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bye Captain, 서영준 인터뷰

[SPORTS KU=목동/글 심진섭 기자, 사진 이영원 기자]오늘 오전 대명 킬러웨일즈(이하 대명)는 서영준(체교14, 현 대명) 입단을 발표했다. 서영준은 오늘부터 공식적으로 대명에 소속됐으며 어제 있었던 상무와의 코리아리그 경기가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 아이스하키부 소속으로 마지막 경기가 됐다. 경기 후, 고려대 소속으로는 SPORTS KU와 마지막 인터뷰를 하게 된 그는 후련한 표정을 지으며 인터뷰에 임했다. 아래는 그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SPORTS KU(이하 KU) : 오늘 고려대 소속으로서 마지막 경기를 뛰었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경기에 임했는가?

서영준(이하 서) : 시작보다 마무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마지막 경기인 만큼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팀원들에게도 그렇게 말하고 경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경기에서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가 전혀 나오지 않고, 원했던 플레이보다 더 안 좋은 모습을 보였다. 선수들이 아무래도 연세대학교(이하 연세대)를 이긴 것에 만족하고 우승을 하고자 하는 마음은 적었던 것 같다. 그런 모습에 있어서 많이 화가 났다. 그래서 마지막 경기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팀원에게 쓴소리를 했다. 경기 내용이 전체적으로 좋지 않아 많이 아쉬웠다.

KU : 고려대 소속으로 뛰었던 경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엇인가?

서 : 학년마다 경기에 임했던 각오나 방식들이 다르긴 했지만 그래도 지금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1학년 때 이겼던 정기전과 대학 선수로서 처음 뛰었던 대학선수권 경기이다. 특히 14년은 연세대를 상대로 무패를 기록해서 기억에 남는다.(14년도 아이스하키부는 연세대를 상대로 4승 2무를 기록했다.) 또 마지막인 올해 정기전도 기억에 남는다. 비록 지긴 했지만 감독님이 없는 상황에서 준비했던 만큼 더 각별했다. 또 특별했던 이 경험이 후에 나에게 위기가 닥쳤을 때 이를 해쳐나가는 원동력이 될 것 같다.

KU : 올해 정기전이 큰 화두였다. 정기전 패배와 당시 아이스하키부 상황을 많은 이들이 걱정했다. 하지만 며칠 뒤 있었던 비정기전에서 연세대를 꺾으며 사람들의 불안을 없앴다. 그때 어떤 생각이 들었는가? 정기전에 대한 후회가 들었는지 아니면 위기를 넘긴 것에 대해 안도했는지?

서 : 정기전 경기에 대한 아쉬움이나 후회가 남은 적은 없었다. 오히려 열심히 했는데 져서 사기가 떨어질 법도 한데, 1주일이라는 시간 속에서 선수들이 정비하고 지금까지 해왔던 것들, 정기전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것들을 코리아리그에서 보여줬다. 그렇게 해서 마지막 연세대전을 이기고 떠나게 될 수 있어서 짐도 많이 덜게 됐고 그런 모습을 보여준 팀원들에게 매우 고마웠다.

KU : 대명에 입단했는데, 거기서 어떤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은가?

서 : 아시아리그에서도 지금까지 보여줬던 스타일을 똑같이 보여주고 싶다. 나는 디펜스이지만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것이 나만의 색깔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점을 살려 기존 한국 선수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득점력이나 득점 기회 창출 등을 보여주고 싶다.

KU : 정기전 이후 SNS에 글을 남기면서 많은 학우분이 아이스하키 상황에 관해 관심을 가져주셨고 응원해줬다. 마지막으로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서 : 먼저 그 글을 남긴 이유를 얘기하고 싶다. 선수들에게는 그 무엇도 핑계를 대면 안된다고 항상 주문했다. 하지만 선수로서 나도 말이 안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느꼈다. 평소 선수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는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우리를 지켜주셨는데 이제는 이를 해줄 수 있는 사람조차 없는 현실이 되었다. 또 선수들은 그 상황 속에서도 정기전을 열심히 준비했는데 결과를 좋지 않으니 억울해했다. 하지만 지고 난 뒤에 말을 하면 다 핑계라고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었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이 기죽지 않고 억울해하지 않게 하려고 우리가 운동을 해왔던 환경을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그런 글을 남기게 되었다. 비록 저는 고려대를 먼저 떠나지만, 고려대 아이스하키부를 계속 응원해주시고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 그래서 하루빨리 사건이 완료되고 코치진이 있는 정상적인 팀으로 돌아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