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54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 리뷰 >
- 고려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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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ORTS KU= 글 이철민, 이재원 기자/ 사진 신주윤, 양태은 기자] 지난 2월, 경남 통영에서 치러진 제54회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이하 춘계연맹전)은 청주대학교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청주대는 승부차기 끝에 성균관대를 제압하며 사상 첫 우승을 이뤄냈다. 연세대, 동국대 등 강호들이 일찍 탈락하며 일찌감치 이변을 예고한 이번 대회에서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 또한 40강전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했다. 기대했던만큼의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이번 대회는 이어질 시즌을 위해 팀을 구성하는 단계이기에 성적만으로 가치를 매길 수는 없다. 본지는 춘계연맹전에서 고려대가 치른 4경기를 돌이켜보고, 좋았던 점과 보완해야 할 점을 짚어봤다.
조별예선 1차전, 상지대전
#사실상 조1위 결정전 #고려대 올 시즌 공식전 첫 경기
2월 12일 고려대는 상지대를 상대로 춘계연맹전을 시작했다. 이번 시즌 첫 경기인 만큼, 작년 ‘U리그 왕중왕전 챔피언’ 고려대에 대한 기대가 컸다. 상지대 역시, 작년 U리그 강원지역(1권역)에서 1위를 기록한 강호였다.
전반전, 고려대는 중원에서의 안은산(체교15), 김호, 박상혁(이상 체교17)의 세밀한 패스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가져오며 흐름을 주도했다. 그러나 상지대의 견고한 수비에 막혀, 상대 위협지역 안에서는 이렇다 할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상지대는 점유율을 내줬으나, 역습을 통한 날카로운 반격을 시도했다.
후반 들어 고려대는 전방 압박을 통해 주도권을 가져가려 했고, 이에 상지대는 탈 압박을 통해 공격 작업을 전개했다. 경기가 쉽게 풀리지 않자 고려대는 측면공격을 통해 전반전에 부족했던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갔다. 특히, 양쪽 풀백 유창훈(체교15)과 신재원(체교17)의 적극적인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가 돋보였다. 고려대의 공격에 상지대는 자신의 진영에서 탈 압박을 시도한 후 바로 역습으로 반격하는 형식으로 대처했다. 고려대는 경기 막바지로 갈수록 더 세밀한 공격을 보여주며 파상 공세를 펼쳤지만, 끝내 골을 기록하지 못하고 0-0으로 조별예선 첫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한 문단으로 보는 경기 평가
고려대가 올 시즌 치른 첫 공식 경기였음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경기력이었다. 또한 상대가 작년 U리그 1권역 우승팀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친 것은 칭찬할 만하다. 그러나 꾸준히 슈팅을 시도하고 공격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득점을 기록하지 못한 점은 분명 아쉬운 요소였다.
조별예선 2차전, 부산외대전
#무난한 승리 #조1위 결정은 마지막 경기로
2월 14일, 하루의 휴식을 가진 고려대는 조별 예선 2차전을 치렀다. 지난 경기에서 기대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터라, 강호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되는 경기였다. 조별예선 2차전 상대인 부산외대는 지난 시즌 11권역에서 중위권을 기록한 약팀이지만, 방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전반전, 모두의 예상대로 고려대가 주도권을 잡았다. 1차전에서와 같이 중원에서의 세밀한 패스를 통해 점유율을 가져가는 한편, 좌우 전환으로 상대를 흔들었다. 무득점이었던 지난 경기와 다르게, 이러한 경기 주도는 득점으로 이어졌다.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볼을 박상혁이 헤더로 안은산에게 연결했고, 이를 안은산이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어, 오른쪽 풀백으로 출전한 공민혁(체교16)이 날카로운 얼리 크로스를 선보였고, 박상혁이 헤더로 마무리하며 추가 골을 뽑아냈다.
