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갈등 불거진 한신대학교
-신임 총장 선출 두고 학생과 재단 사이 극심한 갈등

  진보적 학풍의 대학으로 알려진 한신대학교에서 학생들과 재단 사이의 극심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한신대의 이러한 갈등은 신임 총장 선출 문제를 두고 벌어진 것이다. 한신대는 이미 독특한 총장 선출 방식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 방식에 따르면, 교수협의회, 학생회, 직원노조가 각각 2인의 총장후보를 추천하고, 전체교수회의에서 최종 2인을 선출하여 이사회에 추천하면, 이사회는 이 2의 총장후보 가운데 1명을 총장으로 선임한다.
  그런데 올해 총장을 선출하는 방식이 다음과 같이 바뀌었다. 바뀐 방식에 따르면 교수, 학생, 직원이 직접 선거를 실시하고 득표율에 각각 2:1:1의 가중치를 주어 합산한 후 1위와 2위 후보를 총장후보로 정해 이사회에 추천한다. 그러면 이사회가 최종 선임을 하게 된다. 즉 총장후보 선출 방식이 더욱 민주적으로 바뀐 것이다. 이 새로운 방식에 따라 총장 후보 선출이 진행되었고,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는 1순위와 2순위 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재단(한신학원) 이사회는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의 공문을 접수하려 하지 않았고, 공문을 전달하려는 과정에서 학생과 이사회 사무국 직원 사이에 첫 번째 충돌이 빚어졌다. 이 과정에서 경찰까지 충돌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사회는 결국 공문을 접수하기는 했지만, 총장 선임을 위해 3월 31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총학생회와 교수협의회가 추천한 2인(1순위와 2순위 후보) 중 한 명이 아니라, 3순위 후보였던 강성영 교수가 총장으로 선임되었다.
  이에 격분한 학생들은 총장 선임 당일 이사회 회의실 점거에 돌입했고 이사들과 19시간 동안 대치했다. 이에 이사회는 이사들과 대치했던 학생들을 감금과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고발했다. 학생들은 이에 반발하며 총장 선출 무효, 이사회 이사 사퇴, 총장 재선임, 학생 고소‧고발 취하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학생들은 ‘한신대 공동대책위원회를 준비하는 학생모임’(이하 ‘학생모임’)을 조직하여 대응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며, ‘한신대학교 민주동문회’ 역시 한신대 당국과 이사회를 규탄하고, 실질적으로 재단을 운영하는 한국기독교장로회가 사태 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였다.
  하지만 재단 이사회는 학생들의 요구를 쉽게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재단 측은 이례적인 ‘이사장 담화문’을 통해 “일부 교수와 학생들이 거짓 선정과 불법적인 수단으로 많은 구성원들을 현혹”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담화문에 따르면 학내 구성원 투표는 원칙적으로 무효이며, 불법적인 환경에서 진행된 것이라고 한다. 또한 3월 31일 이사회 회의장에서 학생들과 대치한 것을 ‘불법 감금’으로 규정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학생모임’이 4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건 없는 대화, 내용에 제한을 두지 않는 대화, 참여를 보장하는 대화’를 요구한 상황에서 재단 측의 대응이 주목된다.

■ 곽태진 기자 karajan86@naver.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8 17:5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