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총학생회장들과 한나라당 대표단 면담 가져

시종일관 엇갈린 쟁점,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나

10일(금) 오후 2시 20분, 숙명여자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신한은행 홀에서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 대표들과 황우여 한나라당 대표 최고위원 권한대행을 비롯한 몇몇 의원들이 참석해 면담을 가졌다. 이 날 면담은 계속되고 있는 ‘반값 등록금’ 시위 및 등록금 인하 방안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기 위해 급하게 조성된 자리였다. 그러나 양 측 모두 서로가 요구하는 논의의 쟁점에서 벗어나 결국 아무런 수확 없이 흩어졌다.

이 날 학생 대표단 측에서 꺼낸 쟁점은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 대표의 ‘반값등록금’ 정책에 대한 발언 사실 유무와 더불어 여당이 현재 이와 관련된 사안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다가가고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권기홍 동국대 총학생회장은 “(대학교 등록금 정책이)여러 사람을 죽였고 대학생들의 청춘을 담보 잡았으면 그에 합당한 사과가 먼저 나와야 하는 것인데 이에 대한 사과가 없다면 국민들은 이에 대해 전혀 진정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말하며 진정성 있는 정책을 위해 먼저 사과를 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자 한나라당 대표진은 “사과를 요구하는 자리인지 정책에 관한논의를 계속할 것인지 구분해달라”며 “사과를 요구하는 자리라면 차라리 마음이 편하다. 그런 자리라면 당내에서 논의한 후에 어떤 방식으로 무엇을 사과할 것인지 밝히겠다”고 답했다. 이에 대한 질책이 이어지자 황우여 원내 대표는 “오늘은 야단을 맞는 자리라 생각하겠다”고 답하며 “그러나 이번 사안은 교육 문제인 만큼 정치가 최대한 개입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어 나갔다. 또한 “이번엔 여야 없이 해결했으면 한다. 등록금 문제는 한나라당의 요구가 아닌 시대의 요구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고 학생들이 보다 좋은 정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앞으로 함께 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학생 대표들이 반값등록금 발언 사실 유무를 추궁하자 한나라당 임해규 정책위 부의장이자 등록금 대책 TF단장은 “등록금 부담을 반으로 줄이겠다는 것은 2006년 지방 선거에서 발언한 것이며 등록금을 반으로 줄여서 고지서를 내겠다고 말한 의도는 아니었기에 대선에서 반값 등록금 공약은 제외했다”고 답하며 “국민들이 겪고 있는 고생을 알고 있기에 그러한 취지를 애써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또한 “아직도 학부모가 부담하는 총 등록금의 절반 정도를 줄이겠다는 계획은 갖고 있는 상태”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학생 대표단 중 “학생들이 광화문에 나온 것은 ‘반값 등록금’ 공약을 이행할 것을 요구하며 나온 것인데 그것을 앞장서서 이야기 했던 분들이 이에 대해 이해하고 있지 않아 실망스럽고, 기만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심정을 밝혔다.

황우여 원내대표는 이날 자리에서 등록금 정책에 관해 “등록금 인하 방안과 장학금 확충 방안, 학자금 대출 상환 제도 세 가지 트랙에 대한 해결책을 골고루 준비해야 하며 최소한 6월까지는 이야기를 마치도록 서둘러 준비하겠다”고 정책 계획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박자은 한 대련 의장은 “이 자리는 교육에 대한 국회의원들의 철학을 듣는 자리가 아닌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얼마나 동조할 수 있는지 물어보고 싶은 자리였다”고 밝히며 “학생 대표들의 진정성이 와닿지 않는다고 답했지만 학생 대표들은 국회의원들이 앞서 했던 말들의 진정성이 와닿지 않는다”고 국회의원들의 태도를 비판했다. 또한 “이 자리에 많은 기대를 하고 온 학생회장들에게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이 날 면담이 마무리 됐다.

한편, 면담이 끝난 후 조우리 총학생회장은 “정부 여당 대표 측과 대학생들이 한 자리에서 만났다는 사실만으로도 대학생들의 요구가 매우 뜨겁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더불어 “이 문제가 국민들의 문제인만큼 어서 해결되어야 하고 학내의 투쟁과 다르게 사회적인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 아래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며 이 날 자리에 대해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