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촌 사이의 인구이동과 상호연계 발전방안



1. 도시 인구의 농촌 이동
  -오수호, 2011, “도시민의 농촌지향 인구이동에 관한 연구동향: 1996~2010년의 국내문헌을 중심으로”, 한국도시지리학회지 14(2); 77-90.
2. 농촌 인구의 도시 이동
  -김태헌, 1996, “농촌인구의 특성과 그 변화, 1960~1995: 인구구성 및 인구이동”, 한국인구학 19(2); 77-105.
3. 도시와 농촌의 연계발전
  -김종덕, 2012, “농촌마을의 도시연계형 발전방안과 과제”, 인문논총 29; 215-241.


<그림 > 65세 이상과 15세 미만 인구 비율변화 @통계지리정보서비스(통계청)
<그림 > 귀농귀촌가구수 변화 추이   @농림수산식품부  
<그림 > 도시지역의 인구비율(%) @나라지표



0. 들어가며

  근대 한국의 산업화 발전에 따라 급속한 도시화가 진행이 되면서 2000년대에 전체의 90%가 넘는 인구가 도시에 집중되었다. 이에 따라서 농촌지역에는 지속되는 ‘이촌향도’ 현상으로 거주민 감소와 고령화가 나타나고 있으며 농촌 지역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최근에는 귀농⦁귀촌인이 증가하면서 도시에서 농촌으로 향하는 인구가 과거에 비해 늘어났지만 과도한 도시화로 도시와 농촌의 균형을 말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지역사회의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인구의 차원에서 바라본 도시와 농촌의 변화를 살펴보고 도시와 농촌의 상생을 추구하는 상호연계 발전전략에 대해서 살펴본다.


1. 도시 인구의 농촌 이동

  90년대 후반에 있었던 외환위기 이후로 도시민의 농촌지향 인구이동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농촌으로 이동하는 인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 분야는 도시민의 농촌지향 동기와 생활만족도, 도시민의 농촌지향효과, 농촌생활 정착과정, 지원방안 및 은퇴자 연구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도시민의 농촌지향 정착단계 및 과정연구는 꾸준히 지속되고 있지만 은퇴자에 대한 연구는 2000년대 중반 이후에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도시민의 농촌지향 영향 및 효과에 관한 연구는 귀농 초기에 극히 부분적으로 이루어 졌으며 최근에 도시민의 농촌지향 인구의 성공적인 영농정착을 위한 지원방안에 대해 연구가 활발하다. 관련 연구의 전체적인 흐름으로 볼 때 도시민의 농촌지향에 대한 연구는 주로 영농 활동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며, 현장에 밀착된 연구는 아직 활발하지 않다. 하지만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시기를 맞아 전원생활을 위해 귀촌하는 은퇴자들의 농촌지향을 탐색해 볼 가치는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귀농⦁귀촌 동기 및 유형에 관련된 연구는 지역적인 구분으로 전국과 지역 대상으로 나누어 진다. 전국 대상의 연구에서는 주로 경제적 원인과 인간다운 삶, 그리고 특히 건강을 위해 농촌지향을 선택한 것이 두드러졌다.  80년대 이전에는 가족부양, 도시적응실패 등의 사회적 원인이었지만 90년대 이후에는 재배작물의 수익성을 고려한 경제적 원인이 더 크게 나타났다. 또한 ‘도시소득미흡과 도시생활 염증’, ‘농사가 희망적’,‘ 영농승계’, 노후대비’, ‘사업실패’, ‘전원생활’ 등의 이유가 있었다. 지역 대상의 연구에서는 도 단위의 분석이 있었는데, 눈에 띄는 연구결과로는 U-턴(귀)농가의 귀농 동기는 영농목표동기인 영농희망, 영농승계, 농업성공이 대부분이었다. 가족이나 영농 또는 생활기반이 있는 곳으로 돌아오는 유형으로 이러한 기반을 활용하는 유형이 많다. U-턴은 살고있던 농촌 지역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귀농을 뜻한다. 농협중앙회 농업지도자교육원의 연수생을 귀농자와 귀농희망자로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귀농자는 ‘직업상’, ‘쾌적한 환경’, ‘부모 등 권유’, ‘막연한 생각’ 등으로, 귀농희망자는 ‘희망적 영농’, ‘전원생활’, ‘노후대책’, ‘전원생활’ 등으로 나타났다. 귀농희망자 중에는 외환위기 등으로 부정적인 동기를 가진 경우가 많았다.

