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호 총학생회장과 기자는 정회장이 총학생회장이 되기 이전부터 안면이 있던 사이였다. 인터뷰는 선후배로서 얘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레 시작되었다.

-저랑만 얘기한다고 생각하시고 저만 보고 편하게.

알았어.질문몇개나돼?

-9가지요. 아 근데 몇 개는 간단해요. 일단, 수배된지 고연전 때 대략 150일 정도라고 하셨잖아요. 총 며칠(되셨나요)?

봐야할 것 같은데. 디데이로 해놓았는데. 시간이 잘 가네. 163일 됐다. 

-163일.정확히 언제 수배 되신거에요?

4월 8일부터 수배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수배생활동안 겪었던 일들? 예전에 외대인가 경희대에 가셨다가… 반 친구한테 생중계를 들었거든요 저는.

어려운 일이 많이 있었고, 당연히 자유로운 순간보다는 답답했던 순간들이 많았는데요. 특히 외대에서 서울지역대학생시국대회를 마치고 나왔을 때 연행시도가 있었던 적도 있었고, 그 때 많이 당혹스러웠는데, 정말 영화에서 나오는 것처럼 택시를 타고 가다가 뒤에서 갑자기 어떤 택시가 앞을 막더니 괴한 세 명이 택시의 문 세 개를 열고. 같이 타고 있던 총학생회 여자 집행부를 끌어내리고 저까지 연행하려고 했었는데 그 때 다행히도 정말 많은 시민 분들이 주변에서 둘러싸서 도와주시기도 했고, 특히 지나가던 고대 선배님, 통계학과 선배님이었는데 고대 선배님 한분이 

-@@선배(반 선배)는 아니죠.

아니지. 지나가다 도와주셔서 다행히도 안전하게 나올 수 있었죠. 그 외에도 나가지 못한다는게, 여기 편의점도 문 닫히고 나면 혼자서는 물건 하나 맘대로 못 사고. 그리고 특히 행사가 있거나 해서 다들 밖에 나가면 혼자서 학교를 지켜야 하는 적도 있었고. 무엇보다 가족들이 되게 많이 보고싶어해서. 걱정도 많이 하시고

-집에 한 번도 못 가신거에요?

한 번도 못 갔죠.

-그러면 학교 밖으로 나가시는 경우는 어떤 경우세요?

중요한 회의가 있거나 하면 학교 밖에 나가서 회의를 하고. 예를 들어 총학생회장으로서 꼭 나가야하는 대표자회의나, 서울지역 대표자회의나 대학생 행동연대라고 해서 이번에 mb심판 민주회복을 위한 대학생행동연대라고 만들어져서 거기서 주요한 활동들을 많이 하는데 그 회의 같은 경우는 꼭, 또 제가 고대 총학생회장이기도 하고 대학생만족도수행위원장이기도 해서 꼭 가서 의견을 이야기 해야 하는 측면이 있어서 그런 회의는 꼭 가고. 중요한 집회가 있거나 하면 많은 고대학생과 같이 가죠.

-그런데 갈 때는 어떻게 나가죠?

음

-말하면 안 되나?(웃음)

하하. 숫자가 좀 되면 경찰에서도 기본적으로 무리지어다니는 사람을 한꺼번에 연행할 수 없으니까 같이 움직이기도 하고. 때로는 몰래 나가기도 하고.


-식사라든지 일상생활은 어떻게 하고 계신 거에요?

먹고 자고 생활하는 것은 학생회관 총학생회실에서 해결하고 밥 같은 경우는 학생회관 1층 식당에서, 1,2층 식당에서 먹거나 늦은 경우는 시켜먹거나 이렇게 생활을 하죠.

-씻는거라든가 이런 건.

학생관에 의외로 샤워시설 같은 것이 잘 갖춰져 있어서.

-짐 같은 것은 수배생활 시작하고 나서 집에서 옮겨오는 건가요?

어차피 학교에서 생활을 했으니까 근처에서 가지고 오고 집에서도 가져다주시기도 하고.

-살림이 차려진거네요.

하하. 다 있어요. 하하. 가을 옷들을 이제 가져와야 겠네.(웃음)

-공소시효는 언제까지에요?

공소시효까지는 확인을 안해봤는데. 대부분의 수배생활하는 분들이, 만날 선배들 얘기 들어보면 시효가 끝나서 수배를 끝내는 분들은 없고 중간에 잡혀가거나. 진짜 둘 중 하나에요. 정권이 바뀌어서 사면이 되거나 아니면 잡혀가거나 둘 중 하나죠.

-제가 듣기로는 공소시효가 더 길다고, 총학생회 임기보다.

훨씬 길죠.

-그럼 총학생회 임기가 끝나면 총학님은 어디서 생활하시나 이제.

