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범 씨는 개그맨 활동 외에도 행사진행을 굉장히 잘하기로 유명하다. 결혼식 행사만 500 번 넘게 진행했고, 몇 해 전에는 결혼식 행사 전문 회사를 차려 이 부문 1위를 하는 등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또한 김대범 씨는 홍대 앞에 위치한 김대범 소극장의 대표이기도 하다. 자신의 이름을 걸었기에 뿌듯하지만, 반면에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이 항상 느껴진다고 한다. 소극장을 열게 된 취지에 대해 물었다.

A.일단 개그맨이 되는 게 일차적인 목표였고, 두 번째는 나만의 공연장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제 두 개를 다 이룬 셈이다. 공연장을 만들겠다는 목표는 개그맨 지망생시절부터 생각해왔던 것이다. 내 이름이 인지도가 있는 것도 아니고, 내 이름을 붙여서 공연장이 돋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스스로 책임감을 갖기 위해 이름을 붙이게 됐다. 아니나 다를까 이름을 붙인 결과 큰 책임감을 가지고 공연에 임하게 됐다.

8월 말에 개업한 김대범 소극장은 코믹 체험극을 전문적으로 상영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으로, 이곳에서 상영중인 ‘당신이 주인공’이라는 연극은 연일 매진을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코믹체험극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어떻게 만들게 됐는지 물었다.

A.공연이라고 하면, 일방적으로 관객들이 공연을 보는 입장이 된다. 박수를 치고, 환호를 하고, 웃고 끝나 버린다. 요즘 공연을 보면 관객을 참여시키는 부분을 포함하는 경우가 있지만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 아무리 잘 짜여진 극이라고 해도 그 현장에 있는 사람만이 웃을 수 있는 해프닝을 따라올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관객이 재채기를 했는데 이것이 분위기와 버무려져 웃음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아무리 열심히 개그를 짜도, 현장성을 포기하기가 아까워서 아예 현장에서 일어나는 해프닝만을 가지고 공연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기존의 연극에서 관객을 앞으로 불러내 잠깐 동안 참여를 유도하는 수준에서 그쳤는데, 김대범 씨의 연극은 공연 전체가 관객 참여로 이루어진다. 관객이 무대위의 연기자를 보며 감상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무대에도 나가고 연극을 만드는 주체가 되는 점이 인상적이다. ‘

A.우리가 관객이 되고 관객을 주인공으로 만들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당신이 주인공'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됐다. 우리 공연에 들어오면 나는 어떤 역할이 될까 하는 긴장감을 느낄 수 있다. 공연을 함께 체험하면서 '길에서 만나면 그냥 지나쳤을' 타인과 호흡을 맞춰 연기하면서 따뜻한 웃음을 공감할 수 있다. 10년이 넘는 공연기간 동안 이런 공연은 처음이다.

관객에게 갑자기 ‘무대에 올라가서 연극의 주연배우가 되라’ 고 한다면 어색한 것이 사실인데, 정통극이 아니라 코미디 연극이기 때문에 그런 어색함마저도 웃음을 유발할 수 있다.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공연을 해 온 김대범 씨의 공연 노하우가 듬뿍 담긴 작품이다. 개그맨이라는 꿈을 이루고, 자신의 이름을 내 건 소극장과 회사를 세우는 등 김대범 씨는 젊은 나이에 많은 것을 이루었는데, 앞으로 인생의 목표는 무엇인지. 이루고 싶은 꿈은 무엇인지 물었다.

A.목표는 계속 업데이트 되고 있다. 개그맨이라는 꿈을 이뤘으니 '지금이 나의 꿈'이다. 개그맨이 됐고, 내 이름을 건 극장을 가졌으니 목표는 다 이루었다. 현재 바라는 것은 개그콘서트에서 가장 웃긴 사람이 되는 것이고, 김대범 소극장이 2관,3관 확장하는 것이다. 연극을 만들었듯이 보고 아무생각 없이 웃을 수 있는 영화도 만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