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생의 학생상담센터(소장=원남희 교수) 이용률이 크게 늘었지만, 본교 상담센터는 학생들의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학생상담센터에서 실시하는 서비스는 크게 개인상담, 집단상담,심리검사 3종류다. 과거에는 개인상담이 많았지만, 최근엔 심리검사를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이 늘었다. 또한 10년 전에 비해 현재 이용 학생 수는 2배 가까이 늘었다. 학생상담센터 이혜선(임상 및 상담심리학 박사) 연구교수는 “예전엔 학생들이 ‘상담’ 자체를 굉장히 낯설어하고 고민은 친구나 가족에게 말하는 식이었지만, 지금은 사회가 복잡해지면서 상담에 관한 전문 서비스를 많이 이용한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센터에 대한 학생들의 인지도도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센터의 인력은 소장 1명과 연구교수(상담교수) 2명, 시간제 상담원 4명과 행정직원 1명으로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다. 상담이 밀려대기하고 있는 학생이 자주 눈에 띠고 교수들은 쉴 새 없이 바쁘다. 이혜선 교수는 “상담은 시간이 드는작업이고, 센터의 가장 주요한 업무인데 지금 인력으로는 학생들의 상담 수요를 감당하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상담센터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소장을 제외하곤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비정규직인 점도 문제다. 행정직원까지 정규직인 다른학교 상담센터와는 달리, 본교는 임상심리학 자격증을 모두 갖춘 연구교수조차 계약직이다. 게다가 학교 본부에 상담센터를 관리하는 부서가 없어 상담센터의 개선 요구 사항도 대학 본부에선 거의 반영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원남희 소장은 “학교가 상담을 전담하는 연구교수의 처우를 개선해주지 않아 고급 인력이 자꾸 외부로 빠져 나간다”며 “상담원들의 인원수도 적은데 자주 바뀌기까지 해 원활한 운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상담센터에 지원되는 예산도 적어 정기적인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데에 어려움이 있다. 지난 1년 간 지원이 조금 늘긴 했지만 액수가 부족해 수년째 제대로 된 특강이나 정기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본교 상담센터는 아직 체계적인 시스템이 자리잡지 못했다. 원 소장은 “간혹 상담을 받으러 온 학생 중에는 병원 치료도 병행해야 하는 학생도 있는데 제도적 뒷받침이 부족해 학교 병원과의 연계가 잘 되지 않는다”며 “학생상담센터는 최근 학교 평가의 필수 요소로 꼽힐 정도로 중요한데 대학 본부에서 너무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편, 다른 대학에선 적극적으로 상담센터를 발전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서강대 학생생활상담연구소는 소장 1명과 행정부 직원 1명에 상담원이 6명이 상시 근무하며, 10명 정도의 레지던트와 인턴이 상담연구소에 속해 있다. 서강대에선 2009년 개인 상담을 받은 학생 수가 1643명으로 전체 학생(7421명) 중 22.1%나 된다.

학교의 다른 부서와 긴밀히 연계해 상담센터를 운영하는 곳도 있다. 연세대는 경제적 문제로 고민하는 학생을 장학복지과에 연결해 주기도 하고, 전공 선택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은 학사지도교수를 통해 보다 전문적인 지도를 하고 있다. 연세대 황인화 주임은 “대학 내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협조한다”고 말했다.

상담센터는 10월 말 상담발전워크샵을 열어 의대, 심리학과와 앞으로 심리 상담 분야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야 하는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원 소장은 “교내에 위치한 상담센터는 병원보다 접근성도 좋고, 병원에 가면 기록이 남을까봐 걱정하는 학생들이 많이 찾기 때문에 학생들이 언제든지 편하게 찾는 공간이 돼야 한다”며 “정신건강이 중요해진 현대 사회의 맥락에 맞춰 상담센터를 보는 학교의 인식이 근본적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