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2013 대학농구리그 첫 경기에서 고려대는 ‘헤라클레스’ 이승현(체교11, F)의 막판 활약에 힘입어 중앙대를 상대로 80-77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상대가 지난해 4학년 주전들을 대거 졸업시킨 중앙대기에, 고려대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리라 예상되었다. 그러나 당초 예상과 달리, 고려대는 4쿼터 종료 4분전까지도 중앙대에게 10점 가량을 뒤지며 고전했다. 그 누구도 고려대의 승리를 쉽사리 장담하지 못하던 때, '헤라클레스' 이승현이 있었다. 이승현은 강한 집중력과 침착한 플레이로 고려대를 위기의 순간에서 구했다. 이승현은 이날 19득점 14리바운드 3어시스트 3블록샷을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이날 고려대는 대회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긴 했지만, 여러모로 아쉬움을 많이 남겼다. “첫 게임을 힘들게 이겨서 아쉬워요. 첫 게임이라 긴장해서 그런지 호흡이 잘 안 맞았어요. 그래서 팀플레이도 좋지 않았고요. 좀 힘든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이날 경기에서 고려대는 대학 최강팀의 명성에 걸맞지 않는 어이없는 실책이 많았다. 턴오버를 16개나 기록하기도 했다. 또한 고려대는 중앙대에게 코너에서 3점 오픈찬스를 연달아 허용하며 수비에서도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 “잔 실수가 많았던 건 집중력이 부족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그리고 수비적인 면에서는 로테이션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았고, 선수들 간의 소통도 부족했던 것 같습니다.”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낸 고려대는 4쿼터 종료 4분전까지도 중앙대에 65-75로 10점 뒤지고 있었다. 그러나 고려대는 막판 집중력을 발휘하여 4분 동안 중앙대의 득점을 단 2점으로 봉쇄하며, 차근차근 점수를 올려갔다. 이승현은 종료 2분전 수비 과정에서 바닥에 크게 충돌하며 부상을 입기도 했지만, 다시 일어나 투혼을 발휘했다. 이승현은 종료 55초전 이종현(체교13, C)과의 하이로우 게임으로 77-77 동점을 만들고, 종료 15초전에는 파울을 얻어내 자유투 2개를 모두 성공시키며 역전의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솔직히 그 때는 이러다 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렇지만 결코 포기하지는 말아야겠다고 다짐했죠. 그래서 더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승현의 막판 활약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이날 홈 경기에는, 평소보다 훨씬 많은 관중들이 몰렸다. 힘들게 얻어 낸 승리였기에 경기 내용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많았지만, 이 점이 오히려 관중들을 경기에 더욱 몰입케 했다.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지만, 많은 관중들이 응원 와 주신 점만큼은 정말 기쁘고 좋았어요. 앞으로도 저희 경기 많이 응원 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날 고려대가 기분 좋은 깔끔한 승리를 거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2013년 한 해 동안 펼쳐질 대학농구리그 경기들 중 단 한 경기만을 치렀을 뿐이다. 이날 발견된 부족한 점들은 앞으로 보완하고 채워 가면 된다. 27일 중앙대전의 힘겨운 승리는 이승현과 고려대를 담금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