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bs 기획기사] 학내 기자에 대해 아시나요? - 학내 기자들이 말하는 그들의 생활

학교에 있는 다양한 언론 기관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늘 학내의 다양한 소식을 전해주는 학내 기자들이 존재한다. 학우들 눈에 쉽게 보이지는 않지만 늘 바쁘게 교정을 걸어 다니며 하루하루 기사거리를 찾고 기사를 작성하는 그들. 교내 스피커를 통해 뉴스를 송출하는 kubs와 일주일에 한 번 신문을 제작해 학교 곳곳에 보급하는 고대신문, 그리고 영상뉴스를 학생회관 식당에 송출하는 kutv를 비롯해 기자들은 학내 곳곳에 뉴스를 전달하고 있다.

제각기 수습 국원을 모집하는 바쁜 시기를 앞두고 언론사에서 제법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10학번 kubs, 고대신문, kutv 기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허심탄회하게 본인들의 학내 기자 생활에 대해 털어 놓았다.
 

kubs 성혜란(10, 중문) 고대신문 신효식(10, 미디어) kutv 박지연(10, 영교)

학내 언론사 기강, 요즘은 어때?

kubs 이렇게 술자리에 오니까 처음에 언론사 들어오기 전에 학내 단체 중에서도 특히 기강이 세다고 해서 지레 겁먹었던 게 생각 나. 술도 정말 많이 마셔야 한다고 하고. 요즘은 그렇지 않지만 예전 고학번 선배들이 오면 정말 예전에는 방송국 생활 힘들게 했다는 게 느껴져.

kutv 방송국이라고 술을 강권하지는 않아. 우리는 뒤풀이도 자유로운 분위기이고. 하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술을 좋아하는 편이야.

고대신문 옛날에는 술을 많이 먹는 문화 였다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우리도 술을 마시는 데에 있어서 꽤 자유로운 분위기야.

kubs 선배들과의 관계는 어때? 사람마다 다르지만 아무래도 많은 시간을 동고동락하다 보니까 정이 안 들래야 안 들수가 없지. 하지만 좀 친하다 싶다가도 늘 임원 호칭을 불러야 하니까 여전히 거리감이 느껴지기도 하고. 아무래도 언론사 내에서 국장, 부 국장, 각 부장들로 나눠져 있고 그에 맞게 불러야만 하잖아.

kutv 우리는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야. 굉장히 편하게 지내고 때로는 직책 말고 오빠 언니로 편하게 부르는 친구들도 있고.

고대신문 우리는 대부분 직책에 맞는 호칭을 부르지. 국장님, 부장님 이렇게. 물론 밖에서도 꼭 그렇게 불러.

학내 언론, 학교와 어떤 관계 ?

kubs 이제 좀 억울했던 이야기를 해볼까? 밖에서 취재를 하거나, 심지어 학내에서 취재를 할 때에도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이 많잖아. “학교 언론사니까 당연히 학교 입장의 기사를 쓰는 것 아니냐”부터, “왜 학교 방송국이 학교 이미지에 부정적일 수 있는 걸 취재하려 하냐”고 되묻는 사람들도 꽤 많지.

고대신문 아무래도 발행인이 총장이다 보니 단순히 고대신문을 학교입장을 대변하는 언론지로 보는 경향이 있어. 하지만 고대신문을 매주 꼼꼼히 정독하는 독자라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거야. 만약 사람들이 자기 입맛에 맞는 기사만 골라 읽고, 그렇게 판단한 거라면 그건 좀 속상하네.

kutv 외부 취재처에 나갈 때도 학내 기자라고 하면 학교 측을 옹호하는 사람들로 아는 경우가 많아. 우리가 사실 누구 편을 들고 안 들고 할 만큼 이해관계에 얽혀 있지 않은데. 우리가 특정한 보수를 받는 것도 아니고 말이야.

‘고파스’, 단 하나뿐인 학우들과의 소통 공간 ?

