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연전 특집기사 야구부] - 하계리그 챔피언 고려대 야구부, 고연전 승리도 우리의 것!

빗속에서 펼쳐진 지난해 정기고연전 야구는 말 그대로 치열한 접전이었다. 9회간의 공방에 결과는 4-4 무승부였다. 지금까지 우리학교 정기 고연전 야구경기 전적은 21승 7무 13패. 전통적으로 고려대 우세를 점쳤던 야구이기에 더 아쉬움이 컸던 무승부였다. 2011 정기 고연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우리학교 야구부는 지난 8월부터 학교에서 한 시간 남짓 거리인 양주시 송추에 위치한 야구장에서 합숙 훈련을 하고 있다.

야구장에 들어서자 타격훈련에 한창인 선수들이 눈에 띈다. 먼저 포수들이 타격훈련을 한 뒤 투수들과 짝을 지어 경기장 옆에 마련된 피칭연습장에서 피칭훈련을 한다. 나머지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타격과 수비 훈련을 하게 된다. 야구부의 훈련은 아침 8시 반부터 시작되어 밤 9시에 끝이 난다. 오전에 필드 러닝을 시작으로 4시간정도의 훈련을 받고 난 뒤 선수들은 2시간의 점심 및 휴식시간을 갖는다.

점심시간, 고된 훈련 뒤에 선수들은 어머니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음식을 먹게 된다. 합숙기간에는 선수들의 어머니들도 숙소에 와서 당번을 정해 돌아가면서 선수들의 식사를 준비한다. 식사를 준비하는 식당은 매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선수들의 어머니들은 아들의 학년에 따라 선후배 대우가 있을 정도로 선수들 못지않은 친분을 자랑한다. 김영훈(체교 08,유격) 선수의 어머니는 “선수들이 고연전에 출전할 때면 마치 내가 뛰는 듯 보람차다”며 더운 날씨에 선수들의 세 끼니를 준비하는 데에도 힘든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선수들의 식사를 준비하는 어머니들

올해 초, 우리학교는 야구부는 춘계리그 4강, KBO 총재기 대회 16강 진출 실패 등 다소 아쉬운 성적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하계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대통령기 대회에서는 팀 전력의 주축인 4학년의 출전 없이도 16강에 진출하는 등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2012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명 포함 6명의 선수(투수 3명, 야수 3명)를 배출하는 쾌거를 낳기도 했다. 연이은 기쁜 소식에도 길홍규 야구부 감독은 “우승팀이라는 타이틀은 하계리그가 끝난 순간 사라지는 것”이라며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는 자세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우리학교 야구부에는 임치영, 문승원(이하 사체08), 윤명준(체교 08) 선수 등 대학야구 최고수준의 투수진들이 포진하고 있다. (현재 임치영, 문승원 선수는 SK, 윤명준 선수는 두산의 지명을 받았다.) 이 중 올해 선발투수로는 문승원 선수와 윤명준 선수의 출전이 유력한 상태다. 문승원 선수는 150km/h에 달하는 구속의 빠르고 좋은 공, 윤명준 선수는 뛰어난 경기 운영력을 갖고 있다. 선발투수에 관한 질문에 박철홍 투수코치는 “문승원 선수처럼 공을 던지고 윤명준 선수처럼 경기를 이끌어 나가는 투수가 있다면 당장 선발로 내보낼 것” 이라며 웃음지었다. 덧붙여 “선발은 고연전 직전까지 두 선수의 컨디션을 보고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철홍 고려대학교 야구부 코치

오후 3시쯤, 무더위 속에서 오후 훈련이 다시 시작됐다. 매우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훈련에 임하는 선수들의 모습은 매우 진지하다. 가장 성실한 선수를 꼽아달라는 기자의 질문에 조경환 코치는 흐뭇한 표정을 짓더니 박세혁(체교 08, 포수/3루) 선수를 지목했다. 박세혁 선수는 강타자 출신 박철우 경기고 타격 인스트럭터의 아들로 현재 2012 신인 드래프트에서 두산의 지명을 받은 상태다. 원래 포수출신이지만 현재 우리 팀에서는 3루수로 출전하기도 하며 2가지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다. 조 코치의 칭찬에 박세혁 선수는 쑥스러운 듯 “마지막 고연전인 만큼 최선을 다해서 후회없이 뛰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8월 18일에 우리학교 야구부는 연습경기의 일환으로 와세다대와 교류전을 가졌다. 초반 팽팽한 긴장감 속에 진행되었던 경기는 6회 초 5-2의 상황에서 무사 만루에서 볼넷 하나와 7피안타를 허용하며 8점을 잃어 5-10으로 역전 당하고 말았다. 결국 경기는 7-11로 고려대의 패배로 끝이 났지만, 경기 후 길홍규 감독은 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9회에 2득점에 성공한 선수들의 끈기와 스포츠 정신을 높이 샀다. 경기 후 길 감독은 “선수들이 경기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대학생다운 모습이 보기 좋았다” 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와세다 대학교와 교류전을 가진 우리학교 야구부

무더운 여름 날씨 속에서도 고연전 승리를 위해 연습에 몰두하는 야구부 선수들. 그들의 노력이 오는 23일 잠실 주경기장 승리의 함성으로 결실 맺기를 기대해 본다.

∴길흥규 야구부 감독은 정식 직위가 감독대행이지만 내용상 ‘감독’으로 서술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작성자 : 이슬, dew11@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