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사람이 살아가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을 생각해보면, 몸이 필요로 하는 것, 마음이 필요로 하는 것, 나 아닌 다른 사람이 필요해서 챙겨주고 싶은 것 등 다양한 것들이 있다. 문명이 발전하면서 좀더 추가된 것이라면 아마도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이 생겼다는 사실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어떠한 모둠의 뜻이 포함되어있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다양한 갈래의 생각들을 할 수 있다. 모았기 때문에 더 큰 에너지가 생겼을 것이고 ‘우리’가 잘 되기 위해서 나 아닌 다른 사람들도 같이 돌아 볼 수 있고 시간적으로는 다음 세대를 생각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공간적으로도 더 넓어지고 시간적으로도 더 길어진 우리의 삶에는 어떤 것들을 찾아볼 수 있을까. 생활속에서 필요한 것을 얻는다는 뜻에서 경제라는 개념이 생겼지만 요즘은 ‘경제’를 통해서 생활속에 필요한 것을 얻고 있고, 모여서 살기에 서로 더 잘 지내보자는 뜻에서 출발한 정치는 ‘정치’로 인해서 싸움이 생기는 시대임을 부정하기는 힘들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간의 지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발전한 철학과 과학은 기술의 발전으로 이어졌고 우리의 일상에서 기술의 흔적을 찾을 수 없는 곳이 오히려 희귀할 정도로 보편화 되었다.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IoT)이라는 것은 참 편리한 세상을 약속하는 듯 보이지만 동전의 또다른 면을 살펴보면 그렇지 않다. 사무자동화나 스마트빌딩 개념에서 볼 수 있듯이 ‘인간’이 빠진 편리함은 인간이 반영되지 않고 발전함을 의미할 수도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이러한 기술들의 발전과정에서 인간이 배제되기도 하지만 이러한 발전의 결과로서 인간이 배제되기도 한다. 사람들의 생활에 필요로 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경제’활동을 하는 공간에는 점점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지만 ‘경제’규모는 점점 커지고 있다. 그에 비례하여 ‘경제’활동에 참석하고 싶지만 참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요즘 한참 뜨거운 감자인 뇌과학은 질병치료와 같은 의학분야에서도 사용되지만 인공지능이라는 과학기술적 도구는 말그대로 인간을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몇 년전 한 메신저의 기능으로 ‘심심이’가 나타난 이후로 오늘날 아이폰의 음성인식 비서인 시리(Siri)가 대중적인 관심을 받는다. 아마도 아인쉬타인이 핵무기개발 반대 운동을 했다는 것을 생각해볼 여유는 없을 것이다.

  참으로 역설적인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그리고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지 한번쯤 고민해 볼 문제가 아닐까.


김태완 기자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1 10:29: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