고대신문 개인적으로 고파스를 재미로 가끔 하긴 하는데, 기사거리를 얻는 용도로는 잘 사용하지 않아.

kubs 난 아무래도 지금 학생들이 갖고 있는 불만이든 아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 올리는 곳이 한 군데로 한정되다보니까 고파스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편이야.

kutv 나도 고파스를 많이 보는 편이야 일단 고파스에 기사가 올라오면 리플이 정말 많이 신경 쓰여. 기사의 내용에 대한 게 아니라 기사와 다소 무관한 내용의 리플이 달리면 속상하기도 해. 예를 들면 원래 목소리 같은 거?

kubs 나는 가끔 ‘고파스에서 이런 불만이 있구나’ 해서 직접 인터뷰를 하다보면 인터넷과 현실 사이에서 괴리감을 많이 느껴. 고파스 사용자와 비사용자를 아울러서 생각해야 하는데 그 둘 사이에 의견 차가 크게 나타날 때면 또 다시 고민에 빠지게 되는 거지. 내가 지금 취재하는 방향이 맞는가 하고. 하지만 분명 고파스는 학생 사회, 학교 자체에 대한 관심과 여론이 가장 많이 표출되는 공간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가져야만 하고.

학업도 병행하기 힘들지 않아?

kutv 임원진이 정말 힘들어 보여. 실제로 국장님 부국장님 모두 휴학상태야. 오히려 국원들 분위기가 굉장히 자유로워서 임원진들이 고생하는 것 같기도 하고. 강요할 수 없는 일들을 국원들에게 시킬 때에는 참여를 이끌어 내느라 임원들이 많이 고생을 하지.

고대신문 나 개인적으로는 이제 힘든 것 자체에 적응이 돼서 그런지 힘들다는 생각은 잘 안 들어. 또 주위에서 고대신문 활동 때문에 학점을 챙기지 못한다든지, 과활동이나 외부활동을 병행하지 못할 거라는 편견이 싫거든. 그래서 오히려 그것 때문에 다른 것도 더 열심히 챙기려고 노력하지.

kubs 맞아. 또 분명 내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니까 내가 시작한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싶기도 하고. 그런데 가끔 수업 시간에 정말 취재해야 할 일들이 생기거나 하면 당황스럽지 않아?

고대신문 우리 같은 경우는 맡은 취재가 수업시간과 겹친다면 담당 기자를 다른 기자가 바꿔주던지, 다른 기자가 취재를 도와주는 융통성은 있어. 하지만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해. 본인이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으면 분명 다른 누군가가 더 힘들게 되거든.

kubs 그러고 보니 정말 직장인 같기도 하다. 이 곳을 동아리로 보는 시선에 대해서는 과연 우리가 몸 담고 있는 단체는 동아리일까? 어떻게 생각해?

kutv 동아리는 절대 아니지. 동아리 선배라고 소개했다가 혼이 난 적도 있었어.

kubs 그렇지.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정체성에 대해서 자각하지 못하면 남들도 그걸 알아 주지 않을 테니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들

kubs 나는 수습 작품을 만들 때 정말 열심히 했던 기억이 나. 카메라 한 대를 들고 경복궁 에서부터 홍대까지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거든. 또 수습 때 김연아 선수 뒤를 쫓아다니다가 인터넷 신문에 얼굴이 나와서 당황했던 기억도 있고.

kutv 수습 작품 때 취재를 하는데, 평소에는 취재에 계속 응해주시다가 영상 취재에 응해 주지 않아서 1시간 넘게 실랑이를 벌였던 적도 있었어.

고대신문 얼마 전에 특집 기사로 내보냈던 미화노동자 파업을 취재했을 때가 가장 많이 생각나. 정말 새벽 네시부터 하루 종일 따라다녔거든. 나 개인적으로도 책상에 앉아서 여기저기 전화하기보다 찾아가는 취재, 발로 뛰는 취재가 좋고 앞으로도 그런 기사를 많이 써나갈 생각이야.

kutv 나 같은 경우는 목소리를 녹음하는 과정이 너무 창피해서 아침에 몰래 가서 사람 없을 때 주로 하는데 그 때 미화노동자 분들이 극적인 타결을 해서 허겁지겁 밖에 나가서 바로 미화 노동자 분을 붙잡고 인터뷰를 했지. 그래서  제일 먼저 기사를 쓰기도 했어.

kubs 나는 전학대회나 여러 회의들을 쫓아다니면서 밤을 샌 기억이 많은데 특히 작년 말에 취재했던 일련의 사건들은 아마 내 인생에서 평생 기억에 남을 사건들이 될 것 같아. 이제 집에 계시는 부모님께 학교에서 시험공부를 한다고 하고 취재를 하는 일도 어색하지 않게 된 것 같고. 

