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5호] 2014년 09월 02일 (화) 11:34:41

  제1회 사회인문포럼 ‘선우(先憂)’가 8월 26일 국제원격회의실에서 문과대학연구소협의회(의장=조대엽)의 주최로 진행됐다. ‘법치와 정의, 대한민국을 진단하다’를 주제로 한 이번 포럼에는 한승헌 변호사가 초청 연사로 참석했다. 아울러 권보드래(문과대 국어국문학과) 교수, 김균(정경대 경제학과) 교수 외 3명이 패널로 참석했으며 100여 명의 교수들과 학생들이 참관했다.
  
  한승헌 변호사는 법치주의에 대해 설명하며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근대 이후의 법치주의는 국민의 권리 보장을 주안으로 삼는 사상”이라며 “한국 헌정사에서 그릇된 법 제정과 내용이 있었지만 그에 대한 정당성을 요구하는 실질적 법치주의가 대두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정치권력이 법에 얽매이지 않고 정의를 실현하는 이들을 반국가사범 또는 파렴치범으로 몰고 있다”며 “이는 올바른 법치주의 실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변호사는 근현대사에 있어 곧은 신념을 가졌던 법관들을 소개했다. 그는 “근현대 사법부에 대해서도 그릇된 사례가 많지만 그 와중에도 사법부의 명백을 지키고자 신념을 굽히지 않은 법관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한 변호사는 사법권 독립은 “급변하는 근현대사에서 ‘피고인’으로 치부되었던 사람들에 의해 얻어진 결과”라며 “이 때문인지 아직 정권 편향적인 판결이 종종 나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연이 끝나고 진행된 질의응답시간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의 정당성에 대한 질문이 가장 많았다. 이에 한 변호사는 “여당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에 대해 입법권 침해라고 말한다”며 “유가족, 국민 각개가 입법을 요구하고 입법에 반영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입법권 침해라고 한다면 민주주의 본질을 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진상규명을 하겠다는 대통령의 말에 기대어 유가족이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것인데도 대통령이 이를 미루고 방관하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라며 “국가적 재난을 예방하기 위한 입법을 덮으려는 어떠한 행동도 정의에 반하는 것이고 나아가 역사에 대한 무모한 도전”이라고 말했다. 그는 끝으로 “구성원 모두가 4월 16일 세월호 사건이 일어났던 그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떤 방식이 철저한 진상규명에 더 적합한 것인가’라는 질문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을 들은 임보미(문과대 사회08) 씨는 “세월호 사건에 대한 한 변호사님의 의견이 궁금해 이 자리에 참석했다”며 “깨어있는 분의 말씀을 들을 수 있어 뜻 깊은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

김재훈 기자 ㅣ hoony@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5 04:3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