  정착과정에 대한 연구에서 귀농단계 연구는 귀농자들이 귀농실천 단계-가족동의 단계-작목선택 단계-정착지물색 단계-영농기술 습득 단계-주택 및 농지구입 단계-영농계획 수립 단계를 거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성공적인 영농 정착을 위해서는 ‘가족동의’가 필수적임을 보여주었다. 이주 형태에 따라서 거주하던 농촌지역으로 되돌아가는 U-턴형, 귀농까지는 아니지만 중소도시 또는 전원생활이 가능한 지역으로 이주하는 J-턴형, 도시에 거주하다가 농촌으로 귀농하는 I-턴형으로 구분이 되며 이 유형에 따라서 귀농가구의 농촌적응에 필요한 특화된 지원이 효과적임을 보였다.  

  은퇴자를 중심으로 한 귀농⦁귀촌 연구결과에서는 전국의 35세 이상 성인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노후의 농촌생활 희망여부를 조사한 결과 67%가 은퇴 후 귀농⦁귀촌을 희망하고 있었다. 다수가 건강 및 전원을 추구하는 귀촌형이 많아서 농촌의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함을 알 수 있다. 부부가 함께 살거나, 귀농 후 수입이 상승하였거나, 귀농 준비를 철저히 한 귀농자일수록 만족도가 높게 나타났다.


2. 농촌 인구의 도시 이동

  농촌사회가 당면한 문제는 인구가 줄고 남아있는 인구의 성⦁연령별 인구구조의 왜곡이 심해진 것이 대표적이다. 행정단위인 군 단위 지역의 인구전입과 전출을 비교해보면, 도시로의 전출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젊은 연령층과 영유아의 인구구성비가 낮고 노인연령층이 두텁게 되었다. 산업화 이전 단계인 1960년대의 군 단위 지역의 0~4세 인구 구성비는 시 단위 지역보다 높았지만 농촌인구의 도시전출이 지속되면서 1975년부터는 시 단위 지역보다 낮아졌다. 1980년대 후반에 시 단위 지역에서 군 단위 지역으로 이동하는 인구의 연령별 구성을 살펴보면 20~34세 사이의 연령층에서 총이동인구의 51.8%가 집중되어 있으며, 이들의 교육수준은 시 단위 지역으로의 전입인구보다 오히려 높았다. 도시지역의 직장을 위해 농촌을 떠나는 유형과 지식층의 선택에 의한 귀농자 유형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지역별 경향의 차이가 발견되었는데 순수농촌 마을이라고 할 수 있는 보은군의 농촌마을과 원래 농업중심 마을이었으나 1990년 후반부에 급속하게 변화한 파주군의 근교농촌마을의 인구구조를 비교해보면 농촌인구구조의 변화와 젊은 연령층의 군 단위 지역으로 전입하는 현상은 일부 농촌, 특히 근교농촌의 변화에 의한 현상일 뿐, 전체 농촌인구의 변화라고 추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들의 마을 실태조사에서 밝혀진 마을인구구조의 특성에서 산업화나 도시의 영향을 받지 않는 순수농촌마을은 거주민의 노령화가 극단적으로 진행되어 마을자체의 존속이 어려워지는 반면 근교농촌마을은 농촌의 성격이 흐려지면서 도시화 또는 산업화가 진행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도시로의 인구집중은 싼 노동력의 제공이라는 초기 산업화의 긍정적 효과는 있었지만 도시사회의 생활환경개선이 이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주택, 교통, 환경, 안전 등의 도시문제가 극심해진 1960년대를 지나면서 인구의 도시집중에 대한 대책, 특히 서울 주변의 개발제한구역 설정, 정부종합청사의 이전, 신도시의 건설 등의 노력이 있었다. 그 결과 1980년대에는 서울인구가 1,000만명을 조금 넘는 정도에서 억제정책의 효과를 얻었으나 서울 주변의 위성도시를 중심으로 수도권의 인구증가는 계속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도심집중 현상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부산, 대구, 인천 등의 전국 대도시에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다.

