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빨라진 고려대, 그리고 돌아온 최성원

글 박선우 기자

사진 미사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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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에 열린 2016 남녀대학농구리그에서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가 상명대학교를 93-69로 꺾고 리그 전승 행진을 이어나갔다. 주전 가드 최성모(체교13, G)가 경복고등학교와의 연습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해 경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최성원(체교14, G)이 자신의 기량을 십분 발휘해 팀을 승리로 이끄는 데 성공했다.

최성원은 안양고등학교 3학년 재학 시절 주장을 맡으며 팀을 이끌었다. 그리고 대통령기, 협회장기, 쌍용기 등 굵직한 대회에서 꾸준한 활약을 인정받아 고려대에 입학했다. 1학년 때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하며 도약을 위한 담금질을 끝낸 최성원은 2학년부터 차차 출전시간을 부여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작년 6월 훈련 도중 허리에 엄청난 통증이 그에게 찾아왔고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으며 6개월 동안 잠시 코트를 떠나야 했다.

“재활 기간이 나를 더 성숙하게 만들어 주었다.” 농구를 하지 못하는 답답한 마음은 있었지만, 재활기간 동안 그는 농구에 대한 자신의 열정을 다시 되새길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2016년 1월 1일부터 팀에 복귀한 최성원은 MBC배 농구대회와 대학농구리그에 출전하며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이날 경기에 최성원은 18득점을 기록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80%(8/10)의 필드 골 성공률이다. 3점 슛도 2개를 시도해 2개 모두 림에 꽂아 넣으며 안정된 슈팅 능력을 선보였다. 사실 그의 진가는 수비에서 드러났다.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상대 가드를 압박하며 스틸 5개와 3개의 굿 디펜스를 기록하며 김낙현(체교14, G)과 함께 강력한 백코트 진을 구축했다.

최성원은 “오늘 경기에서 이김으로써 6연승을 달려 좋고, 요즘 팀 분위기도 너무 좋아요. 오늘 주전인 (최)성모 형이 다쳐서 제가 선발로 출전하게 됐는데 처음엔 부담이 많이 됐어요. 하지만 코치님들이 잘하려고 하기보다는 수비 같은 기본적인 부분부터 신경을 쓰고 플레이를 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하셨고 자신감도 많이 심어줘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었어요. 좋은 결과로 팀이 승리해서 다행인 것 같아요.”라고 오늘 선발 출장에 대한 소감을 말했다.

또 최성원은 이날 고려대에서 가장 많은 시간인 36분 동안 경기에 출전했다. “복귀 후 처음으로 긴 시간 동안 경기를 뛰었는데 솔직히 3쿼터부터는 상당히 힘들었어요. 앞으로 체력훈련을 더 열심히 해서 4쿼터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김낙현과 최성원은 입학 동기이자 같은 포지션이며 절친한 친구이다. 이 경기에서 둘은 35분을 같이 뛰고 38득점을 합작하며 호흡을 맞췄다. “(김)낙현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워낙 잘하는 친구였고 공격력도 좋기 때문에 제가 뒤에서 잘 받쳐주면 내년에도 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라며 최성모가 졸업하는 2017년에 대한 생각도 엿볼 수 있었다.

최성원은 아직 본인의 플레이에 100%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제가 지금 7개월 만에 경기에 나오고 있는데 예전보다 코트에서의 순간 스피드가 부족해요, 슛과 수비도요. 앞으로 이런 부분들을 잘 보완해서 경기에 나선다면 팀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앞으로 본인의 목표에 대해 말하기도 했다.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인한 아들의 긴 재활 기간을 지켜본 부모님도 같이 힘들어 했을 터. “부모님께 가장 감사드리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짧은 한마디였지만 부모님에 대한 그의 진심을 전달하기엔 충분했다.

국내 최초 메이저리거 박찬호는 이러한 명언을 남겼다. “하늘은 시련과 행운을 반드시 같이 준다. 시련에 오래도록 아파하고 있다면 행운의 포장을 아직 뜯지 못했을 뿐이다.”

시련은 끝났다. 준비된 사람만이 얻을 수 있다는 행운이라는 선물을 누구보다 묵묵히 준비한 최성원이 받을 차례다. 2016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최성원의 모습을 기대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