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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질적인 대학가의 ‘미화, 주차, 경비노동자’ 임금·고용 문제


매년 이맘때쯤이며 대학가는 미화노동자 임금과 문제와 관련된 시위들로 술렁인다. 현재 미화노동자들이 받는 임금은 최저임금 수준인 110만원(최저임금)이다. 시중노임단가 적용 시 140만원을 받을 수 있어야 하지만, 실제로 이 금액을 받는 경우는 드물다. 미화노동자들도 지속적으로 ‘쉬운 해고’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학교 측은 청소용역업체를 고용하여 간접고용을 하는 방식을 취하기 때문에, 해당 업체가 바뀔 경우 고용승계가 제대로 되지 않는 문제점이 나타난다. ‘간접고용’이 대학에서 예산을 줄이기 위한 가장 손쉬운 방식 중에 하나다.



대학구조조정 불거지며 미화, 주차, 경비노동자 대량 해고

최근에는 대학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각 대학에 근무하는 미화, 주차노동자들이 직격탄을 맞았다. 각 대학들에서 예산을 줄이기 위한 손쉬운 방식으로 미화, 주차노동자들을 해고하거나 이들의 임금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노총 서경지부에서 운영하는 사업장에는 국공립대 2곳, 사립대 13곳, 고대병원 1곳, 연세재단에서 운영하는 연세 세브란스 빌딩이 있다. 일례로 최근 건국대학교는 많은 재단 적립금을 축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주차노동자 30명 중 27명을 해고했다. 주차노동자의 경우 정산 업무와 유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주차 유도 업무의 경우 학생들의 안전을 보장해야 하는 일이다. 대학 구성원들의 안전과 재무 효율성을 맞바꾼 것이다.

각 대학들이 CCTV나 시스템 경비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경비 노동자들도 해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고려대학교의 경우도 각 건물에 경비가 상주하는 방식에서 CCTV를 통해 각 구역을 관찰하는 중앙통제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 그런데 출동경비만 존재할 경우 사건이 발생한 이후에만 사후처리를 할 수 있다는 한계가 있다. 본교에서도 최근에 2차례 화재가 발생했는데 경비노동자 분들이 초동 대처를 잘하여 초기 진화에 성공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경비노동자의 인원도 감축하는 추세다.



대학 측과 용역업체 측의 책임 떠넘기기
‘해고된 사람’은 있는데 ‘해고한 사람’은 없어

전체 대학가들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인원을 감축하면서 미화, 주차, 경비노동자들이 ‘쉬운 해고’의 대상이 되고 있다. 용역업체를 통해 노동자를 간접고용하는 방식은 학교 측이 노동자를 손쉽게 해고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어준다. 용역업체와 학교의 계약이 만료되고 용역업체가 변경될 경우, 기존의 업체에 소속되어 근무하던 노동자들의 고용승계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다. 예컨대 기존 업체에 소속되어 있던 노동자 30명 중에 5명만 고용될 경우, 기존의 업체는 계약이 만료되었으니 학교 측이 담당할 일이라고 말하고 학교 측에서는 용역업체에서 주관하는 일이므로 관련이 없다고 책임을 미루는 식이다. 이 경우 ‘해고된 사람’은 있지만, ‘해고한 사람’은 없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게다가 대부분의 학교들이 미화노동자가 퇴직할 경우 충원을 하지 않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10명의 미화노동자가 일하던 학교에서 2명이 퇴직을 할 경우 새롭게 인원을 충원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나머지 노동자 8명이 작업을 모두 담당해야 하기 때문에 동일한 임금을 받고도 작업량이 늘어나고 노동 강도가 높아지게 된다.



경희대의 ‘자회사 설립’ 시도
새로운 고용모델 찾는 대학들

이렇듯 ‘간접고용’에 따른 문제점이 불거짐에 따라 새로운 고용모델을 찾는 대학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희대는 2012년 더 나은 공동체 존경받는 대학을 향한 구성원 간의 미래협약을 추진하여 ‘미화용역직 고용형태 개선 연구 TF’를 구성했다. TF는 ‘용역직 유지안, 별도 직군 무기계약직 전환안, 기존 환경기능직으로의 전환안, 사회적 기업안, 협동조합 설립안’을 검토했다. 그러나 학교 측이 정규직화에 따른 재정적 부담을 호소하고 학내 구성원 사이의 갈증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성과를 거두지 못했었다. (자료제공: <대학청소노동자 고용문제 해법을 찾는 사다리 포럼>(희망제작소 주최))

임주환 희망제작소 객원연구위원이 지난 2월 발표한 ｢대학 청소용역직 노사관계 실태와 쟁점｣에 따르면, 2015년 민간단체 희망제작소에서 2015년 4월 사다리포럼을 결성했고, 2015년 5월부터 9월까지 ‘대학 청소노동자’를 주제로 세 차례에 걸친 비공개 토론회를 개최했다. 비공개 토론회의 결과 희망제작소와 사다리포럼 포럼위원들이 ‘경희모델’이라는 명칭의 대안적 고용모델을 경희대에 제안했다. 그리고 는 미화, 주차, 경비노동자 용역 시장에서 만성화된 노사 간의 갈등 상황을 타개하고 대학 운영상의 사회적 책임을 이행한다는 명분 아래에 대안적 고용모델의 수용 의사를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희대의 이른바 ‘자회사’ 모델에 대한 한계점을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민주노총 서경지부 김윤수 조직부장은 ‘자회사’의 설립도 유사 간접고용의 형태라며 그 한계점을 지적했다. 이와 같은 대안적 모델이 얼마나 실효성을 거둘지 귀추가 주목되는 가운데, ‘미화, 주차, 경비노동자’의 사회적 처우 개선을 위한 심화된 논의가 지속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선민서 기자 minseo@korea.ac.kr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4 07:36: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