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생각하고 쉽게 살아가기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국토계획경제학과 석사과정 손장혁



  우리는 살아가면서 무언가 쫓기는 듯한 바쁨 속에서 살아간다. 무언가를 할일목록에서 끊임없이 해결해나가지만 그 목록에는 쌓여있는 할 일들이 여전히 적지않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라면 아마도 이러한 상태를 전혀 모른다고 하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물론 바쁘게 돌아가고 복잡해진 사회에서 다차원적인 입장을 가지게 되는 개인에게 주어진 역할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그만큼 해야 할 일의 양도 비례하게 되니 당연한 결과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아마도 완전히 부정하기는 힘들 것이다. 과거처럼 좁은 생활영역에서 자신의 선택 폭이 한정되어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그 선택이 이루어지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을테니 말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약없이 쫒기는 바쁨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내가 남양주 산속 전원주택으로 이사한 후 강남으로 출퇴근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너무 멀지 않아요?' 였다. 물론 멀다 34km!! 하지만 외곽순환도로와 강변북로로 이어지는 출퇴근길은 신호등 기다리는 시간이 없어 빠르면 40분 늦어도 1시간 남짓. 조금 부지런하게 움직이면 35분 돌파도 어렵지 않다. 서울시내에 살면서 서울로 출근하는 길도 1시간정도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시간을 중시 생각하는 나에게는 출근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메리트 있는 장소였다.

  어떤 것에 생각의 기준을 맞추는가? 보편적으로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기준으로 살아가는 일은 가끔은 내가 중요시 생각하는 관점을 고정시키게 하는 과오를 저지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요즘 이러한 내용의 책들이 인기가 있는 것을 보면 나만의 어려움은 아니구나하는 위안을 가진다. 오래전에도 이러한 고충의 해결책으로 중요한 정도와 급한 정도로 4가지로 분류하여 재정리된 순서로 행동하라는 내용을 담은 책이 유행했었으니 좀 확장해서 생각한다면 동서를 막론하고 이런 류의 생각은 계속 있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중소기업에서의 업무는 1인 다(多)역의 역할을 맡길 때가 많다. 여러 가지 쌓인 업무가 어떠한 무거운 짐보다 더한 부담으로 다가올 때가 많다. 하지만 그 일들을 면밀히 분석해보면 그리 복잡하고 어렵지 않다. 머리속 부담으로 가득 찬 일들은 생각만 해도 시작하기도 전 중압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마음이 조급할 때마다 하는 나의 버릇은 모든 생각을 내려놓고 명상을 즐긴다. 많은 생각을 최대한 내려놓으려 노력하고 마음에 평안이 올 때 그 시간을 잠시 즐기고 기지게를 펴면 상쾌한 아침을 맞는 개운함을 느낀다. 그때가 되면 필기구를 꺼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들의 키워드를 적어 내려가곤 한다. 적어 내려가다 보면 그리 많지 않은 키워드가 있음을 알게 되고 각 키워드 중 급하다고 생각하는 순으로 다시 정리를 한다. 각 키워드별로 파생되는 업무를 적고 순서를 정리하고 차례로 살펴보면 어느새 머리는 맑아지고 정리된 노트는 나의 메뉴얼이 되어있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살아가는데 중압감은 스스로가 만든다는 것을 깨달을 때이다. 가끔은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다른 사람의 생각으로 나를 맞추는 것 보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그리고 마음의 여유를 가지는 연습을 하다 보면 내 스스로가 만족하고 행복을 느끼는 시간을 보내게 되지 않을까?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1 03: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