기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 선수는 항상 연세대가 많았다. 그리고 이것은 4쿼터 집중력의 차이로 나타났다. 고려대가 패배한 3경기 모두 4쿼터에서 마이너스 득실을 보였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작년 후반기 이후 많은 선수가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고 새롭게 가세한 신입생들은 충분히 코트에서 제 역할을 해줄 수 있다. 3-4번을 오가며 활약할 전현우(체교15, F)는 슈팅력 하나만큼은 리그 최고 수준이고 장태빈(체교15, G) 역시 경기를 안정적으로 운영해줄 수 있다. 또한, 작년 고교춘계연맹전 MVP 출신 김진영(체교17, G)은 그동안 고교 MVP출신이었던 전현우나 박정현(체교16, C)이 1학년부터 팀에 기여했듯, 충분히 주어진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 따라서 깊어진 라인업의 깊이는 고려대를 승리로 이끌 것이다.

 

<이래서 우리가 이긴다!>

연세대학교 – 디펜딩 챔피언의 위엄! 작년의 전적을 기억해라!

 

  연세대학교는 지난 시즌 고려대학교를 상대로 3승 1무 1패를 기록하며 그동안 절대 열세였던 흐름을 드디어 바꿨다. 그리고 올해도 이 흐름을 이어가고자 한다. 그렇다면 연세대를 승리로 이끌 요소는 어떤 것이 있을까?

 

1. 국가대표 포인트가드 허훈

 연세대의 허훈(연세대14, G)은 누가 뭐래도 올해 가장 유력한 드래프트 1순위 후보이다. 그 말인즉슨, 4학년 중에 가장 높은 기대치를 받는 선수가 연세대에 있다는 뜻이다. 허훈은 작년 대학농구리그에서 18.43점의 평균 득점과 46.43%의 3점 성공률을 기록했다. 단연 대학리그 최상위권의 성적이다. 또한, 고려대와의 5번의 맞대결에서는 평균 18.2점을 기록하며 고려대를 상대로도 강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허훈의 강점은 정확한 슈팅 능력과 폭발력에 있다. 물론 작년 정기전에서 후반전 무득점에 그쳤던 허훈의 모습에 집중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때는 허훈이 FIBA 아시아 챌린지로 인해 귀국한 지 이틀 만에 치른 경기였다. 정상적인 컨디션의 허훈의 득점포가 폭발한다면 누가 막을 수 있을까.

 

2. 골밑의 우위  

  작년까지 골밑에서의 싸움은 이종현의 존재로 인해 고려대의 절대 우위였다. 이종현이 코트에 등장하는 순간 연세대의 골밑 공격은 상당 부분 억제됐다. 하지만 올해는 이종현이 없다. 그리고 이종현 이후 고려대의 골밑을 지키던 박정현은 현재 부상으로 인해 출전할 수 없는 상태다. 결국, 고려대는 박준영(체교15, C)과 신입생 박민우(체교17, C)를 제외하면 골밑에서 버텨줄 자원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시즌 후반기 엄청난 모습을 보여줬던 박준영은 연세대를 상대로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김진용(연세대14, F)과 김경원(연세대16, C)이 건재하고 신입생 한승희(연세대17, C), 그리고 때에 따라선 안영준(연세대15, F)까지 가세할 연세대의 인사이드진은 높이와 기동력에서 대학 리그 최상위권으로 평가받는다. ‘리바운드를 제압하는 자가 시합을 제압한다.’라는 명언도 있듯이 골밑에서 연세대의 우위는 자연스레 시합에서의 우위로 작용할 것이다.

 

3. 외곽생산성의 우위

  작년 대학농구리그에서 3점슛 부분에서 경기당 1개 이상 성공을 기준으로 했을 때, 30% 이상의 성공률을 보여준 선수는 양교 합쳐 총 4명이었다. 연세대 천기범, 허훈, 안영준, 고려대 정희원(KT)이 이에 해당하는 선수였다. 연세대는 올해 허훈과 안영준이 남았지만 고려대는 정희원이 졸업하며 아무도 남지 않았다. 올해 새롭게 3점 슛 부문에서 팀에 가세해 줄 선수를 살펴보면 연세대는 천재민을, 고려대는 전현우를 꼽을 수 있다. 물론 전현우가 2016 농구대잔치를 통해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지만 3점 라인에 있어서만큼은 양적, 질적으로 연세대의 우위가 예상된다. 또한, 고려대는 전현우를 제외하면 외곽공격을 풀어줄 선수가 마땅치 않다. 이는 고려대 공격의 골밑 집중을 불러오는데 이렇게 되면 높이에서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연세대의 입장에선 좋은 경기 흐름으로 만들어가기에 유리하다. 결국, 3점 라인에서의 우위는 인사이드에서의 우위와 함께 연세대의 공격을 훨씬 원활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승부의 Key Point!

 

1. 겁 없는 신인의 등장

  고려대는 박정현의 공백을 안고 이번 시합에 임해야 한다. 박정현의 공백은 인사이드 자원이 부족한 고려대의 선수운용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이번 경기에는 높이에 힘을 더해 줄 수 있는 신입생들에게도 출전기회가 돌아갈 것이다. 새롭게 팀에 가세한 김진영과 김준형(체교17, F), 박민우가 바로 그들. 김진영은 앞서 언급한 대로 개인 기술이 뛰어난 고교 MVP 출신이다. 김준형은 2m라는 큰 신장에 슛 터치를 겸비한 자원. 박민우는 화려하진 않아도 수비에서 버텨줄 수 있는 선수다.

  고교무대에서는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그들이지만, 대학무대에서, 그것도 데뷔전에서 중압감을 이겨내고 최고의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까? 무대는 마련됐다.

 

2. 2옵션 대결

  허훈과 함께 원투펀치를 구성할 연세대의 2옵션은 확실하다. 바로 안영준. 196cm의 신장을 가진 안영준은 항상 고려대에 위협적인 존재였다. 긴 팔을 이용한 탄탄한 리바운드와 정기전 때 보여준 득점 본능은 이번에도 재현될 수 있을까.

반면 고려대의 경우 2옵션으로 활약해줄 선수들이 새롭게 나타나야 한다. 박준영과 전현우가 그 역할을 해줘야 한다. 박준영이 지난 시즌 후반기에 보여준 존재감을 연세대와의 경기에서도 보여준다면 승리는 고려대에 한층 가까울 것이다. 전현우의 경우 이번 경기 3번과 4번 포지션을 오가며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5 18:4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