학교 어디선가 생활하겠죠.

-이후 계획은 어떻게 되시는 거에요?

기본적으로 학교에서 생활을 하고 어디서 생활 할지는 봐야죠.

-수배생활은 지금 생각하시기로는 정권이 바뀔 때까지?

언제까지 할 건지에 대한 계획은 아직 없는데 기본적으로 잡혀가면 안 되고. 수배생활을 결심한 것도 부당한 공권력의 소환요구와 수배조치에 대항하기 위함이니까. 솔직히 잡혀갔다가 올 수도 있는데 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종의 하나의 저항으로써 수배생활을 하는거 거든요. 이렇게 소환장을 받은 대학생도 정말 많이 있는데 이런 마구잡이식 이명박 정부, 전문시위꾼을 잡는다고 하고. 이런 시민사회단체와 대학생들에 대한 공안탄압에 맞서서 수배생활을 하고 있는 겁니다.

-소문 듣기로는 어디에서 경포반(총학생회장의 소속 반) 싸이월드 클럽을 관리하고 있다고.

누가 그런 얘기를 또.

-그냥 어디서 들려오던데요.

실제로, 작년에 혹시 얘기를 들었는지 모르지만, 경희대 국제캠퍼스를 다니다가 ROTC로 군대에서 복무하고 있던 한 선배가 군에서 사찰을 당한 거에요. 집에도 압수수색이 들어오고 하는데. 압수수색한 내용 중에 싸이월드 방명록이나 게시판에 자기가 몇 년 전에 글 썼던 것, 그러니까 90년대 후반 학번이었는데 90년대, 대학 들어오고 나서부터 자기가 썼던 글들, 자기 방명록에 글 남긴 사람들, 이런 거까지 다 압수수색 명단에 있었고, 내용에 있었고.

-그 사람은 왜 그렇게 당한건가요.

한창 촛불 시위 있을 때, 그 사람은 더 이상 운동을 하지는 않는데, 후배한테 학교 어떠냐, 촛불 시끄럽고 한데 어떠냐, 이런 얘기를 했었다고 하고. 근데 그 얘기를 근거로 해서 그 전부터 수사를 해왔었겠죠.

-총학생회 활동 하시는데 제약이 있지 않으세요? 총학 운영하기가?

제약은 실제로 있죠. 집행부들과 LT라도 갔다 와야 하는데 제가 못나가니까. 뒷풀이를 하나 하더라도 학교 안에서만 해야 하니까, 그런 소소한 것에서부터. 밖에 나가서 활동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몸이 자유롭지 못하다 보니까 제가 활동 못하고 부총학생회장이 가거나 이런 경우도 많이 있어서.

-고연전회의를 하는데, (KUTV의) 총연출이 매번 부총학생회장이 나오신다고 그러더라고요. 집행부실에서도 할 일이 쫙 쓰여 있는데 부총님 일이 너무 많은 거에요. 그래서 아 정말 힘들겠구나 싶었어요.

부총학생님이 정말 고생을 많이 하죠. 안에 일부터 밖에 일까지 되게 일들이 많다보니까.

-교육권리 실천단도 부총님이 단장을 하시던데.

학교와 협상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부총학생회장님이 하시고요.

-수배생활이랑은 관계없이요?

네. 그건 역할을 나눈 것이에요.

-지금은 경찰에게서 소환장 같은 것이 오지는 않나요?

소환장은 지난번에 4월로 끝났고 이제 체포영장이 발부되어서 잡아가기를 기다리고 있는 거죠.

-그럼 그 이후에는 갑자기 나타난다거나, 외대에서처럼, 그런 경우는…?

밖에서 나가서 활동을 많이 안하고 학교 안에서는 그런 일들이 없다보니까. 

-고연전 때 수배생활에 대해 발언 하셨잖아요. 그게 솔직히 몇몇 일반 학우들에게서 평이 안 좋았거든요. 왜 그 자리에서 그런 말을 했어야 했는지. 그 점에 대해 한 말씀.