때로는 기자를 꿈꾸지 않지만...

고대신문 흔히 고대신문 하면 다 장래희망이 기자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지만도 않아. 실제로 그런 사람들도 있지만 원래부터 기자 쪽을 생각하고 있지 않거나, 일 하면서 생각이 바뀌는 경우도 많지 나는 정말 ‘전혀’ 기자를 하 고 싶은 생각이 없어.

kutv 난 원래 사실 제작부를 지원했었어 2지망이 보도부였고. 하지만 막상 하다보니 보도부 쪽에 관심이 생겼고 지금은 아나운싱에 관심이 많아. 사실 나도 다른 부른 지원했었지만 수습 국원들 뽑을 때 보도부 지원률이 현저히 낮은 게 사실이야. 보도부를 많이 못 뽑아서 보도부만 한 번 더 뽑기도 했어.

kubs 우리도 마찬가지야. 다른 부를 지원했다가 보도부에 들어오게 된 친구들도 적지 않아. 나는 여전히 기자를 꿈꾸고 있지만, 이 곳에 들어오기 전에 꿈꾸던 기자의 모습과는 많이 다른 생활을 하고 있는 것 같아. 요즘에는 다른 방송 관련 일들이 나에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가끔 들어.

이런 후배수습기자들이 들어왔으면 좋겠다

kutv 남자 11학번 후배가 들어왔으면 좋겠어. 지금 12명 중에 남자가 딱 1명이거든. 무게감 있고 묵직한 목소리로 기사를 읽는 남자기자도 필요한 것 같아

고대신문 나도 여자가 더 많아서 남자후배가 들어왔으면 좋겠어. 금방 나갈 사람 말고 진득하게 오래 버틸 수 있는 후배가 왔으면 좋겠고.

kubs 나는 정말 큰 꿈을 갖고 있는 기자다운 기자를 꿈꾸는 후배들이 들어왔으면 좋겠어. 들어와서 상처받고 후회해도 좋으니까 들어올 때만큼은 그래도 그런 생각을 갖고 들어 왔으면 해. 그래야 나도 함께 자극을 받고 또 나도 그 아이들에게 좋은 자극제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그리고 정말 후배들이 언론사에 많이들 지원해 줬으면 좋겠어. 실제 기자 일을 하면서 좋은 사람을 얻어가는 경우도 많잖아? 선배들은 물론이고 학생회 사람들, 운동선수들을 비롯해서 학교에 다니는 동안 이렇게 많은 사람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도 없다고 생각해.

kutv 전화번호부에 등록된 사람들 수가 늘어나는 게 느껴져. 카카오톡에 취재했던 사람들이 등록되기도 하고.

고대신문 고대신문 기자가 아니었다면 만나기 힘들었을 사람들을 취재할 때 신기하기도 해. 또 가끔은 눈길이 가는 여학우한테 가서 취재를 한다는 핑계로 연락처를 알아낼까 생각한 적도 있었어. 물론 생각으로만 그쳤지만.(웃음)

기성 언론에 대한 관심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학내 언론에 대한 관심은 더욱 더 저조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학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취재하는 일을 담당하는 각 언론사의 보도부 지원자 수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부족한 지원자 수에 추가 모집을 하는 경우는 다반사고 지금도 학내 곳곳에는 수습 기자 모집 공고가 가득하다.

학내 언론, 그리고 그 중심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기자들. 남들보다 바쁜 학교 생활이지만 그 속에서 꾸준히 학내의 소식을 알려주는 그들이 있어 학교 내에 더 다양한 소리가 전달되고 원활한 소통이 이뤄질 수 있다. 이들이 그들의 일에 대한 사명감을 가지고 진정한 대학 언론인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학우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질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