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 초 학내 갈등 불거진 대학들
- 비민주적 학사운영으로 갈등 불거져

  국내의 여러 대학들에서 학기 초부터 학내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총장 선거에 대한 조계종 종단의 부적절한 개입 논란과 갈등이 있었던 동국대의 경우, 이사회 이사들의 전원 사퇴 결의로 문제가 해결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지난 3월 18일 동국대가 학교 당국과 총장인 보광 스님을 적극 비판해 온 동국대 교수협의회장 한만수 교수를 해임하는 징계를 내리고, 3월 28일에는 ‘미래를 여는 동국 공동추진위원회’를 결성하여 주도적으로 활동해 온 학생들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면서 갈등이 다시 첨예화되고 있다. 학교 당국은 이러한 조처가 정당 절차에 의한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학교와 총장 보광 스님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잠재우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의 프라임(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본지 제210호 2면 참조) 참여를 위해 학교 측이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학내 갈등이 불거진 대학들도 있다. 국민대의 경우, 지난 3월 학교 측이 단과대 통폐합을 중심으로 한 구조조정 계획안을 발표함에 따라, 해당 학과 교수와 학생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 안에 따르면, 삼림과학대학과 자연과학대학이 융합과학대학으로, 문과대학이 글로벌인문‧지역대학으로 통폐합된다. 3월 22일 국민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학생 800여 명이 모인 학내 집회를 열고, 구조조정 철회와 재논의를 요구하며 농성에 돌입했다.
  성신여대 역시 학교 측이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학생들의 반발이 커지자 성신여대 당국은 일방적인 구조조정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학생들은 학교 측이 구조조정과 관련하여 의견수렴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신여대 당국은 학생들의 반발이 불거진 이후인 지난 3월 9일, 학과 통폐합 등의 구조조정은 하지 않으며, 생활과학대학을 새로운 단과대로 확대‧개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성신여대 당국이 구조조정 반대 활동에 참여했던 학생 5명에 대해 ‘학생활동지도위원회’ 출석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대와 성신여대 외에 인하대와 중앙대에서도 프라임 사업 참여를 위해 구조조정을 추진하면서 학내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학내 갈등의 이면에는 비민주적 학사운영이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학의 비민주적 운영을 지적하는 목소리는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학기 초부터 불거진 다수 대학들의 학내 갈등은 여전히 상당수 대학들이 비민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비민주적 학사운영을 방지하기 위해 대학평의원회 제도가 도입되었지만 민주적 의사결정을 위한 기구로 자리 잡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대학원생과 학부생, 교수, 직원 등 학내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실질적으로 반영하는 민주적 대학 운영을 위하여 실질적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곽태진 기자 karajan86@naver.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4 16:4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