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대 총학생회 선거 후보 인터뷰 - ① [함께,멀리] 김원 정후보 인터뷰

Q. '함께,멀리' 라는 선본명이 인상적이다. 어떤 뜻이 담겨있는가?

A. '함께,멀리' 라는 이름의 선본은 법대 학생회 시절부터 유효하던 것이다. 언젠가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라는 아프리카 속담 한 구절을 보고 그것이 가슴에 와닿았던 적이 있었는데, 그와 상통하는 의미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학우들과의 소통을 강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내가 학생회 활동을 할 당시는 법대 학생회가 무너질 위기에 처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는데, 그 때 '함께 가야 멀리 갈 수 있다' 는 신념을 가지고 학우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려 노력하면서 법대 학생회의 기초를 다시 세웠던 기억이 난다.

Q. 김원 정후보는 법대 학생회장으로 활동했을 뿐 아니라 작년에는 총학생회 회칙개정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학생회 일을 하는 동기와 그 의미는 무엇인가?

A. 고등학교 때부터 학생회 활동을 했었다. 개인적으로 언제 어디서나 학생 자치 활동은 정말 소중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든 스스로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의 목소리가 위쪽으로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다고 느낄 때 소외를 느끼고, 그것은 결국 집단에 대한, 참여에 대한 무관심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일들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정당한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는 일을 스스로 한다는 점에서 학생회 일은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Q. 지난해 많은 일들이 있었다. 42대 총학생회를 평가하자면?

A. 사회 문제를 앞장서서 이야기 하는 것이 대학생으로서의 바람직한 모습이기도 하고, 또 우리 고려대학교 선배들이 만들어온 기조와도 어느 정도 부합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학생들을 위한 학생회는 어떠한 우선 순위를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함께' 하는 것이 아니면 어떤 성과든 그 의미는 퇴색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총학은 내부의 민주성이라던가 소통의 문제에서 조금은 부족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실 개인적으로 운동권, 비운동권 이라는 단어들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운동하는 사람들' 이 스스로 집단을 만들어 세력화하고, 결국 전체 학우들 사이에 이리 저리 무리가 지어져서 운동권, 비운동권이라 이름붙여진 것이 아니냐 하는 생각이 들어서다. 이는 소통과 거리가 멀다. 지난 총학생회는 많은 일들을 했지만, 그런 측면에서 다소 자신들의 집단에 골몰하고, 그 안에 갇혀있었던 측면이 없지 않았던 것 같다.

Q. 등록금 문제 관련 '등록금 책정 위원회 정상화를 통한 근본적 해결책' 공약은 구체적으로 어떤 것?

A. 현재도 '등록금 책정 위원회(이하 등책위)' 라는 기구는 존재한다. 등책위는 총학 4명이 참가한다는 점에서 학우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큰 장이 되어야 마땅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그저 자문 기구일 뿐이다. 실제로 학교는 대략 9월 정도에 이미 다음 해 등록금을 책정 하고, 등책위에 그 사실을 통보해버린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원칙대로라면 학교는 우리를 설득하는 입장이어야 한다. 학교가 등책위에 등록금에 대한 허락을 구하고 설득의 과정을 통해 최종적인 등록금이 책정이 되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 현재 등책위는 속 빈 껍데기에 불과한 것이다. 실제로 한국외대의 경우 등책위의 최종적인 허락을 거쳐야 비로소 등록금 고지서를 발송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총장이 약속을 하기도 했는데, 우리 학교도 하루 빨리 이러한 방향으로 등책위를 정상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근본적인 구조가 변화되어야 다른 것도 논할 수 있기 때문이다.

Q. 근로장학금을 인상하겠다고 했다. 그 외 장학금 관련 다른 계획이 있다면?

A. 현재 면학 장학금은 단대별로 티오가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안다. 그래서 신청자가 넘쳐나거나 티오가 적은 단대의 경우 충분한 자격이 있는 학우들이 장학금을 받지 못하는가 하면, 단대 내 신청자가 별로 없어서 다소 성실하지 않은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게 되는 경우도 생긴다. 이러한 모순을 없애기 위해서 장학금 관련 업무를 중앙으로 위임하고, 그것을 정밀하게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외부장학금도 마찬가지다. 외부장학금 역시 체계화되어있지 않아서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는데, 이런 문제의 해결을 위해 제도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Q. 셔틀버스 개혁 공약이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보과대 학생들에 따르면 현재 셔틀 버스는 배차 간격이 20분이고 차량 수가 3대인데, 공약 대로 길음역을 경우할 경우에는 배차 간격 20분이 지켜지기 어렵다고 한다. 현재 학교는 증차를 하지 않는다는 입장인데?

A. 일단 셔틀버스 개혁은 꼭 필요하다. 배차 간격을 조정하고 길음역을 경유하게 할 것이다. 현재 보건대 학생들의 경우 안암역에 와서 다시 셔틀버스를 타야하는데, 8시 30분 또는 40분 버스를 무조건 타야 1교시 등교가 가능하다. 그래서 '시내버스가 아닌 경우 승객들이 버스를 서서 타서는 안된다' 는 교통 법규까지 어기면서 정말 힘들게 등교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분명 버스는 한 대 이상 증차되어야 하고, 시간 조정 역시 필요하다. 학교측에서는 증차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고수할 것이 아니다.

Q. 중고 수업 교재 매입과 판매에 관한 계획이 현실화 가능한가?

A. 사고와 표현 수업을 위해 대부분의 신입생들이 '글쓰기의 이해' 책을 구입하지만 1학년이 지난 후 이 책을 들여다보는 학우들이 몇이나 될까? 우리는 이러한 낭비를 없애고 등록금 외의 또다른 부담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 총학생회는 단과대와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단과대에서 매매가 많이 이루어지는 도서 리스트를 받을 계획이다. 예를 들면 경제학과의 '맨큐의 경제학' 같은.... 그런 책들을 모두 조사한 다음, 우리가 직접 중고가 책정을 하고 매입을 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다. 학생회에서 자치적으로 정당하게 하는 일이므로 학교 측과도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Q. '대학평의원회'를 정상화하겠다는 공약이 있다. 보통 학생들은 '대학평의원회'가 어떤 것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공약에 대한 설명을 덧붙인다면?

A. 몇 년 전 열린우리당이 사립학교법을 개정하면서 대학에 '대학평의원회'를 두도록 했다. 총 13명으로 구성되는데, 중요한 것은 학생 대표가 2명 포함되어있어서 학우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어쨌든 평위원들로 임명된 사람들 13명이 학교 운영에 대한 중요한 사안들을 심의하는 기구라 볼 수 있는데, 우리 학교에서는 이 대학평의원회가 실질적으로 개최되지 않고 있다. 법에 강제력이 없다보니 학교 측은 늘 이를 연기하는 식이고, 심지어는 위원 구성도 명확히 되어있지 않은 상태이다. 이런 대학평의원회를 본래의 목적에 맞게 정상화해야 한다. 학생 대표들이 지속적으로 학교 당국과 만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 번 선거 기간에 다른 선본의 공약 중에서 학교가 앞으로의 정책을 미리 학생들에게 예고해주도록 한다는 '정책예고제' 공약을 본 적이 있었는데, 대학평의원회가 정상화된다면 그러한 측면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학생 대표와 교직원을 포함한 평의원들이 자유로운 논의를 하는 환경이 주어지면 거기서 자연스레 앞으로의 정책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것이고, 그것이 논의된 후 학생 평의원이 학우들에게 그것을 알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작성자: 수습 이지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