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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게인 대학원 교수 갑질, 언제까지 썩어 문드러져야 하나
어게인 대학원 교수 갑질, 언제까지 썩어 문드러져야 하나
글쓴이 : The HOANS | 등록일 : 2017-09-13 20:47:31 | 글번호 : 90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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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불거진 본교 대학원 교수 갑질

  또 한 번 대학원 교수 ‘갑질’ 사건이 터졌다. 지난 21일 JTBC를 통해 단독 보도된 뉴스에 따르면 본교 대학원 교수 A씨는 그간 지속적으로 지도 학생들에 대한 인권 모독, 폭행, 성추행, 횡령 등을 자행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학생들은 A씨가 대학이나 정부에서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인건비 통장을 자신의 연구실에 보관하며 본인이 직접 관리해왔다고 증언했다. 제보된 녹음파일 속의 A씨는 논문 지도 중 ‘미친 X' 과 같은 욕설이나 인격 모욕적인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술자리에서는 외모 평가를 비롯한 성희롱적인 발언까지 뱉어냈다.
  사건 보도 이후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원총)는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고려대학교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장(이하 원총 회장) 김종경 씨는 “해당 사건과 관련하여 현재 학교 측과의 접촉은 물론, 다양한 외부 채널을 통해 진상 파악 및 해결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원 내에서 인권 모독, 폭행, 성추행, 횡령 등 비리 문제가 발생했을 때에는 먼저 원총과의 접촉을 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원총은 사건 접수 이후 피해자와 긴밀하게 문제의 원인, 해결 방향을 모색해 나가게 된다. 학교 측과의 협의에 진전이 없거나 해결을 기대하기 어려울 경우, 법률 자문, 공공기관 협조, 언론 보도 등 다양한 해결 노력을 병행하게 되는데, 보통의 경우와 달리 사건이 언론을 통해 외부에 먼저 보도된 이번 경우는 특수한 상황인 셈이다.
  이 같은 교수 ‘갑질’사건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대학원생에 대한 지도 교수의 이른바 ‘갑질’은 한국 대학원 사회의 문제점으로 끊임없이 지적돼온 부분이다. 불과 2개월 전인 지난 6월에도 본교에서 3명의 피해학생이 대학원 체육학과 교수의 성추행 및 폭언을 직접 고발한 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월 제보된 서울대학교 ‘팔만대장경 스캔 노예 사건’ 및 6월에 연세대학교에서 발생한 ‘텀블러 사제폭탄 사건’ 등도 모두 같은 맥락에서 발생한 사건들이다. 매년 비슷한 형태의 문제들이 터지는 데에도 불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또 다시 반복된다는 사실은 대학원생들을 향한 교수들의 ‘갑질’이 한국 사회에 만연한 고질적 문제임을 여실히 드러낸다.


만성적 횡포 낳는 구조, 그러나 제보는 두렵다

  왜 이러한 행포는 끊이지 않는 것일까. 원총 회장 김 씨는 ‘무지’와 ‘길들여짐’을 주요 원인으로 지적했다. ‘갑질’로 표현되는 행동들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교수가 여전히 있고, 안타깝게도 그러한 악습에 이미 길들여진 대학원생이 많다는 것이다. 일부 교수들의 입장에서 관행의 명목 하에 이뤄지는 행태들은 자신들이 젊었을 때 겪어왔던 것들에 대한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답습이다. 더구나 연구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게 되는 교수와 대학원생은 좁은 학교 사회 안에서만 생활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외부와 단절되어 이러한 악습에 더욱 쉽게 길들여질 수 있다. 이 모든 구조가 결합돼 ‘갑질’의 만성화로 이어지는 것이 한국 대학원 사회의 현주소다.
  더 큰 문제는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쉽게 고발할 수 없는 현실에 있다. 대학원은 학부 생활과는 많이 다른 구조다. 기본적으로 연구를 하는 곳이기 때문에 교수와 학생이 적게는 1:1, 많게는 1:2로 긴밀하게 교류하며 오랜 기간 함께 생활한다. 이런 관계는 짧게는 2년이지만, 길게 가면 10년도 훌쩍 넘는 경우가 많다. 인적 결속이 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제를 느꼈다 하더라도 교수에게 선뜻 이야기를 꺼내거나 부담 없이 외부에 제보를 하기는 무척 힘들다. 잘못을 지적하기 힘든 문화인 셈이다.
  교수가 대학원생들의 학위 취득에 절대적 권한을 지닌다는 점 또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반드시 학위를 취득해야 하는 대학원생 입장에서 학위 수여를 심사하는 교수에게 불만을 제기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박사과정을 밟는 대학원생의 경우 이 부담은 더욱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 김 씨는 “특히 박사과정의 경우 학위 취득 여부 자체가 불확실하고, 학위를 취득하거나 과정을 수료하기까지 석사과정보다 훨씬 더 긴 기간이 소요된다. 특히 인문계의 경우 10년이 넘게 학위 취득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경우도 흔하다. 박사 학위 취득은 그 과정을 밟는 긴 기간뿐만 아니라 이후 미래의 삶까지도 크게 좌우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부담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제보해도 구제 여부는 불확실해

  또 하나의 문제는 피해 학생이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제보한다 하더라도 구제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피해자 구제를 위한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은 아니다. 인권 모독, 폭행, 성추행, 횡령 등의 사건 제보가 들어오면, 원총은 피해 학생의 입장을 대변하여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한다. 이를 통해 가해 교수로부터의 사과, 교수직의 정직, 해임 또는 파면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특히 원총 회장은 대학 내 가장 중요한 사항을 다루는 평의원회의 평의원으로서 강력한 발언권을 가진다. 예컨대 ‘정유라 사건’과 같이 아주 중대한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도 임시 평의원회가 개최될 수 있다.
  교내 인권센터, 양성평등센터도 문제 해결을 도울 수 있다. 이러한 센터에서 사건을 조사하고 확인한 내용을 토대로 징계를 권고하면 징계위원회에서 징계 수위와 이행을 판단하게 된다. 인권센터와 양성평등센터는 사안에 따라 외부노출을 꺼려하는 피해자들을 배려하고자 비밀유지에 각별히 유의하여 사건 해결에 임하기도 한다. 특히 원총 회장은 인권위원 및 양성평등위원으로서 문제 해결 및 피해자 구제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시스템이 마련돼 있다고 해서 언제나 문제 해결이 원활히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피해 학생이 여러 가지 기회비용을 부담하면서까지 학교 측에 교수의 정직, 해임, 또는 파면을 요청한다 하더라도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수가 주류인 대학에서 교수를 상대로 제대로 된 처벌을 내리기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 끊임없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고 대학원을 오직 연구 정진의 장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 학업에 대한 부담이 아니라 교수와의 관계에서 더 큰 부담을 느껴야만 하는 구조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 사례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우선돼야 한다. 지금의 솜방망이식 처벌로는 대학원 사회에 만연한 ‘갑질’의 악·폐습을 끊어낼 수 없다. 잘못된 문화를 올바르게 개선했을 때 대학원이 본연의 의미를 살린 연구의 장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김동휘·이재은 기자
placidus166@korea.ac.kr0 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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