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유난히 ‘고려대’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고 있다. 올해 3월 일단락된 출교문제, 이명박 대통령을 배출한 대학교라는 타이틀, 등록금 문제, 로스쿨 반납 발언 철회에서 최근에는 세종캠퍼스 명칭 문제, 옥스퍼드대와의 협정까지……. 고대생임이 자랑스러운 뉴스에서부터 부끄러워지는 뉴스까지, 가지각색의 뉴스에서 ‘고려대’라는 이름을 발견할 수 있다. 그리고 지난 2월부터 신문지상에 ‘고려대’라는 이름이 더 빈번하게 등장하는 데 ‘이기수 신임 총장’도 일조를 했다. 이기수 총장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고대생뿐 아니라 다른 네티즌들에게도 찬반 양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취임 후 약 2달이 지난 지금, 이기수 총장을 만나 이야기하는 시간을 어렵게 가질 수 있었다.

KUBS : 요즘 각종 언론매체를 통해 행보를 들으니 매우 바쁘게 사시는 것 같습니다. 취임식 이후 어떤 활동을 하셨으며, 앞으로는 어떤 일들이 예정되어 있나요?

이기수 총장 : 취임 이후 각 처의 신임 처장을 임명하고 본격적인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노르베르트 바스 주한독일대사등 외국에서 오신 손님들도 맞이하면서 고려대의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고, 얼마전에는 일본 와세다 대에서 '제3회 아시아ㆍ태평양 국제교육협회(APAIE)’의 기조 연설을 하며 교육 외교에 힘썼습니다. 그리고 로스쿨 문제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로스쿨 담당자, 타 사립대 총장님들과 만남의 자리를 가지는 등 바쁜 일정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곧 있을 옥스퍼드 대와의 협정식과 5월 5일에 있을 ‘고대 비전 선포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인터뷰는 옥스퍼드대와의 협정식이 열리기 전인 4월 3일에 진행되었다.)

▶ 공약에 대해/ 화합과 소통 프로젝트, LA 캠퍼스

KUBS : 취임식 이후 정말 많은 일들을 하신 것 같습니다. 취임식 때 학내 구성원들의 화합과 소통을 위한 프로젝트를 구성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들이 진행, 또는 예정중인가요?

이기수 총장 : 학생들과 교직원등이 자신의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면서 자부심을 가지면 화합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고대는 지난 2년 새 총장이 4명이나 되는 혼란을 겪었습니다. 이제 안정을 찾고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면 화합이 이루어 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통을 위해서는 현재 ‘대학평위원회’가 구성됐습니다. 대학평위원회는 교수 5명, 학생 대표 2명(안암총학생회장, 대학원 회장), 교우 2명, 사회적 저명 인사 2명으로 구성되었으며, 중요사항에 대해 심의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학생대표에 서창총학생회장등은 포함되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학생 대표가 2명으로 할당되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안암 총학생회장과 대학원 학생회장만 포함되었습니다.

 KUBS : LA캠퍼스에 대해 ‘LA캠퍼스가 실현 불가능하다’거나 ‘LA캠퍼스를 만들어도 어차피 미국 내 우수 인재를 유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비용은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회의적인 시각이 많습니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기수 총장 : 이런 비판들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캠퍼스 설립이 단순한 일이 아니라 아직 논의해서 나아갈 길이 멉니다. 물론 처음에 LA캠퍼스를 설립하면 미국 내 우수 인재 유치가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교포 등이 주로 지원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학생수가 많지 않아도 좋은 컨텐츠를 개발할 것입니다. 그리고 비용은 기금 모금을 통해 충당할 수 있을 것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더 정리해서 5일 비전 선포식때 발표할 예정입니다.

▶ 등록금 재협상 거의 불가능? 인문계•자연계•세종캠퍼스 새 건물 신축 고민 중

KUBS : 대학 등록금이 최종 5.9%로 올랐습니다. 당초 예상했던 물가상승률 정도의 상승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총학생회나 단과대 차원에서 등록금 재협상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고 지난 28일에는 중앙운영위원회가 대화를 요구했으나 출장 때문에 무산됐습니다. 등록금 재협상은 가능한 것인가요?

이기수 총장 : ‘아시아ㆍ태평양 국제교육협회(APAIE)’의 기조 연설을 하느라 26일부터 28일까지 일본에 출장을 가서 28일에 학생들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그 이후로도 바빠서 아직 학생들을 만나지 못했으나 학생처장 등과 이야기를 해서 시간이 정해지면 곧 함께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등록금 인상률이 5.9%라고 해도 그 중 0.5%는 장학금으로 갔기 때문에 실질적인 인상률은 5.4%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벌써 새 학기가 시작된지 1학기가 지났기 때문에, 등록금이 재협상되어 차액이 학생들에게 환불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KUBS : 지난번에 나갔던 총장님의 인터뷰(지난인터뷰보기)에서 학우들은 ‘인문계 발전 방향은 있는데 왜 이공계 발전 방향은 없는가’ ‘세종캠퍼스의 발전 방향은?’등을 지적했습니다. 각 캠퍼스간 균형 잡힌 발전을 위해서 어떤 방안을 취할 것입니까?

