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인터뷰]제29대 ‘이음지기’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참여와 관심 이끌어내기 위한 고민


  학생회에 대한 구성원들의 참여와 관심은 점차 줄어들고 있고, 대학원 학생회의 경우 이는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꾸준하게 펼쳐나가고 있는 본교 제29대 ‘이음지기’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를 원총 학생회실에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원총은 지난해 2학기부터 임기를 시작하여 이제 절반의 임기를 남겨두고 있다. 인터뷰에는 강태경 원총 회장, 이미진 정책국장, 염동규 학술국장이 자리했다.



  공론화와 소통의 창구가 된 웹툰

  먼저 원총의 지난 임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원총은 지난 임기 동안 진행된 사업 가운데 특히 성공적이었던 것으로 웹툰 사업을 꼽았다. 원총은 지난해 11월부터 ‘슬픈 대학원생들의 초상’이라는 제목의 웹툰을 제작하여 원총 홈페이지(http://krgs.org)에 올리고 있다. 이 국장은 웹툰 사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웹툰은 본교만이 아니라 전체 대학원생들이 겪고 있는 고충을 공론화하기 위한 취지에서 만든 것입니다. 이 사업이 잘 진행된 덕분에 다양한 매체들이 이 웹툰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실제로 〈SBS 카드뉴스〉, 〈한겨레〉, 〈국민일보〉, 〈허핑턴포스트〉 등의 매체가 이 웹툰을 보도한 바 있다.
  웹툰은 대학원생들의 처지를 공론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원우들과 원총 사이의 소통에도 도움을 주고 있는 듯했다. 이 국장은 평소 잘 소통이 되지 않던 원우들이 사연을 보내오기도 한다고 전하면서, “본인들의 사연을 다루면서 원총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 회장 역시 웹툰에 대한 원우들의 긍정적인 반응들을 간접적으로 듣고 있다고 전하면서, 웹툰 사업의 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권리장전〉으로 결실 맺기 위하여

  원총은 남은 임기 동안 가장 중점을 둘 과제로 〈고려대학교 대학원생 권리장전〉(이하 〈권리장전〉) 사업을 꼽았다. 강 회장은 다양한 사업들이 〈권리장전〉으로 결실 맺도록 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 임기 전체를 관통하는 것은 어떤 면에서 대학원생의 인권문제를 알리는 것이기도 했습니다. 〈권리장전〉의 구체화, 〈권리장전〉 내용 작성을 위한 원우들의 참여, 그리고 원우들이 〈권리장전〉을 알게 됨으로써 발생하는 연구실 분위기의 변화, 이런 것들을 도모하기 위해서 원총 사업의 초점을 〈권리장전〉에 모으고 있습니다.”
  강 회장은 “학내에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구성되는 위원회에서, 〈권리장전〉이 교칙에 준하여 위원회 결정의 근거가 될 수 있는 문건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는 학내 인권센터 설립과 활용을 전제한 것이라고 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우들이 〈권리장전〉에 근거하여 인권센터를 통해 문제제기를 하면, 학교 측은 조사위원회를 구성해야만 한다는 것 등을 명확하게 하겠다는 것입니다.” 강 회장은 임기 내에 성과를 내기 위하여 〈권리장전〉을 설익은 상태에서 확정하고 선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향후 〈권리장전〉이 실효성을 갖는 유의미한 것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행정조교 개편과 등록금심의위원회

  원우들의 관심사 가운데 하나인 행정조교 개편 문제에 원총이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물었다. 우선, 강 회장은 등심위 자료 등을 통해 예산상 장학금 총액이 줄어들지 않았다는 사실은 확인했다고 전했다. 장학금 총액이 유지되고 있다면, 이러한 상황에서 문제가 되는 것은 강 회장의 지적처럼 “장학금이 민주적으로 지급되고 있는가?”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확인하고 해결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한다. “학과 단위에서의 장학금 지급은 학과주임에게 상당한 권한이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지급 상황을 확인하거나 학과 단위의 장학금 지급 문제에 개입하기에는 적절한 명분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이야기는 등록금심의위원회(이하 등심위)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다. 올해 등심위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등심위에 학생위원으로 참여한 강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이번 등심위에서 정보 공유 범위는 더 협소해졌습니다. 학교 측은 기존에는 반출을 허용하던 각종 자료들의 반출을 금지하였습니다. 학교위원들은 학생위원들의 인하안을 일방적으로 수용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수료연구등록금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으나, 결국 학교는 최소한의 금액이라며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학생 측과 학교 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입니다.” 강 회장은 이번 등심위에서 등심위 자체의 한계가 드러난 것으로 보고 있었다. 그는 중앙 권력이 학교를 압박하여 등록금을 인하하도록 해야 한다고 보면서, 이를 위해서는 중앙 권력을 향해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원우들의 관심과 참여를 위하여

  인터뷰 막바지에, 원우들의 관심과 참여에 대한 이야기에 이르렀다. 강 회장은 “원총이라는 기구의 안정성이 확보되어 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부와 달리, 대학원에는 단과대 학생회가 존재하지 않고, 이것은 원총 운영에 상당한 어려움을 야기한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원총은 최근 원우들을 직접 만나서 소통하기 시작했다. “이런 만남이 문제의 해결로 이어지고, 이러한 경험이 공동으로 쌓이면, 학생회의 골간 기구가 유지되고 민주적 의사결정 경험으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을 위하여 원총은 디지털 매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하다. 강 회장은 원우들의 이용이 용이하도록 원총 홈페이지를 개선하고, 웹툰을 홈페이지에 올린 것도 디지털 매체를 소통의 창구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원우들에게 다음과 같은 바람을 전했다. “원총을 학교에 소속된 기구나 과거와 같은 투쟁 기구가 아니라, 원우들과 학교 사이에 위치한 허브 역할을 하는 기구라는 것을 원우들이 인식하면 좋겠습니다. 원총이 없다면 대학원생들의 열악한 처지를 알리거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 적절히 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원우들이 다른 대학원생들의 문제가 자신의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학생회에 많은 관심을 가져 주시기를 바랍니다.”

  염 국장은 원우들이 자신들의 문제를 ‘토로’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총이 원우들의 구체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특히 원총 집행부원들이 인문계이기 때문에 이공계의 문제를 알기 어렵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알아야 해결을 논할 텐데, 그러한 논의조차 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그러니, 무엇이 문제인지 ‘토로’라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러한 것들이 쌓이면 의미 있는 변화의 단초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원총은 무엇보다 원우들의 참여와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참여와 관심을 바탕으로 건강하고 활발하게 운영되는 학생회는 결국 모든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 가야 하는 것 아닐까.


■ 인터뷰: 곽태진, 문장원 기자
■ 정리: 곽태진 기자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4 03:3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