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교생 10명 중 1명 이상이 지난 중간고사 때 부정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대신문이 4월 마지막 주 한 주간 본교생 51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다. 응답자 515명 중 59명(12%)이 중간고사 때 부정행위를 해 봤다고 답했으며, 부정행위를 해 봤다고 답한 응답자의 27%가 부정행위에 대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고 답했다. 또한 본교생의 절반 이상(55%)이 ‘들키지만 않는다면 부정행위를 하겠다’고 답했다. 시험 중 부정행위 현장을 목격했을 때 모른 척 넘어가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70%나 됐다.
부정행위의 적정 처벌 수위를 묻는 질문엔 절반 이상(56%)의 학생이 ‘F학점을 줘야 한다’고 답했으며, ‘가벼운 주의를 주고 넘어가야 한다’는 응답이 24%로 그 뒤를 이었다. ‘적발되면 해당 학기를 이수하지 않은 것으로 해야 한다(7.5%)’와 ‘정학 또는 퇴학시켜야 한다(8.5%)’고 답한 응답자는 합쳐서 16%였다.

리포트·대출·대리시험은?
리포트를 돈을 주고 사 본 경험이 있는 본교생은 23%였다. 이들 중 14%는 ‘구입한 리포트를 조금도 수정하지 않고 그대로 제출했다’고 답했다. 온라인 리포트 판매 사이트에 리포트를 팔아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6%였다.
리포트 거래에 대한 가치관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15%가 ‘합법적인 거래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대리출석에 관한 본교생의 인식은 시험 부정행위나 리포트 거래에 비해 관대한 편이었다. 대리출석을 절대 해선 안 된다고 답한 본교생 응답자는 23%에 불과했다.
대리출석을 부탁해 본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40%, 대리출석을 해 준 적이 있는 응답자는 50%였다. 대리출석을 해 준 적이 없는 학생 중에서도 60%의 응답자가 ‘가까운 사람의 부탁을 받으면 대리출석을 해 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대리시험에 관한 인식은 엄격한 편이었다. 대리시험을 보거나 봐 줘선 안 된다고 답한 응답자가 72%에 이르렀다.
응답자의 47%는 ‘대리시험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리시험을 부탁해 본 적 있는 응답자는 6%였으며, ‘가까운 사람이 부탁하면 대리시험을 봐 줄 의향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은 4%였다.

‘평가’에 대한 본교생 평가
본교생의 절반 이상은 평가의 기준이 객관적이거나 구체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지필시험의 기준이 객관적이고 구체적이냐는 질문에 56%의 학생이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리포트 평가의 기준이 객관적이고 구체적이냐는 질문엔 61%가 ‘그렇지 않다’고 응답했다.
담당교수에게 시험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적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27%였다. 이의 제기 결과 담당 교수가 성적을 바꿔 준 비율은 20%였다. 이의 제기로 성적은 바뀌지지 않았지만 담당교수의 설명을 듣고 인정한 경우는 40%였다. 이의 제기에 대해 담당 교수의 설명을 들었으나 납득하지 못한 경우와 담당 교수의 설명을 듣지 못한 경우는 각각 20%였다.
출석을 평가항목에 포함시키는 것에 대해 22%의 학생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로는 ‘평가는 실력을 기준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40%), ‘대리출석 때문에 제대로 평가하기 어렵다(30%)’, ‘시간 낭비다(25%)’ 등이 뒤를 이었다.

전공 계열별로 큰 차이 보여
인문사회계열와 이공계열 간 응답결과에서 큰 차이가 나타났다. <표·그래프 참조>
부정행위는 인문사회계열에서 더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정행위를 했다고 답한 사람들 중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고 답한 비율도 인문사회계열이 높았으며, ‘들키지만 않는다면 부정행위를 할 의사가 있다’고 답한 비율도 인문사회계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부정행위에 대한 고발 정신은 인문사회계가 다소 높았다. 부정행위의 적정 처벌 수준에 대한 생각도 인문계가 더 엄격했다.
리포트에 관한 생각 또한 두 계열의 차이가 확연했다. △리포트를 돈으로 산 경험이 있는 학생 비율 △구매한 리포트를 수정 없이 그대로 제출한 비율 △리포트를 팔아 본 적 있는 학생의 비율 △‘리포트 거래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 모두 인문사회계가 이공계보다 높았다.
대리출석과 대리시험에 대한 가치관도 크게 달랐다. 인문사회계가 대리출석과 대리시험에 더 관대한 태도를 보이고 있었으며, 실제 대리출석과 대리시험 경험도 인문사회계 응답자들이 더 많았다.
평가에 대한 관점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이공계가 인문사회계보다 평가의 기준이 객관적이고 구체적이라고 생각하는 학생 비율이 많았다. 성적에 대한 이의 제기도 이공계가 인문사회계보다 확연히 적은 것으로 드러났다.

시험에 대처하는 교수님의 자세는?
교수 9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지필시험과 리포트 모두 직접 채점하는 교수 비율은 50%였다. 27%는 ‘지필시험만 직접 채점한다’고 답했다. 둘 다 조교를 시킨다고 답한 교수는 17%였다. 채점을 직접 한다고 답한 교수의 95%가 ‘수치로 점수를 매기는 방식으로 평가한다’고 응답했다.
본인 과목의 시험에서 부정행위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질문에 50%가 ‘F학점 처리한다’고 답했다. ‘점수상의 불이익을 준다’고 답한 교수는 30%, ‘학칙대로 처리(학생상벌위원회에 회부해 퇴학 또는 정학 심의)한다’고 답한 교수가 20%였다.            
‘리포트 표절 여부를 잡아내기 위해 학교에서 나눠준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사용한다’고 답한 교수는 10%에 불과했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답한 교수들은 그 이유를 묻는 주관식 문항에 △‘매 학기 리포트 과제를 바꾸고 최신 이슈를 이용하기 때문에 표절 가능성이 낮다’ △‘리포트를 읽으면 어차피 알 수 있다’ △‘사용하기 불편하다’ △‘프로그램을 신뢰하지 않는다’ △‘전공과목의 특수성상 사용할 수 없다’ △‘학생들의 양심에 맡긴다’ 등의 답변을 달았다.
윤준보 기자 bo@kuke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