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기자가 기자를 만났다. 현재 KBS 11시 뉴스라인 진행을 맡고 있는 박영환 앵커. 우리학교 철학과를 졸업한 85학번이기도 한 그는 대학 재학시절 교내교육방송국(KUBS) 보도부 기자 생활을 하며 기자의 꿈을 키웠다. 91년 졸업과 함께 곧바로 KBS에 기자로 입사한 박영환 앵커는 13년간 보도국 정치부, 사회부, 보도제작국, KBS 리포트팀, 편집부를 거쳐 온 베테랑 기자다. 입사 후 한 달 만에 받은 특종상을 시작으로 그간 받은 특종상만 해도 8개. 일본 고베 대지진 취재, 한-일 독도 대치사건 취재, 괌 KAL기 추락사건 취재를 비롯하여, 한미 정상회담, APEC, 아시아-유럽정상회의 등 대통령 해외순방 취재만 8회 이상을 하는 등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다 알만한 사건들을 특종으로 취재했다.

“괌 KAL기사건 때는 일가족이 괌으로 휴가를 갔을 때였어요. 갑자기 서울 본사에서 전화가 와서는 비행기가 추락했다며 5분 후에 특보를 시작할 테니 전화를 끊지 말라고 하더군요. 아무런 준비도 없는 상태에서 CNN 방송만 틀어둔 채 보도를 시작해 18시간동안 전화로 특보를 이어갔습니다. 독도에서는 김영삼 정부 때 한일 감정이 극도로 악화됐었던 때 20일쯤 동안 독도에서 최장 기간 취재를 했던 기억도 나네요.”

괌 KAL기 추락사건 취재의 경우 대단한 행운이 뒤따른 경우다. 노력하는 기자에겐 하늘도 특종이라는 선물을 내리나보다. 그러나 아무런 준비 없이 들어간 18시간 뉴스특보를 해낼 수 있는 기자적 감각과 항상 노력하는 자세가 없었다면 좋은 기사를 쓸 수 없었을 것이다.

“몇몇 사람들이 기자가 특종을 하는 것을 단순히 ‘운만 좋아서’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하지만 한 가지 예로 제가 조계사 폭력사건 취재를 할 때 조직 폭력배의 근거지를 찾기 위해 100여 곳의 여관을 돌았고, 미리부터 치밀한 조사를 동반했기 때문에 특종을 할 수 있었던 겁니다.”
 

박영환 앵커는 이런 기자로서의 능력을 인정받아 뉴스 앵커로 발탁됐다. 인터뷰를 하며 박영환 앵커는 뉴스를 진행하면서 기자의 이름이 생각이 안 났던 경험이나 발음 실수로 당황했던 적을 떠올리며 새로이 부딪힌 앵커라는 과제의 어려움에 대해 얘기했다.

“뉴스 도중 실수를 하면 정말 머리가 반쪽으로 갈라지면서 생각이 많아지고 참 괴롭죠. 그래도 13년 간 쌓아온 기자로서의 커리어가 앵커 멘트를 쓰고 분석적인 진행을 하는 데 있어 참 많은 도움이 됩니다.”

언론인을 꿈꾸는 우리학교 학우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질문에 박영환 앵커가 조언을 했다.

“우선 글을 많이 읽고 쓰세요. 저는 학교 다니던 시절에 신문과 칼럼을 지겹도록 읽었어요. 칼럼을 읽고 또 읽고 나중에 제가 읽었던 칼럼을 모아보니 나중에 사과상자로 3~4 박스가 나오더라고요? 독자투고도 정말 꾸준히 했어요. 그 정도면 기사를 쓰거나 앵커 멘트를 쓰는 데 있어 전혀 지장이 없게 되죠. 참, 제 조언을 받아들여 후배들이 기자가 되면 제 언론인으로서의 신념인 ‘억강부약’의 자세를 잊지 말아주기를 당부하고 싶습니다. 강자보다는 약자를 대변하는 언론인이 되어주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