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과 2일, 세종캠퍼스에서 진행된 한대련 탈퇴 찬반 투표가 총 투표율 23.4%(1,660명)에 찬성 77.3%(1,283명), 반대 17.8%(295명), 무효 4.9%(82명)로 가결됐다. 세종총학생회(회장=조현준, 세종총학)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전학대회에서 한대련 탈퇴를 최종적으로 결정한다. 투표는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세종총학과 인문대 학생회, 총여학생회장의 주장이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

정책투표 직전에 투표 철회 요구      
투표에 앞서 인문대 학생회(회장=장경혜)와 총여학생회(회장=손수연)가 한대련 찬반 투표 철회를 주장하고 나섰다. 인문대 학생회와 총여학생회는 3월 24일 투표가 철회돼야 할 이유를 담은 공문을 세종총학에 발송하고 3월 30일에 각 단과대 건물에 관련 대자보를 게시했다. 총학생회칙에 관련 항목이 없어 정책투표 시행이 불가하고, 한대련 탈퇴 심의를 ‘전학대회’에서 진행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이에 세종총학은 정책투표는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한 방식이어서 총학생회칙에 없어도 정책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현준 회장은 “정책투표만으로 한대련을 탈퇴한다면 문제지만 학생의 의견을 물어보는 방식 중 하나로 삼았다”며 “이 같은 논란이 없도록 2학기 전학대회에서 정책투표를 학생회칙에 명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대련 규약 1장 6조 2항에 따르면 한대련 탈퇴는 가입 결정을 내렸던 의사결정 기구에 ‘준하거나’ 상위 의사결정기구의 동의를 얻도록 명시돼있다. 따라서 한대련 가입 결정을 내렸던 의사결정 기구인 전학대회를 통해서 탈퇴할 수 있다고 해석된다. 장경혜 인문대 회장은 “잘못 알고 있던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최민호(과기대 생명정보08)씨는 “단어 하나를 가지고 말꼬리 잡듯 공문을 보내고 입장표명을 하는 것이 맹목적으로 한대련 탈퇴에 제동 거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번 인문대 입장발표에서는 초반에 모든 학과가 참여했다가 4개의 학과가 빠졌다. 모신호 독일문화학과 회장은 “처음에는 정책투표 과정의 문제가 있다고 해서 독문과도 참여하겠다 했지만, 학과 학생들이 문제에 실체가 없고 한대련 탈퇴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반발해 결과적으로 빠졌다”고 말했다.

세종총학, 홍보위해 개인우편물 노출
세종총학은 한대련과 통합진보당과의 연관관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에게 질타를 받았다. 조현준 회장은 3월 27일 세종총학 페이스북을 통해 다수의 이전 학생회가 한대련 활동과 통합진보당에 관여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총학생회실로 발송된 19대, 23대 세종총학생회장의 통합진보당 당비 영수증을 공개했다. 게시한 사진에는 개인정보가 모두 가려졌지만 글 내용을 통해 개인 정보를 유추할 수 있었고, ‘한대련과 통합진보당이 관련되었다고 판단하고 이러한 정치적 활동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문구로 한대련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박광월 26대 총학생회장은 “학우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정책투표를 시행하려는 총학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홍보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이용하고 유출하는 건 정당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조현준 현 총학생회장은 “허가 없이 우편물을 열어본 것과 페이스북에 해당 내용을 올린 것에 대해 죄송하다”면서도 “한대련과 통합진보당의 긴밀한 연관성과 1년에 2번 이뤄지는 한대련 회비 지출 등의 사실을 알리려 한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이길용 기자 lumos@kukey.com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3 04:4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