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박지은 기자

사진 조현경 기자

(blog.naver.com/sportsku)

15일 오후 2시 수원대학교 체육관에서 열린 2013 KB 대학농구리그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 마지막 경기에서 고려대가 경희대를 74-71로 무찌르며 대학농구 최강자 자리에 올랐다. 대학농구리그 출범 이후 첫 우승이었다. 이로써 고려대는 농구대잔치, MBC배, 프로아마최강전에 이어 4관왕의 영예를 안게 되었다.

챔피언 결정전 MVP의 영광은 19득점 10리바운드 6블록슛으로 맹활약한 이종현(체교13,C)에게 돌아갔다. 이종현은 “네 번째 우승이지만 이번 우승이 가장 기쁘다. 4학년 형들에게는 정기전을 제외한 마지막 정식 경기였다. 선배들이 마지막을 좋은 추억으로 장식하게 되어 기쁘다”며 동료들에 대한 끈끈한 우애를 드러냈다.

이종현은 4쿼터 막판 박재현(체교10,G)의 어시스트를 통쾌한 역전 덩크로 꽂아 넣었다. 오늘 경기의 대미였다. 이에 대해 이종현은 “그 순간에 그동안 동료들과 함께 고생했던 장면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고 말했다. 이종현은 “재현이 형이 잘 이끌어줘서 끝까지 집중해서 따라잡을 수 있었다”며 주장 박재현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박재현은 “오늘은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고 오늘 승리에 대한 감회를 밝혔다. 2010년 입학해 힘든 시절을 보냈던 그였다. 이번 대학리그 제패가 뜻 깊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법이다. 오늘 우승에 이르기까지 정말 힘겨운 과정이 있었다. 그 과정을 함께해준 동료들에게 감사하다”며 주장으로서 동료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오늘 그는 다리에 테이핑을 칭칭 두른 채 출전했다. 지난 경희대와의 1차전에서 발을 잘못 디뎌 발목뼈에 타박을 입은 그였다. 테이핑 없이는 발을 제대로 디딜 수조차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28분 32초를 소화하며 17득점 3어시스트라는 준수한 기록을 보였다. 그는 “마지막 대학리그 경기이니만큼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아픔을 참고 뛴 결과가 좋아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오늘 승리로 4관왕 자리에 오른 고려대. 이제 대망의 정기고연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민형(체육84)감독은 “자만심이 가장 큰 적이다. 가장 큰 대회, 마지막 한 게임이니만큼 총력을 다하겠다”라고 정기전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박재현은 “연세대가 체력적인 우위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운동선수라면 마지막 한 경기를 뛸 정도의 체력은 가지고 있다. 오늘 우승을 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냐”며 지금의 기세를 이어 정기전에서도 승리하겠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10학번들이 출전하는 마지막 경기, 9월 27일 정기고연전. 고려대가 오늘 우승의 기세를 이어 5관왕의 영예를 누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