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이달의 책들



[사회과학] 모이제스 나임 지음, 김병순 옮김, 『권력의 종말』,  책읽는수요일, 2015.

페이스북의 CEO 마크 주커버그는 2주에 한 권씩 책을 읽고 함께 토론하는 ‘책의 해(A Year of Books)’에서 첫 번째 책으로 이 책을 선정했다. 국가를 비롯한 중심축을 가진 권력에서 시민의식과 같은 미시권력으로 사람들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시점에서 더욱 많은 관심을 받았다. 주커버그는 “오늘날 세계가 전통적으로 정부와 군대 같은 거대한 조직만 보유했던 권력을 개인들에게 더 많이 주는 쪽으로 어떻게 바뀌고 있는지를 탐색하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거대권력이 무너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저자의 생각과 함께 현재의 시점에서 권력이라는 개념을 생각해보는 사람들에게 가볍지 않은 실마리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연과학] 애덤 프랭크, 󰡔시간연대기-현대 물리학이 말하는 시간의 모든 것󰡕, 고은주 역, 에이도스, 2015

‘시간’이라는 수수께끼를 푸는 길

시간만큼 우리와 늘 함께하면서도 잘 모르겠는 것이 있을까? 이번에는 미국의 물리학자이자 천문학자인 애덤 프랭크가 󰡔시간연대기󰡕를 통해 그 수수께끼를 푸는 길을 제시했다. 이 책은 선사시대에서 디지털 시대인 오늘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인간의 삶, 문화, 지식 등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추적하는 연대기이다. 이를테면 철도와 전보의 발명으로부터 시간과 거리가 단축되는 것을 느끼게 되면서 아이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나올 수 있었다는 식의 이야기들이 시간 순으로 이어진다. 물리학에서 바라본 시간, 그리고 그 시간 속 인간(당신)의 위치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의 일독을 추천한다.





[인문과학] 박승억, 󰡔학문의 진화󰡕, 글항아리, 2015.

스스로 진화해온 학문들의 지도

소크라테스 이후 인류 역사 2500년을 ‘학문’이라는 틀로 조명한 책. 저자는 고대 신화와 형이상학, 중세의 신학, 근대의 과학과 수학 및 철학, 현대의 첨단 기술을 아우르며 학문이 진화해온 길을 탐색한다. 매 시대마다 이전 것을 등지고 새로운 것을 향해 나아갔던 학문들이 어떻게 기존의 신념 체계를 흔들고 그 반동을 극복하여 지배적 위치를 점하게 되었는지에 관한 흥미로운 고찰이 펼쳐진다. 학문의 복잡다단한 출현과 퇴행의 과정을 거치는 책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결국 학문이란 무엇인가라는 묵직한 질문이 남는다.





[문학] 쥘 베른, 󰡔기구를 타고 5주간󰡕, 김석희 옮김, 열림원, 2015.

미지의 세계를 꿈꾸는 이들의 영원한 고전

모험소설 작가이자 공상과학소설의 창시자, 쥘 베른의 첫 번째 소설 󰡔기구를 타고 5주간󰡕이 출간되었다. 󰡔해저 2만리󰡕, 󰡔15소년 표류기󰡕, 󰡔80일간의 세계일주󰡕 등이 포함된 ‘경이의 여행’(Voyages extraordinaires) 시리즈 60여 편의 출발점이 된 책이다. 1863년에 출간된 이 책의 부제는 ‘세 영국인의 아프리카 탐험 여행’이다. 영국인 새뮤얼 퍼거슨 박사와 그의 친구이자 사냥꾼 딕 케네디, 하인인 조 윌슨이 열기구 ‘빅토리아’를 타고 아프리카 중앙부를 횡단한다. 쥘 베른은 과학과 기술, 진보에 대한 신뢰를 지녔지만 상업적이고 제국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기구를 타고 5주간󰡕에는 에두아르 리우와 앙리 드 몽토의 동판화가 함께 수록되어 시각적 즐거움을 선사한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7 18:41: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