이기수 총장 : 일단 한 단과대 당 적어도 한 건물씩 가지는 것을 기본으로 할 것입니다. 현재 경영대는 건물이 3개, 법대는 2개로 충분하지만 사범대, 문대, 언론학부등은 건물이 더 필요할 것이며, 이공계의 경우는 정보통신대 건물, 연구돔, 제 2 의과대학등의 건물을 더 생각중입니다. 그리고 서창의 경우 제 2 경상관을 만들고 지금 있는 경상관은 자연과학대가 쓰도록 할 예정입니다. 커리큘럼이나 교육환경에 있어서는 상호 통섭을 위한 강좌를 개설해 학문 간 소통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해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 나갈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KUBS : 영어와 제 2 외국어 2개, 총 3개의 외국어를 할 수 있는 학생을 만들겠다는 이야기에 걱정하는 학우들이 많았습니다. 이 정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행할 예정이신지요? 그리고 이미 영어공부를 위해 학교보다는 학원에 의존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제 2 외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학원에 등록해야 하나 걱정됩니다.

이기수 총장 : 아마 이 방침은 08학번부터 시행될 듯 합니다. 영어는 이미 졸업 필수 조건중의 하나이며, 다른 외국어는 일상 회화를 하는 정도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를 위해서 방학 중 제2외국어를 마스터 할 수 있는 수업을 개설한다면 학생들의 외국어 습득을 도울 것입니다. 이 수업은 P/F제로 운영될 것입니다.

KUBS : 로스쿨 때문에 그동안 우리학교를 놓고 말이 많았습니다. 최근에는 고시전문단과대를 만들어 거기에 로스쿨 잉여정원을 배정한다는 언론 보도까지 나왔는데요. 취재 결과 이것은 가안 중 하나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렇다면 잉여정원은 어떻게 될 수 있나요?

이기수 총장 : 지금 잉여정원을 어떻게 배정할 것인가를 두고 TFT(Task Force Team)을 구성해 논의중입니다. 지금 생각중인 방안으로는 소수 민족을 배려하는 정책을 강화해 국제 인재를 양성하는 글로벌 캠퍼스를 만들거나, 국가공무원을 배출할 수 있도록 국가고시를 준비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고시 전문 캠퍼스를 만드는 등의 방안이 있을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5월 5일에 열릴 비전 선포식에서 발표하겠습니다.

▶ 고대 역차별 받는 현실은 시간이 해결해 줄 것, 세계로 나가는 명품 인재가 되어야

KUBS : 요즘 이명박 내각이 들어서면서 ‘고소영 내각’, 최근에는 ‘고대 교우회 기소’, ‘세종캠퍼스 명칭 변경을 둘러싼 세종대와 마찰’등의 말이 많아지면서 외부에서 본교를 바라보는 시선이 따갑습니다. 이에 대해 고려대 교우 중의 하나로서, 그리고 본교의 총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기수 총장 : 고려대 출신이 득을 본다는 인식이 팽배한데, 실제 내각을 구성한 사람들의 학교를 살펴보면 우리학교의 위상에 걸맞지 않게 적은 인사가 요직에 올랐습니다. 이는 오히려 우리가 역차별 받는다고 할 수 있겠죠. 요즘은 실질적으로 ‘고려대’이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는 상황이라고 보는데, 이는 시간이 지나 우리의 교우들이 요직에 나아가는 비율이 점점 높아지면서 나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KUBS : 바쁘신 와중에 인터뷰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고대 학우들에게 하고픈 말이 있다면.

이기수 총장 : 고려대를 졸업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명품 인재가 되도록 만들겠습니다. 명품 인생을 살 수 있는 명품 인재가 되도록 학교에서도 최선을 다할 테니, 어느정도 공부에 힘쓸 것은 각오하시고 학교가 제시한 비전을 잘 따라와 주셨으면 합니다.
 

  요즘 본교와 관련된 것들이 많이 이슈화 되고 있다. 아직 취임 2달이 갓 지났을 뿐이지만 더불어 이기수 총장도 자주 그 대열에 오르고 있다. 그만큼 짧은 시간이지만, 시도한 것도 많고 해야 할 당면 과제가 많기 때문일 것이다. 이기수 총장은 앞으로 남은 4년 임기 동안 더 많은 일을 시도해야 할 것이다. 이기수 총장의 바람대로 4년 뒤, ‘고대생 모두 명품인재’라는 기사를 보기를 고대생으로서 소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