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내기 김건희 킬러본능 발휘

성공적이었던 중원에서의 강한 압박

글 이지하 기자
사진 현수진, 이지하 기자

blog.naver.com/sportsku

19일 오후 3시 45분 통영공설운동장에서 펼쳐진 제 50회 전국춘계대학축구연맹전(이하 춘계연맹전) 준결승에서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가 한양대학교(이하 한양대)를 6-1로 누르고 대망의 결승전에 진출했다.

한양대와는 2011년에 열린 춘계연맹전에서도 인연이 있었다. 당시 고려대는 한양대를 준결승에서 만나 3-1로 승리하고 결승전에서도 승리하며 우승컵을 차지한 바 있다. 한양대는 3년 전의 설욕을 다짐했지만 결과는 고려대의 압승이었다.

첫 골은 ‘킬러’ 김건희(체교14)의 발끝에서 일찌감치 터졌다. 전반 4분 한양대의 페널티 에어리어 안 혼전 상황에서 공이 김건희에게 흘렀고 김건희가 이를 침착하게 골문으로 집어넣었다. 고려대는 선제골을 넣은 것에 만족하지 않았다. 쉴 새 없이 한양대를 몰아쳤고 결국 7분 뒤인 전반 11분 김건희가 또 골을 터뜨렸다. 허용준(체교12)이 오른쪽에서 시도한 크로스를 장성재(체교14)가 받아 김건희에게 전달, 첫 골 상황과 거의 동일한 위치에서 다시 득점에 성공했다. 슛을 할 수 있었던 상황임에도 공을 더 좋은 위치에 있던 선수에게 전달한 장성재의 센스가 돋보이는 장면이었다.

순식간에 두 골을 허용한 한양대는 적극적으로 공격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고려대 미드필더 신일수(체교13), 장성재, 이상민(체교14)의 적극적인 중원 압박에 공은 계속해서 한양대 진영에 맴돌았다. 오히려 전반29분 이상민의 코너킥이 김영욱(한양대13)의 자책골로 연결되어 점수가 3-0으로 벌어졌다.

후반전에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한양대는 만회골을 넣기 위해 적극적으로 공격했지만 오히려 헐거워진 한양대의 수비와 미드필드 사이의 공간을 효율적으로 노린 고려대에게 득점 찬스가 계속됐다. 후반 4분에 또다시 고려대의 득점이 터졌다. 오른쪽에서 올라온 공을 장성재가 멋진 시저스 킥으로 넣는 듯 했지만 골키퍼가 막았고, 이상민이 쏜살같이 뛰어들어 루즈볼을 헤더로 마무리했다.

승리를 직감한 고려대는 체력 안배를 위해 선수들을 교체했다.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은 지친 한양대 수비수들을 끊임없이 위협했다. 후반 24분 명준재(체교13)의 패스를 받은 안성민(체교13)이 드리블 후 페널티 에어리어 좌측에서 슛, 고려대의 다섯 번째 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35분 김수직(체교12)이 범한 파울로 한양대가 페널티킥을 얻어 득점했지만 이미 점수 차이가 많이 난 상태였다. 오히려 1분 후인 후반 36분 교체 투입된 이정훈(체교11)이 승리에 쐐기를 박는 골을 터뜨렸다. 페널티 에어리어 중앙에서 안성민의 패스를 받은 이정훈은 공을 노련하게 골대 오른쪽으로 감아 찼고, 이는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갔다.

6-1을 만든 고려대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경기가 종료될 때까지 한양대의 골문을 위협했으나 더 이상의 골은 터지지 않았고 경기는 그대로 종료됐다.

고려대의 결승전 파트너는 조별리그 1라운드에서 맞붙은 숭실대로 결정되었다. 숭실대는 용인대를 승부차기 끝에 꺾고 결승에 진출해 정신적, 체력적으로 지친 상태다. 우승컵의 향방을 가릴 결승전은 21일 금요일 오후 1시 8분부터 통영공설운동장에서 진행되며, 1시 30분부터 KBS 1TV에서 중계될 예정이다.

<득점요약>

4분 김건희(고려대)

11분 김건희(고려대) / 도움 장성재

29분 김영욱(고려대, 자책골)          

49분 이상민(고려대)

69분 안성민(고려대) / 도움 명준재

80분 엄명식(한양대, PK)

81분 이정훈(고려대) / 도움 안성민

<선발>

GK : 임민혁

DF : 김수직 김원균 임승겸 임별

MF : 이상민 신일수 장성재

FW : 명준재 김건희 허용준

<교체>

57분 허용준 OUT 박종원 IN

59분 신일수 OUT 이민규 IN

60분 김건희 OUT 김영민 IN

67분 임승겸 OUT 안성민 IN

72분 명준재 OUT 이정훈 IN

<승장 서동원(체교92) 감독 인터뷰>

Q. 결승 진출 축하드린다. 오늘 경기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해달라.

전반 초반부터 전술적으로 준비한 부분, 즉 빠르고 간결한 패스플레이를 만들어 내는 데 있어서 선수들이 잘 해줬다. 첫 골이 일찍 터지면서 선수들의 자신감과 경기력이 금방 올라온 것 같다.

Q. 오늘 쉽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었던 원인이 어디에 있었다고 보시는지?

동계훈련에서 전술적인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했던 것이 잘 먹혀들어간 것 같다.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경기수행 능력이 뛰어났던 이번 경기였다.

Q. 경기가 격일로 계속되고 있다. 체력적 문제는 없는지? 그에 대한 안배가 잘 되고 있는지?

오늘 같은 경우는 스코어가 많이 벌어져서 교체할 수 있는 가용인원을 최대한 활용했다. 이것이 다음 경기에 체력적으로 대비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된 것 같다. 선수들이 많이 지쳐있기는 하지만 마지막까지 집중을 해줄 것이라 믿고 있다.

Q. 오늘 경기에서 핵심 역할을 담당한 선수가 있다면?

오늘 선수들 모두가 너무나 잘해줬다. 미드필더 신일수, 이상민, 장성재의 압박이 좋았고, 김건희의 두 골도 좋았다. 또한 수비라인에서 김원균의 리딩도 오늘 경기에서 중요한 부분을 담당했다고 할 수 있다. 굳이 한 명을 선택하자면 장성재를 꼽겠다.

<수훈 선수 장성재(체교14) 인터뷰>

Q. 오늘 활약에 대한 소감을 간단히 말해달라.

(웃음) 특별히 잘한 것은 없지만 1학년답게 열심히 뛰었다. 내 자신이 해야 할 역할에 충실했던 경기였다.

Q. 오늘 후반 4분 시저스 킥을 선보였다. 

공을 잡고 때리면 수비가 붙을 것 같아서 바로 슛을 했는데 발등에 잘 얹혔던 것 같다. 

Q. 오늘 감독님께서 특별히 주문하신 역할이 있었나?

이상민과 함께 상대 미드필더 8번(정지성)과 6번(김현욱)을 봉쇄하는 것이 오늘의 임무였다. 우리 수비와 간격을 좁히면서 상대를 압박했는데 그것이 성공적으로 맞아떨어졌던 것 같다.

Q. 오늘 수훈선수가 된 공을 누구에게 돌리고 싶나?

감독님, 코치님, 그리고 팀 동료들 모두에게 돌리고 싶다. (허)용준이형 (임)별이형 등 형들이 어려운 점들을 많이 도와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