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학 신관 5층에 위치한 학생식당 법대리아. 싸고 가까운 맛에 많은 학우들이 이용하곤 한다. 하지만 법대리아는 약 두 달 후인 6월 말 폐쇄 될 예정이다. 폐쇄 결정은 지난 겨울 이미 내려졌지만 아직까지도 이를 둘러싼 학교와 학생간의 갈등은 진행 중이다.

법대리아 폐쇄를 둘러싼 갈등은 왜 아직도 진행중인가?

법대리아 폐쇄 결정이 내려졌던 지난 1월, 총학생회측은 법학대학원 학사지원부와의 면담에서 법대리아가 폐쇄되는 대신, 법학 신관 6층에 기존의 법대리아를 대체할 만한 조리가 가능한 식당 겸 매점을 설치해 줄 것을 약속 받았다. 하지만 5월 현재 법학신관 옥상 옆 6층 창고자리에 마련된 것은 소파와 테이블, 의자 그리고 커피 자판기 한 대뿐이다.

새로 페인트 칠을 하고 소파와 테이블 등이 마련된 이 곳은 기존에는 창고로 쓰이던 방으로, 식당 겸 매점이 들어오기엔 협소하고 공기가 순환될 만한 환기구 역시 설비되어있지 않다. 문을 열어놓을 수 있는 봄, 가을철에는 그나마 쾌적하게 사용할 수 있지만, 문을 닫고 생활해야 하는 여름이나 겨울철에는 환기구가 없어 공기가 깨끗이 유지되지 못한다. 또한, 6층에는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만약 이곳에 식당 겸 매점이 지어진다면 사용률은 기존의 법대리아보다 현저히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약속을 이행하지 않은 학교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학생들은 이와 같은 학교측의 행동에 우리학교 포털사이트 고파스 등을 통해 불쾌한 마음을 드러냈으며, 학생회 차원에서는 적극적으로 항의의 메시지를 학교에 전달하고 있다. 자유전공학부와 문과대, 사범대 학생회는 지난 몇 주간 법대리아 폐쇄와 관련하여 학교에 항의하는 내용의 서명운동을 진행했다. 법대리아, 구법학관 1층, 서관 1층에서 진행된 서명운동에 얼마 지나지 않아 1000명이 넘는 학우들이 동참하는 등 법대리아 폐쇄에 반대하는 많은 학우들의 목소리가 모였다.

민예지 문과대 학생회장은 “문과대 같은 경우, 법대리아에 대한 과반 단위의 논의와 토론을 많이 진행 할 예정”이라며 “법대리아 폐쇄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한편으로는 법대리아 이별식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법대리아 이별식에서는 학우들이 직접 학교에 항의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 쪽지를 붙이는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에서는 지난 8일 오전, 법학 신관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박세훈 자유전공학부 학생회장은 "나아가 법학전문대학원 학사지원부와의 면담과 학내 선전전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자보전을 진행한 후 보다 강도 높은 항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지난 7일 고파스에 법대리아 폐쇄와 관련해 학교를 규탄하는 글을 게시했다. 이번 자보에는 법대리아와 관련해 지난 겨울부터 진행했던 학교와의 면담 내용이 보다 구체적으로 담겨있다. 나아가 총학생회와 자유전공학부, 문과대학 학생회는 다음주 법대리아 폐쇄와 관련해 항의의 뜻을 담은 릴레이 자보전을 진행한다. 이상진 총학생회 교육복지국장은 "학교가 강압적인 태도로 학생들의 말을 무시하는 것이 화가 난다"고 말했다. 덧붙여 "지난 2월 면담 중 식당을 6층에 설치해 줄 것을 구두로 약속 받았지만 한 달 뒤 합의서 작성을 요청하자 법학전문대학원 학사지원부가 갑자기 말을 바꿨다"며 난색을 표했다.

학우들 역시 학교의 독단적인 행보에 불쾌한 감정을 내비쳤다. 자유전공학부 13학번 노대영 학우는 "접근성이 좋아 법대리아에서 간식을 자주 사먹었다"며 법대리아 문제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표했다. 덧붙여 "단순히 법대리아라는 학생식당이 없어지는 것이 불만이라기보다는 학교 측이 학생들의 의견은 묻지도 않은 채 독단적으로 일을 진행하는 모습에 화가 난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학교의 입장은?

법대리아 관련 건을 담당하는 법학전문대학원 학사지원부에서는 예정된 바와 같이 6월 30일을 끝으로 법대리아 폐쇄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6층에는 학생 휴게실이 7월 중으로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대리아 관련 사안을 담당해 온 법학전문대학원 학사지원부 시설관리 담당자는 법대리아 대신 6층에 마련되기로 약속되었던 식당 겸 매점에 관해서는 "학교측에서는 애초에 그런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또한 "법대 학생회와는 애초에 합의가 끝난 사안인데 왜 타 단과대학 학생들까지 법대리아 문제에 나서는지 의문"이라며 언성을 높였다. 하지만 법과대학 학생회는 "애초에 법대리아 관련해서 법대 학사지원부와 어떠한 합의도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법대리아 관련 문제를 총괄했던 법학전문대학원 학사지원부장은 얼마 전 퇴임하여 현재 해당 자리는 공석이다. 따라서 법대리아 건의 책임 소재는 현재 불분명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취재에서 알 수 있듯이 학교측은 법대리아를 대신할 식당을 지어줄 것이란 약속을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한편 총학생회측은 학교가 법대리아 폐점 대신 새로운 매점을 지어줄 것을 구두로 약속했다고 주장한다. 법대리아의 폐점이 다가오는 가운데 법대리아 폐쇄 서명운동지에 적힌 수많은 세 글자들만이 학우들의 안타까운 마음을 외롭게 대변한다.

이신우 기자(shinooee@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