고려대는 후반전에도 주도권을 유지하며, 여전히 날카로운 측면공격을 보여줬다. 이번에는 왼쪽 풀백 유창훈이 빛났다. 전반전부터 계속해서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시도하던 유창훈이 후반 시작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번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킥의 휘어지는 각이 워낙 컸기에, 골키퍼의 손끝을 스친 크로스가 그대로 흘렀고, 이를 안은산이 헤더로 마무리했다. 고려대는 후반 중반을 지나, 부산외대에 1점을 실점했지만 이내 전열을 가다듬고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가져가며 3-1로 조별예선 2차전을 마무리했다.
한 문단으로 보는 경기평가
고려대의 측면 공격이 제대로 통한 한 판이였다. 좌우 풀백으로 출전한 유창훈과 공민혁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의 공격을 활발히 이끌었다. 좌우 측면에서 올라오는 좋은 크로스가 경기의 흐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 수 있었다. 중앙에서의 세밀한 패스 연결을 통한 공격 전개를 선호하는 고려대는 이 날 경기를 통해 '측면 공격'이라는 또 다른 무기를 보여줬다.
조별예선 3차전, 순복음총회신학교전
#4-0 대승 #조2위로 토너먼트 진출 #강호 용인대와 40강에서 격돌
2월 17일, 설 연휴임에도 불구하고 통영 산양스포츠파크에서는 일제히 조별예선 3차전이 펼쳐졌다. 고려대는 순복음총회신학교(이하 순총대)를 맞이해 조1위 등극에 도전했다. 같은 조 1위 경쟁팀인 상지대에 골득실에서 밀렸기 때문에 고려대는 다득점이 필요했다.
전반전, 전력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고려대였으나 순총대를 공략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순총대는 치열하게 고려대의 공격을 방해했다. 고려대는 박상혁, 허덕일(체교18)의 조기 교체투입으로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보려 했으나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오히려 김찬종(순총대18)에게 위협적인 역습장면을 허용하는 등 고전했다.
후반전, 고려대는 전방의 이다원, 안은산(이상 체교15)의 패스 플레이가 잘 맞아 들어가며 후반 15분, 21분 연달아 골을 기록했다. 이다원, 안은산은 각각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좋은 호흡을 보였다. 이후 교체 투입된 황유승(체교15)이 측면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공격의 첨병 역할을 했고 후반 26분 박상혁이 쐐기 골을 넣으며 승리를 굳혔다. 박상혁은 후반 추가시간 자신의 멀티 골이자 팀의 4번째 골까지 기록하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고려대는 4-0의 대승에도 불구하고 17조 조별예선 1위 경쟁팀인 상지대에 골득실에서 밀려 조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 대학축구 강호 용인대학교(이하 용인대)와 40강에서 맞붙게 됐다.
한 문단으로 보는 경기평가
고려대가 강팀의 저력을 보여준 경기이자 공격수 이다원의 자질을 볼 수 있었던 경기였다. 또한 에이스 NO.10 박상혁이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팀의 대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대승을 거뒀음에도 상지대가 부산외대를 5-1로 대파함에 따라 조2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하게 된 것은 매우 큰 악재라고 할 수 있다.
40강전, 용인대전
#한 점차 아쉬운 패배 #너무 빨리 만난 두 팀 #득점력 부족
2월 18일, 채 하루의 휴식시간도 갖지 못한 채 고려대와 용인대는 32강 진출을 위한 진검승부를 벌였다. 이번 춘계대회 우승 후보이자 대학축구의 최강을 다투는 두 팀이었기 때문에 너무 빠른 두 팀의 만남은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전반 초반 이른 시간에 용인대가 선제골을 기록했다. 전반 9분 고려대 문전에서 수비진의 클리어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혼전 속 흐른 볼을 김진현(용인대18)이 오른발로 밀어 넣으며 득점에 성공했다. 선취골을 허용한 고려대는 볼 점유율을 높여가며 공격 전개를 시도했다. 하지만 용인대 또한 강한 압박을 시도하며 쉽사리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용인대의 단단한 수비 앞에 고려대는 유효슈팅을 기록하지 못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 고려대는 선수 교체와 포지션 변화를 통해 경기를 풀어가려 했다. 우측 풀백이었던 신재원이 톱으로 이동하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던 주장 안은산이 교체 투입되는 등 공격진에 힘을 주었지만, 용인대는 여유로운 경기 운영을 보이며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고려대는 후반 막판 세밀한 연계 플레이로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했지만 공격에 관여한 신재원이 오프사이드에 걸려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박상혁의 프리킥이 골문을 살짝 외면하는 등 운까지 따르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0-1로 마무리됐고 춘계연맹전 우승을 노렸던 고려대는 용인대의 벽에 막혀 40강에서 이른 탈락을 하게 됐다.
