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이 시작되면 학교는 분주하다. 방학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가져왔던 재학생들과 대학생활의 첫발을 내디딘 새내기들의 생동감이 학교에 생기를 불어넣어주는 듯하다. 생동감 넘치는 학교의 한편에서는 등록금 문제로 시끄럽다. 등록금 인상이 어제오늘일은 아니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이제는 1년 천만원 등록금시대가 열리면서 기성언론에서는 등록금 문제를 매일같이 다루고 있고, 대학은 이제 소를 팔아 대학을 보낸다는 ‘우골탑’에서 부모의 등골을 뽑아 대학을 보낸다는 ‘인골탑’으로 불리고 있다.

기쁜 마음으로 입학에 성공한 자식을 축하해주는 부모님의 뒷모습에는 등록금이라는 커다란 그림자가 드리워진다. 전국 대학 학생회들은 각 지역마다 단체행동을 조직하고 있는 움직임이다. 전국은 등록금 문제로 시끄럽다.

●등골 휘는 부모. 각 대학별 각 단과대별 등록금 수준
 

지난 29일 우리학교 입학식에서 시민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 회원들의 등록금 인상에 대한 퍼포먼스가 있었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그런 행동을 굳이 입학식에서 그래야 했냐는 여론이 있기는 하지만, 이만큼 우리의 등록금 문제는 방관할 수 없는 상황까지 왔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우리학교 의과대학은 올해 등록금 621만8000원으로 등록금 천만원시대는 일찌감치 지나간 모습이다. 신입생의 경우 입학금(102만9000원)까지 계산한다면 등록금 2천만원 시대도 그리 멀어보이지 만은 않다.

공과대학도 천만원 등록금 시대가 당장 내년에 다가올것 같다. 올해 484백8000원에 등록금을 낸 공과대학은 내년 인상률이 올해와 같은 5.9%로만 정해져도 약 510만원대가 된다.

타 단과대학에 비해 가격이 가장 싼 편인 문과대학도 학기 400만원선을 2~3년 이내에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우리학교 공과대학 04학번인 한 학우는 “입학할 때만 해도 등록금이 380만원정도였는데 4년사이에 등록금이 100만원이 올랐다”며 “아직도 2년을 더 다녀야 하는데, 부모님 뵐 낯이 없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파죽지세 등록금 인상률
 

 올해 우리학교는 등록금 인상률을 5.9%로 책정했다. 연세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등 서울권내의 대학들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낮은 인상률이지만, 이기수 총장이 취임당시 “물가인상률과 동등한 수준에서”라고 말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상당히 거리가 먼 수치이다.

올해 등록금 인상률에 대해 기획예산처의 한 관계자는 “등록금 인상률은 물가인상률 뿐만아니라 교수증원, 실험기자재 추가 등 여러사항이 종합적으로 고려되는 사항이기에 물가인상률 수준에서 맞추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며, “애초에 7%가 적정선이라 생각했지만 학생회와의 대화와 학생처의 요구로 인해 5.9%까지 낮춘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학생회측은 “애초 7%가 적정선인 것부터 석연치 않은 부분”이라며 반감을 표했다.

우리학교 문과대학 한 학생은 “학교는 매년 등록금 인상을 연례행사로만 생각하는것 같다”며 “인상률을 낮춰주는 것은 애초에 계획했던 인상률보다 높은 수치를 설정한후 생색만 내기위해 내려주는 것같다”고 말했다.

● 등록금이 대체 왜 이렇게나 비쌀까?

올해 우리학교가 내놓은 본예산 총괄표를 보면 등록금 의존률은 약 70% 정도이다. 학교 재정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의지하다보니 물가 인상이나 학교가 운영하는 사업들도 학생들의 등록금 충당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이건 비단 우리학교만의 문제는 아니다.

사립대학들의 과도한 등록금 의존도 문제는 대학들의 수익사업 컨텐츠 부족, 학교를 사업수단으로 이용하는 학교법인 등의 이유를 꼽을 수 있다. 지난 27일 참여연대에서 발표한 ‘대학 재정운영과 등록금 책정 타당성 관련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학교는 2006년 당시 220여억원을 적립했다. 이정도 액수라면 등록금 동결화도 가능한 액수로 보인다.

또한 학교의 투명하지 못한 예산안 공개와 학교와 학생회간의 원할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는 것도 하나의 문제가 될 것이다.

부총학생회장 박종찬군은 “학교측과 몇차례 협상테이블이 있었지만, 언제나 강압적인태도로 등록금을 통보해주는 정도였다. 예산총괄표를 제시했지만, 이에 대해 석연치 않을 부분에 대한 반박에 대해서는 별다른 답변이 없다”라며 “학교측과의 등록금 협상테이블은 협상이 아니라 통보였을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교측은 “서로의 입장차이인것 같다”며 “학생회측이 요구하는 자료에는 대외적으로 말할 수 없는 부분도 있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우리는 최대한 성실히 답변을 한것”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정부의 부족한 대학지원도 있다. 학교측은 “정부의 예산지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올해 정부의 예산지원은 우리학교 전체예산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라며 "언론에서는 등록금 의존도를 해외대학들과 비교하며 비판하지만, 정부의 턱없는 지원도 주목해줄 필요가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조그마한 움직임들. 
 

요즘 대외적으로 등록금 인상률에 반대하는 학생회들의 결집이 이뤄지고 있다. 부산․울산․경남 지방 학생회들은 과도한 등록금 인상에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벌이는데 이어 광주, 전남 지역의 학생회들도 단체행동에 나서고 있다.

우리학교 학생회도 지난 2월 세대교체라는 사립대학 5개교(성균관대, 고려대, 연세대, 단국대, 숙명여대)의 총학생회모임을 통해 등록금 반대시위를 벌였다.

세대교체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사무실 앞에서 보름여간 등록금 문제와 더불어 교육환경에 관한 시위를 벌였다.

우리학교 부총학생회장 군은 “이 행동을 통해 가시적으로 얻은 것은 없지만 이제 국가를 주도할 분들에게 우리의 의사를 전달할 수 있었다는데 의미가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제부터 우리학교 총학생회는 향후 계획에 대해 “세대교체 회원간의 주기적인 만남을 통해 좋은 대안책을 고민하고 있다 학내에도 자체적으로 등록금 투쟁단체를 만들 계획이다.라고 밝혔으며, 아울러 ”학교측에만 요구할 사안이 아닌만큼 대외적인 행동에도 신경을 쓸 생각이다.“

또한, 올해 평위원회가 개설예정이다.

평위원회란 교수, 임직원, 교우, 학생들이 학사 전반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기구이다. 학생회측은 “학생들이 의결권을 가질 수 있다면 기존에 학생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던 학교의 행정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작성자 : 이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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