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BS 농구는 이겼지만 진 다른 팀 선수들 때문에 마음이 편하진 않았다는 농구부 주장 최윤호 선수.

4년 연속 정기전 승리를 이룬 우리 학교 농구부의 주장 최윤호 선수(체교 05)는 이번 정기 고연전 농구 경기에서 위기 때마다 분위기 전환을 주도하며 우리 팀의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농구부가 거둔 짜릿한 승리에도 불구하고 이번 고연전은 1승 1무 3패로 결과가 별로 좋지 않았다. 물론 모든 선수들이 다 열심히 했지만, 농구만 이겼기 때문에 농구부 선수들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을 것 같다는 물음에 최윤호 선수는 “농구부 선수들 모두 매우 기뻐했지만 다른 부 성적이 좋지 않아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다시 한번 전성기를 맞고 있는 우리 학교 농구부는 이번 고연전 승리 이전에도, 올해 전국대회에서 두 번이나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우리 학교 농구부는 지난 6월에 열린 제45회 전국대학농구 1차 연맹전 우승을 차지했고, 7월에 열린 제63회 전국남녀종별농구 선수권대회 남자 대학부에서도 우승했다.

선수들은 물론 모든 경기에서의 승리에 큰 부담을 가질 테지만, 특히 고연전 경기에 임하는 모습들을 보면, 그 부담감은 학우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이라는 생각도 든다. 최윤호 선수는 “다른 시합은 다 져도 고연전은 이겨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선수들에게 고연전 승리는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말했다. 경기에 정정당당히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스포츠 정신이지만, 고연전은 양교 학생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열띤 응원을 받으며 하는 경기이므로 학우들을 실망시키지 않으려는 마음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다.

@KUBS 스튜디오에서 인터뷰 중인 최윤호 선수

그런데 고연전을 할 때쯤 되면 ‘안티 고연전’을 외치는 사람들도 있다. 안티 고연전을 외치는 사람들은 ‘양대 사학’이 매년 5개의 운동 경기를 벌이고, 그것을 학생들이 응원하는 행사가 어느 쪽이 잘났는지 밝혀내기 위한 상징적인 싸움이라고 말한다. 이들은 또 고연전이 고대와 연대를 홍보하고, 다른 대학들과 차별하기 위한 학벌주의라고 주장한다. 최윤호 선수는 이러한 주장에 대해, 또 고연전이라는 행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물음에 “고연전이 가지는 양교 경쟁의 의미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서로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경쟁 상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 학교 농구부와 관련해 올 해 초 좋지 않은 사건이 있기도 했다. 체육 특기생 선발 비리 혐의로 기소됐던 우리 학교 농구부 전 감독 진 씨가 올해 5월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하지만 이 일이 있고 나서 우리 학교는 체육부 비전 선포식을 갖고 앞으로의 각오를 다졌는데, ‘직위를 이용해 입시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대가를 주고받지 않고, 훈련과정에 어떠한 구타 가혹행위도 배격할 것’이라는 선서도 이루어졌다. 올해 초 2월에 부임한 농구부 임정명 현 감독은 지난 7월에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 학교가 과거 대학 운동부들의 잘못된 관행을 없애나가는 일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최윤호 선수는 “입학하고 비전 선포식이 있기 전부터 선배들의 구타 등 과거의 관행은 없었고, 요즘에는 과거와 많이 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KUBS 내년 신인 선수 드레프트에 참가해 프로팀에서 농구를 계속 하는 것이 꿈이라는 최윤호 선수. 내년에 프로 농구 코트에서 그의 활약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라이벌이 누구냐는 질문에 연세대학교 농구부 주장 송수인 선수를 꼽은 최윤호 선수는, 승리한 전적으로 볼 때 자신이 이긴 것 같다며 장난기 어린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농구가 모든 것이고, 농구가 없다면 나도 없다.”는 최윤호 선수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내년 초에 신인 선수 선발 드레프트에 참가해 프로팀에서 농구를 계속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우리 학교 농구부의 주장으로 정기전 4연승을 이뤄낸 최윤호 선수가 앞으로 프로 팀에서  현주엽, 신기성 선수에 이어 좋은 활약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작성자 : 장인영
 작성일자 : 2008-09-25 오후 3:59: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