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이공계 병역특례제도를 2023년까지 폐지하겠다고 밝혀 대학가에 혼란이 일고 있다. 특히 박사과정 전문연구요원 선발은 2019년부터 전면 중단된다. 저출산으로 병역 자원이 감소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공계 대학 총학생회를 비롯한 과학기술계는 국가적 인재가 해외로 대거 유출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병역 가능 인구인 20세 남자 인구가 현재 35만 명에서 2023년엔 25만 명 수준으로 감소할 예정이다. 따라서 대체복무 인원을 줄여서 부족한 병역 자원을 메워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이공계 연구요원과 의경·해경·소방공무원 복무 등 현역 자원 병역 특례자는 연간 2만 8000여 명이다. 이중 이공계 석‧박사를 대상으로 하는 전문연구요원 선발 인원은 현행 2500명 수준이다.

  당장 석‧박사 과정 진학을 염두에 두고 있던 이공계 학생들은 어떠한 유예조치도 없는 국방부의 정책발표에 울상이다. 국내에서 박사 과정을 밟을 이유가 없어졌다고 말한다. 이공계 인재가 해외로 대거 유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이공계 학생회로 구성된 ‘전국 이공계 학생 전문연구요원 특별대책위원회’가 구성돼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대책위는 현장 이해가 없는 국방부의 졸속 결정이었다고 주장하며 이공계 학생들이 길게는 10년 동안 박사학위를 얻기 위한 과정을 거치는데 갑작스레 병역특례제도를 폐지한다면 그들에게 인생계획을 새로 짜라는 거냐고 토로했다. 본교 이공계 학생회에서도 이를 규탄하는 성명문을 공동 발표했다.

  이번에도 충분한 협의는 없었다. 구성원을 설득시키려는 노력도 없었다. 대학에서 이공계 정원을 늘리고 알파고 같은 인공지능을 만들라던 정부였다. 벌써부터 여러 부작용이 예상되지만, 국방부가 과연 이를 충분히 고려하고 방침을 통보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당장 미래창조과학부나 교육부 등에서도 반발하고 나섰다. 국방부는 국가적 결정을 일방적이고 졸속적으로 통보해놓곤 추후 협의를 통해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피해를 받는 건 또 다시 학생들이다. 이공계 학생들은 병역특례 폐지의 혼란 속에서 길을 잃었다. 국방부는 이제라도 해당 부처를 비롯해 학생들과 협의를 통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라도 이공계 학생들의 장기적인 진로설계와 이공계 학문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합리적인 대안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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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8 08: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