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안팎으로 대학생들의 자살 문제가 논란의 중심에 서있다. 카이스트 대학생들의 연이은 자살은 해당 대학 교육 방침의 근간을 흔들고 있고, 이에 심각성을 느낀 다른 대학들 또한 대학생들의 자살 문제 해결 방법을 모색 중에 있다.

최근 우리 학교 주변 원룸가에서도 안타까운 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했다. 지난 3월27일, 안암동 5가에서 한 학우가 화장실에서 번개탄을 피워놓고 숨진 사건에 이어 이번 달 14일, 정경대학 후문 개운사 근처 원룸에서 한 학우가 목을 맨 지 이틀 후에야 발견됐다. 둘 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고 주변 지인들의 증언에 의하면 가정사나 우울증, 그리고 본인의 내성적인 성격이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약 20일 간격을 두고 발생한 두 사건에 대해 주변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과 학우들은 충격을 받은 상태다.

학교에서는 ‘학생상담센터’를 운영해 학생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돕고 있는 상태지만 실질적으로 자살 충동을 느끼는 학생이 직접 찾아와 상담을 요구하는 경우는 드물다. 심리학과 고영건 교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람들 대부분 개인적 사정에 의한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한 선택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는 사회 구조적 차원에서 학교 당국이 나서야 한다”라고 밝히며 “학교에서는 학생들의 정신 건강을 위한 교양 교육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2010년에 석탑강의상을 수상한 바 있는 ‘현대인의 정신건강’ 수업을 보다 대규모로 확장 시켜서 학생들이 집단 상담을 통해 본인에게 닥친 위기를 극복하는 훈련을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답했다. 덧붙여 최근에 사회적으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자살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가운데 자살률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을 정도로 많은 수의 사람들이 자살하고 있고, 최근 몇 달 사이에 있던 자살 사건들은 언론에 의해서 부각된 것일 뿐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하며 자살 문제는 단기적으로 비판 받아야 할 사실이 아닌 고질적인 문제점이라는 것을 지적했다.

학교 당국의 문제 해결 노력과 더불어 대학생들 사이에 ‘유대감’이 지나치게 약화된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고 교수 역시 “학생들 사이의 연결 끈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라고 밝히며 학생들 사이의 유대 관계가 약화되고 있음을 인정했다. 특히 14일에 발생한 사건의 경우, 자녀와 연락이 단절돼 이틀 후에야 부모가 서울로 올라와 그 생사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이 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자살과 관련된 논란들이 사회 구조 또는 학교 시스템 개선에 대한 반성에 국한될 것이 아니라 대학생들 스스로도 그들의 모습을 한 번 더 돌아보는 계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