다양한 평가들이 있던데 어디에서는 속 시원하게 얘기했다 이런 평가도 있고 어디서는 왜 저런 이야기를 하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고연전에 의미해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이야기를 했어요. 이제는 응원하는 것 밖에 남지 않았잖아요. 발언내용에도 있었지만, 과거에는 민주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학내에서 집회를 하는 것조차 불허였던 시절에 학교 밖에서 집회를 하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 것이었잖아요. 그런데 민족해방고연제라는 이름 하에서,고대와 연대가 모여서 운동경기를 하는 자리가 그나마 학생들이 모일 수 있는 자리였잖아요. 운동경기 끝나고 거리로 박차고 나와서 민주주의를 얘기 했던 게 과거의 고연제 역사인데, 기차놀이도 거기서 출발을 했어요. 기차놀이라는 게 단순히 술집가서 놀다가 술달라고 하는 게 아니라 옛날에 고대연대 학생들이 민주화에 대해 운동경기 끝난 다음에 외치면 경찰들이 진압하러 왔었겠죠. 그 때 곳곳의 상점에 숨어들었을 때 시민들이 학생들 수고 많이 한다면서 떡과 막걸리를 주는 걸로 기차놀이가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요즘 같이 과거의 문화나 기억이 잊혀져 가는 순간에서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과거에 비해서 혹자는 민주주의가 더 후퇴했었다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데 21세기에 대학생 수배자가 다시 생겨나고 있고. 이런 상황 속에서 고연제에 우리가 같이 보면서 응원하는 것을 넘어서 한 번 더 고민해보고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어야 하지 않겠나. 그래서 저는 재밌어야 하는 축제의 장이기도 하지만 그런 것들에 대해서 한 번 더 이야기해보기 위해서 발언을 했던 거고요. 다양한 평가에 대해서는 귀 기울여 들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수배생활하며 가장 많이 드는 생각은 어떤 거세요?

자유라는 게 얼마나 중요한 건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는데요. 가장 기본적으로는 일상적인 이동의 자유. 어디든 갈 수 있잖아요. 그런 자유가 박탈된 생활을 하고 있다 보니 답답함이 가장 먼저 나서고. 저는 그런 생각을 참 많이 하는데 내가 왜 2009년에, 형식적인 민주화가 많이 됐다고 하는데, 수배생활을 하면서 학교 밖에도 마음대로 나가지 못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가. 그런 고민을 하면서 2009년 오늘날의 민주주의 현주소가 어디에 와있는가에 대해서 참 많이 고민을 해요. 그러면서 나의 역할는 무엇인가에 대해서도 생각을 많이 해보고. 대학생이 대학생이라는 가장 순수하고 정의로움을 표현할 수 있는 시기에 내가 외쳐하는 목소리가 민주주의를 지키려는 목소리가 되어야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며 좀 더 마음을 다지고 학우 분들의 이해와 요구를 반영하는 일을 하면서 이 사회의 민주화를 위해서 활동하는 것까지 많은 역할을 거쳐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좀 있으면 선거도 있는데 앞으로는 어떤 활동을 하실 계획이신지.

임기를 잘 마무리하는 게 우선이고. 임기가 하루가 남았던, 열흘이 남았던 남은 순간까지 처음의 그 마음으로 학우 분들을 위해 복무하겠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는 게 가장 큰 목표이고요. 그 다음 선거는 2010년 학생사회를 가장 크게 움직일 수 있는 총학생회 선거잖아요. 그 선거니만큼 공정하게 잘 치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는 역할과 동시에 42대 총학생회를 극복할 수 있는 총학생회가 나설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도 저의 역할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총학임기 만료 후의 계획은. 직책 같은 것은 다 끝나실텐데.

그렇죠. 학생사회 내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직책이 없다보니 직책은 없을텐데.

-학생운동은 계속 하실 거죠.

네. 운동은. 학생회장을 하기 때문에 학생운동을 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민족고대 2만학우를 위해서 최선을 다해, 어떤 역할이 주어지지 않더라도 제가 가진 위치에서 할 수 있는 활동들을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제가 했던 많은 경험들을 더 많은 후배들에게 전해주는 역할을 해야하는 거 아닌가 생각을 합니다.

-지금 휴학중인거세요?

다니고 있어요.

-수업 들어가세요?

수업을 잘 들어가진 않지만.(웃음)

-지난학기는 그러면?

다녔어요.

-다니셨어요?

수업을 잘 들어가진 않았지만.

-그럼 몇 학년이신거에요?

3학년 2학기. 2학기가 몇 번째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럼 학교도 계속 다니셔야 되겠네요.

더 다녀야 되기도 한데 휴학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고. 언제까지나 안 좋은 학점을 가지고 학교를 다닐 수는 없으니. 여러 가지 고민들을 해요. 내년에 어떻게 활동할 건지도 생각도 많이 하고 그렇죠.

-졸업은 언제쯤?

졸업은 08학번들이 졸업할 때?(웃음)

-아. 그럼 요즘에는 교내에 사람 들어와서 그런 일은 없나요.

소위 말하면 프락치. 학내에 의심스런 사람들은 많이 있죠.
총학생회에 이유 없이 얼쩡거리는 대학생이 아닌 사람들 많이 있고 한데 중요한 것은 그런 사람들에게 총학생회의 활동은 떳떳하기 때문에 그 사람들을 피해 다니는 게 핵심이 아니라 얼마나 더 하고자하는 얘기에 대해 자신감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럼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KUTVnews 조선 기자 kongzzak@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