한 문단으로 보는 경기평가
경기 주도권을 가져오지 못했다. 득점을 하기 위해서는 골이 필요한데 고려대는 득점 기회조차 만들어내지 못했다. 고려대의 경기력이 안좋았다 보다는 경기를 지배해가며 주도권을 놓지 않은 용인대가 잘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고려대 선수들의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가 돋보였지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끝까지 경기에 집중하는 용인대 선수들의 집념이 더 빛났던 경기였다.
GOOD POINT (좋았던 점)
결과적으로 이번 춘계연맹전에서 고려대의 성적은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러나 아직 팀을 구성하는 단계인 것을 고려할 때, 고려대는 이어질 시즌을 기대하게 할 고무적인 모습들도 분명히 보여줬다. 우선, 풀백들의 전술적인 활용 가치가 확연히 드러났다. 서동원(체교92) 감독은 공격 시에 풀백들이 윙으로 보일 정도로 오버래핑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이번 대회에서 풀백의 위치를 소화한 유창훈과 공민혁은 모두 크로스를 통해서 도움을 기록했고, FW로 주로 출전하던 신재원 역시 공격적인 면모를 그대로 가져가며 풀백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또한, 신입생들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고려대는 지난 1월 U-19 대표 팀에 승선한 바 있는 신입생 GK 민성준과 MF 허덕일, 정호진(이상 체교18)을 선발로 수차례 기용했다. 민성준은 여러 차례 선방을 보여주며 문전에서 안정감을 보여줬고, 허덕일, 정호진 역시 중원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기대에 부응했다.
BAD POINT (보완해야 할 점)
고려대의 ‘득점력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던 대회였다. 총 4경기 7골로 나쁘지 않은 듯 보이지만 강호 상지대와 용인대와의 경기에서는 모두 무득점에 그치며 득점력 문제를 드러냈다. 지난 시즌 각각 팀 내 득점 2, 3위를 기록하며 고려대의 공격을 이끌었던 정택훈(체교14, 부천FC)과 조영욱(체교17, FC서울)의 공백은 쉽사리 해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춘계대회에서 이다원을 원톱으로 활용하는 등 다양한 전술 변화를 통해 타개법을 찾고자 한 서동원 감독이지만 고려대가 올 시즌 남은 대회들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득점력 개선이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팀을 이탈한 선수들과 새로 합류한 선수들이 많은 만큼 이른 시일 내에 팀의 조직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는지도 주목해봐야 할 것이다.
마치며
작년, 2년 연속 왕중왕전 우승을 달성하며 이번 춘계대회 우승까지 노렸던 고려대에게 40강 탈락이라는 성적표는 분명 실망스럽다. 지난 추계대회 40강 탈락에 이어 이번 춘계대회까지 40강에서 탈락하면서 자존심을 구긴 것이다. 고려대는 대회 기간 동안 득점력 부족과 팀의 조직력 문제라는 시급한 문제를 떠안았다. 하지만 팀의 주축으로 성장할만한 신인 선수들을 여럿 발견하고 또 다양한 전술을 시험해보는 등 분명 얻은 것도 있는 대회였다. 고려대는 이번 대회를 통해 발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고려대의 팀 컬러에 맞는 ONE TEAM이 돼야 할 것이다. 패배의 아픔을 딛고 성장할 고려대가 올 시즌 남은 대회들의 최정상에 설 수 있기를 바란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1 19:13: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