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강사법, 세 번째 유예……

  대학교 시간강사들의 대규모 해고를 가져올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 온 일명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이 2년 유예되었다. 국회가 지난해 12월 31일, 고등교육법 개정안을 2년 유예하는 내용의 재개정안을 의결함으로써, 강사법 시행은 세 번째로 유예되었다. 이번 유예에 따라 이 법은 2018년 1월 1일 시행될 예정이다.

  강사법은 2010년 조선대 강사 서정민 박사의 죽음 이후, 시간강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해 발의되어 2011년 12월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은 1주일에 일정 시간(9시간) 이상을 강의하는 전업 대학 강사에게 교원 지위를 부여하고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러나 시간강사의 고용안정성 확보 및 처우 개선이라는 법의 취지와는 달리 대학들이 강사를 대폭 줄임으로써 대규모 해고사태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대학들 역시 재정적‧행정적 부담을 가중시킨다며 이 법의 시행에 부정적 입장을 취해왔다. 이러한 이유로 이 법의 시행은 이미 두 차례 유예되었던 것이다.

  강사법 시행의 세 번째 유예에 따라 시간강사들의 대규모 해고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행이 세 차례 유예되는 동안에도 강사들과 대학들이 모두 수용할 만한 대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 2018년 이 법의 시행 전에, 입법 취지에 부합하는 바람직한 대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관련 당사자들 및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논의와 공론의 장 형성이 필요해 보인다.




o 서울대 음대, 강사 무더기로 해고

서울대 음대가 강사들을 무더기로 해고했다. 서울대 음대는 지난해 11월 소속대학 강사 113명을 전원 해임하고 12월 3일 신규 강사 채용공고를 냈다. 애초에 학교 측은 이러한 조치의 이유로 강사법 시행을 들었으나, 이 법 시행의 유예가 전망되던 12월 말에는 유예와는 관계없이 새로운 강사를 채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 학칙에 따르면 시간강사는 한 학기 단위로 임용되지만, 음대 성악과의 경우 관행적으로 5년 동안 임용을 보장해 왔다. 이번에 해고된 강사 김상진 씨는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성악과가 이렇게 강사 임용기간을 최대 5년으로 정했던 것은 학생 지도의 연속성을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성악 기술을 익숙하게 만드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한 사람이 꾸준하게 지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에 반해 학교 측은 그동안 성악과 시간강사들이 5년간 임용이 되는 ‘특혜’를 누려온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이번 조치는 학칙과 규정에 따라 강사 임용 기간을 통일하기 위한 것이므로, 대량해고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학교 측의 이러한 입장은, 특별한 해직사유가 없는 한 지속적인 계약갱신을 기대할 수 있는 ‘갱신기대권’을 고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해고 강사들은 무더기 해고에 항의하며, 지난해 12월 29일 서울대 대학본부 앞에서 천막농성에 돌입했으며, 올해 1월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대 음대 강사 집단 부당해고 공동대책위원회’ 결성을 선언했다. 공동대책위원회에는 성악과 강사들과 서울대 총학생회, 전국대학노조 서울대지부, 전국교수노동조합,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등이 참여한다.




o 대학 구조조정 가속화 시키는 프라임 사업

  교육부의 프라임(PRIME, 산업연계 교육활성화 선도대학) 사업이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대학들이 사업 선정을 위한 구조조정에 돌입하면서 부작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프라임 사업은 교육부의 기준에 적합하게 구조조정을 실시한 대학들 19곳에 올해부터 2018년까지 연간 2000억 원을 지원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교육부가 지난해 12월 사업 기본계획을 확정‧공고하고 올해 4월 말 최종 선정을 예고함에 따라, 많은 대학들이 프라임 사업에 선정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 해에 적게는 50억 원에서 많게는 300억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프라임 사업은 산업 수요에 따라 대학을 구조조정 하도록 유도하는 것인 만큼 우려가 크다. 이 사업에 선정되기 위해서 대학은 의약학계열과 이공계 정원은 늘리고, 인문사회계열과 예술계열의 정원은 줄이는 구조조정을 단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프라임 사업이 인문사회계열과 예술계열을 고사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미 이러한 우려는 상당수 대학들에서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신라대와 경성대는 이공계 정원 증가를 위해 무용학과 폐지를 추진하였으며, 프라임 사업 이전부터 구조조정에 앞장섰던 중앙대는 또다시 인문계와 예술계 정원을 대폭 감축하고자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학생과 교수를 비롯한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음에 따라 이들 학교에는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프라임 사업을 염두에 두고 인문계 주요 학과 통폐합 등의 구조조정을 검토했던 인하대와 경희대는 학생들의 강려한 반발에 한 발 물러서기도 했다.

  학령기 인구 감소에 대응해야 하는 국가 입장에서 대학 구조조정은 필수적인 과제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산업수요에 즉각적으로 부응하지 않는 학문 분야들을 위기에 몰아넣을 우려가 큰 이와 같은 프라임 사업은 이제부터라도 다시 검토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o 본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동계 학술강좌 열려……

  본교 제29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는 지난해 12월 21일과 22일에 걸쳐 동계학술강좌를 개최했다. ‘한국 사회과학의 아노미와 서구종속성: 글로벌 지식장에서 어떻게 투쟁할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개최된 이번 학술강좌는 서강대 사회학과 김경만 교수의 두 차례 강연으로 진행되었다. 김 교수는 1강에서 한국의 사회과학이 아노미 상태로 전락해 있음을 ‘사회과학 장의 자율성’ 개념에 근거하여 분석하고, 2강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상징투쟁’을 제시하면서 구체적인 전략들을 검토하였다. 현대사회이론, 과학‧지식사회학, 사회과학철학을 전공한 김 교수는 지난해 한국의 사회과학계를 비판적으로 조명한 논쟁적 저서 󰡔글로벌 지식장과 상징폭력󰡕을 출간한 바 있다.


■ 곽태진 기자 karajan86@naver.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4 09:53: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