  1960년부터 1995년 사이의 군 단위 지역의 연령별 인구구성비에는 뚜렷한 변화가 있었다. 물론 출산수준의 감소와 사망률의 저하에 따른 연령별 인구구조의 변화가 나타나지만, 농촌의 경우 도시로 인구전출이 지속되면서 젊은 연령층과 영유아의 인구구성비가 낮고 노인연령층이 두텁게 된다. 0~14세 인구가 1970년에 총인구의 45.1%에 도달한 이래로 출산수준의 감소와 20~30대 인구의 전출에 따른 농촌 출생아의 감소, 그리고 10대의 교육을 위한 전출로 구성비의 감소가 빠르게 진행되어 1975년에는 40.8%로 낮아진 후 10년 후인 1985년에 30.4%, 1995년에는 20.4%로 되었으며 향후에도 이러한 감소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반면에 65세 이상 인구는 1960년에 4.2%에서 1980년에 5.6%를 거쳐 1990년에 9.0%, 1995년에 11.9%로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시 단위 지역과의 비율 차이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 성⦁연령별 인구구조의 변화는 혼인에도 영향을 미친다. 1950년대 후반에 태어난 여자들의 결혼시기인 1980년 즈음에 여자 20~24세 인구 100명당 남자 25~29세 인구비인 결혼적령기의 성비가 현저하게 낮아져서 1980년에는 전국 평균이 77.6으로 극소현상을 보였다. 이것은 결혼 적령기의 여자인구가 남자보다 20%이상 많아서 적기에 결혼상대를 구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결혼에 유리한 남자의 결혼연령이 더 이상 상승하지 않는 반면에 불리한 여자의 결혼연령은 급속히 상승하였다. 반면에 젊은 여자의 도시집중으로 1985년 이후로는 군 단위 지역에서 성비가 100을 훨씬 넘는 반대현상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1985년 이후 군 단위 지역의 남자는 초혼연령의 상승폭이 커서 시 단위 지역의 남자 초혼연령보다 높아졌으며 이러한 현상은 계속되고 있다.


3. 도시와 농촌의 연계발전 방안

  도시와 농촌 사이의 인구이동이 나타나고 있지만 도시권역의 문화와 농촌권역의 문화가 달라서 서로 소통이 제한되어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농민들은 영농의 지속을 위해 먹을거리의 소비자인 도시민을 필요로 하고, 도시민은 생존을 위해 먹을거리를 공급하는 농민을 필요로 한다는 점, 농민과 도시민이 먹을거리를 매개로 한 공동체의 구성원이라는 점에 주목하여 먹을거리 생산자 농민과 먹을거리 소비자인 도시민의 연결을 통해 농촌마을의 발전을 가져올 수 있다는 연구가 있다. 도시연계형 농촌마을 모델의 장점으로 기존의 농촌 단독으로 발전하는 모델에 비해서 재원이 적게들면서도 전체 농촌마을에 효과가 있을 수 있기 떄문에 실현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지적한다.

  농촌마을의 과소화나 기능저하는 다음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첫째, 농업의 핵심기능인 먹을거리 생산의 저하를 가져와 농가경제를 약화시킨다. 둘째, 농촌마을은 농민공동체가 구현되는 공간인데, 농촌마을의 기능약화로 농민공동체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게 된다. 셋째, 농촌마을에서 오랜 기간 지속되어온 유형 및 무형 문화가 소멸된다. 넷째, 농촌마을의 위축은 수천년간에 걸쳐 형성된 지역 정체성에 문제를 가져온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나 지자체 단위의 농촌마을 개발사업 및 농촌마을 만들기 사업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러한 사업들은 특정 마을을 대상으로 하는 태생적 한계와 물질적 지원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아 여러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장점으로 기존의 정부주도의 하향식 개발이 아닌 주민이 주도하는 상향식 형태를 가지고 있어 지역의 사정을 반영하기 쉬우며 농가 소득증가 등이 있지만 단점 또한 가지고 있다. 시장개방과 구조조정 중심의 정부 농업정책을 반영하여 이데올로기적 성격이 강하며 농촌마을의 실질적 발전에는 영향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지적된다. 정부의 농촌사업에 선정된 마을에 비해 선정되지 못한 마을 주민의 박탈감이 크다고 조사되었으며 상향식이긴 하지만 주민의 자발적 참여가 크지 않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러한 정책적 농촌개발사업에 비해 농민과 도시민 사이에 먹을거리라는 매개를 통한 연결은 모두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또한 농민과 도시민이 대형유통기업 주도에서 벗어나 먹을거리를 통제할 수 있으며 먹을거리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다. 농민은 자기가 생산한 농산물을 도시민들에게 안정적으로 판매하고, 유통비용을 절약할 수 있기 때문에 소득이 늘어나고, 자신이 생산한 먹을거리를 소비하는 도시민과 인간적인 교류를 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상호작용으로써 도시민에게도 이롭다. 농민의 생산과정이 도시민에게 알려지고, 농민이 먹을거리를 생산할 때 도시민을 배려하게 되므로 농민이 점점 친환경영농을 하게되어 더욱 안전한 먹거리를 보장받을 수 있다. 유통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이 줄어들어 도시민은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먹을거리를 구할 수 있다. 로컬푸드라 불리는 지역 먹을거리가 각광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농촌과 도시를 구분하여 생각할 것이 아니라 농촌과 도시를 묶을 수 있는 발전방안은 두 지역 서로에게 유익하고 특정 지역이 아닌 넓은 지역에 고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정리: 김태완 기자 luscha@korea.ac.kr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1 15:2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