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 사범대 학생들이 교생실습을 나가는 학기에 교양과목과 타 단과대 전공과목 수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육실습’은 사범대 학생이 3, 4학년 중에 이수해야 하는 필수 교직과목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양·타과과목 교수가 실습을 나가는 한 달 동안의 출석을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 실습기간을 출석으로 인정해주는 사범대 전공과목으로만 학점을 채웠던 여지현(사범대 교육09) 씨는 “많은 사범대생이 실습이 있는 학기엔 일부러 사대전공과 교직으로만 시간표를 짠다”며 “학업계획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교생실습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기에 학교 차원의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중·연계전공은 더 힘들어
사범대생이 타 단과대의 이중·연계전공을 하는 경우 타과전공과목도 이수해야 해, 사범대 과목과 교양과목만 이수하는 심화전공자보다 커리큘럼 편성에 고충이 크다. 경영학과와 심리학과의 전공과목을 이수해야하는 패션디자인 및 머천다이징 연계전공생 이지하(사범대 국교11) 씨는 실습을 나가는 이번 학기에 심리학과 수업을 듣지 못했다. 이지하 씨는 “첫날 교수님께 양해를 구했지만, 출석 인정이 어려워 할 수 없이 수업을 빼야 했다”고 말했다. 또한 다음 학기에 실습을 나가는 경영학과 이중전공생 변하연(사범대 역교12) 씨는 이번 학기 시간표를 이중전공수업 위주로 편성했다. 변하연 씨는 “아무래도 실습을 이해해주는 타과 교수님이 적어 다음 학기에 사범대 전공과목과 교직만 이수하기 위해 경영학과 수업을 미리 몰아서 듣게 됐다”고 말했다. 교수 재량인 출석과 성적실습을 나가는 학생에겐 사범대학장의 직인이 있는 교생실습 확인서가 발급되지만, 확인증이 출석을 온전히 보장할 순 없어 이마저도 소용없다. 사범대학 학사지원부 직원 송효선 씨는 “학칙상 출석이나 성적부여는 교수님의 재량권이라 학교 차원에서 출석인정을 강제할 수는 없다”라며 “현재로선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게끔 학생에게 실습 확인증을 발급해주는 정도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핵심교양을 진행했던 최광식(문과대 한국사학과) 교수는 “실습기간 출석을 인정해주지않으면 사범대생이 과목을 제한적으로 들을수밖에 없어 출석 인정을 해주고는 있지만, 인정 여부는 교수마다 달라 교생실습 확인서가 출석을 강제한다면 교수의 권한이 침해될 것”이라고 말했다.

제도적 해결책 마련해야
사범대학 교수진과 학사지원부도 이 문제를 논의 중이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없는 실정이다. 이에 한용진 사범대학장은 현실적인 대안으로 △방학 중 교생실습 시행 △지도교수 진로지도 실효화 △교생실습 선택제를 꼽았다. 하지만 1학기 성적 마감이 6월 말이기에 대학교가 종강하는 6월 이후부터 교생실습을 나갈 경우, 성적 처리상의 문제가 생겨 '방학 중 실습 시행'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현재 형식적으로로 운용되는 지도교수와의 면담을 실효화 시켜 학생들이 커리큘럼을 편성하는 데에 도움을 주자는 의견도 있다. 한용진 학장은 “지도교수가 면담에서 개별 학생의 진로에 맞는 수업 커리큘럼 제안을 해준다면 교생실습 기간의 과목 편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교생실습 선택제는 실습 여부를 선택할 수 있게 해 교사를 희망하지 않는 학생은 실습을 나가지 않고, 졸업 시 교원자격증도 받지 않게 하는 제도다. 실습이 필수가 아닌 선택이 되면 타과 진로를 생각하는 이중·연계전공자의 커리큘럼 편성이 한결 수월해지지만, 현재 교육부가 제도 개선을 허가하지 않는 상태다. 사범대학 학사지원부 교직 담당직원 이은혜 씨는 “사범대가 교사를 양성하는 목적대학이다 보니 실습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교육부의 지침”이라며 “여러 방안을 생각하고 있지만, 행정적 사안과 교육부 지침 등 복합적인 요소를 고려해야 해 해결이 쉽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글│송민지 기자 alsel@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4 02:06: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