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시켜 먹을까 고민하다 상경한 후 족발 한 번 시켜 먹어 본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그래 족발이다 싶어서 폭풍 검색을 해보았어요.

법후에서 시켜 먹을 수 있는 족발 중에서 1033 중 크기 추천이 많기에 그래 오늘 저녁은 너로 정했어! 라며 주문을 했죠.

묵직한 무게에 행복해하며 봉지를 풀었더니
족발, 새우젓, 쌈장, 상추, 고추, 마늘, 무말랭이 무침, 오돌뼈, 비빔국수, 1.5L 펩시가 있었어요. (중 크기는 25천원) + 쿠폰

족발을 시켰지만 비빔국수가 더 끌려서 이것을 먼저 맛 보기로 했어요.
사발 같은 일회용 용기가 아닌 쟁반 같은 널따란 일회용 용기에 면과 소스가 따로 담겨져 있었어요. 훨씬 비비기에 편했던 것 같아요.
소스는 단 맛은 덜하고 매운 맛이 강한 편이라 제 입에 맞았어요.
이것만 먹어도 배가 너무 불러 족발은 뜯지도 않고 냉장해 두기로 했죠.

새벽이 되니 배가 고파졌어요. 아까 배달 온 따끈따끈한 족발이 생각났어요. 설레는 마음으로 랩을 벗기고 스팀에 잠시 데웠어요.
이것이 서울의 족발이구나.. 기대를 갖고 한 점 집어 먹었어요. 껍데기는 쫄깃쫄깃하고 고기는 부드럽게 결대로 잘 찢어졌어요.

그런데..
이게 뭐죠? 너무 짠 것이에요.
저는 고기도 회도 소스 찍어먹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본연의 맛을 즐기는 편이랍니다. 그래서 쌈 싸먹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죠.
그런데 이 짠 맛을 중화시키기 위해서 상추로 쌈을 싸먹을 수밖에 없었어요.
(상추는 매우 싱싱했답니다. 씻고 바로 배달 왔는지 상추에 물기가 가득했었죠.)

하지만.. 상추를 다 먹어버렸네요 히히.
이번엔 무말랭이를 뜯었어요. 무말랭이와 함께 먹어서 이 짠맛을 잊어볼까 했어요.
(무말랭이는 맵지만 단 맛도 강했어요. 단 맛이 나는 매운 맛은 좋아하지 않지만, 무말랭이 무침은 원래 단 맛이 나니까 괜찮았어요.)

성공했어요. 무말랭이 소스의 단 맛 매운 맛으로 족발의 짠 맛을 이겼어요. 신나하며 족발을 먹었어요.

고향에서 족발 시켜 먹을 땐 상추 무말랭이 모두 손 하나 안 댔지만, 지금은 다 먹었어요.
족발, 이건 네 짠 맛 덕분이야. 나는 야채를 먹고 건강해질 거야라고 마음속으로 고마워했어요.
살점 부분보다 껍데기 부분의 짠 맛이 더 강해서 (껍데기를 소금물로 코팅한 느낌이었죠.) 뼈를 뜯을 때조차 전 무말랭이와 함께 했으니까요.

오돌뼈는 어떨까 하며 용기 뚜껑을 열었어요. 단내가 진동하며 순간 어지러워졌어요. 뚜껑을 다시 봉인했어요.
그렇지만 돈 지불한 음식 맛 한 번 못 보고 버릴 순 없다고 생각했죠. 다시 뚜껑을 열었어요. 다시 역해졌어요.
용기를 내어 한 점 먹어 보았어요. 어라? 단 맛이 많이 나긴 했지만 냄새만큼 못 먹을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렇지만 결국 한 점 맛 보고 봉인해 버렸답니다.)  

새우젓, 마늘, 고추는 먹어보지 않았답니다.
콜라, 소주 중 택할 수 있어요. 어차피 둘 다 건강식품 아닌 것, 좀 더 양 많은 것으로라는 마음으로 콜라를 선택했어요.
비빔국수 다음으로 콜라가 가장 맛있었어요.

결론
족발이 너무 짜요.
(싱겁게 먹는 편이지만 보통 사람이 먹어도 매우 짰을 거예요. 타고난 입맛이 아니라 건강을 위해 일부러 싱겁게 먹는터라)
솔직히 다시 안 시켜 먹을 것이기 때문에 추천은 못 할 것 같아요. 비빔국수는 맛있었지만 메인 메뉴인 족발이 엉엉
남은 족발은 어떻게 먹어야 할까요.

의문
1 1033 족발이 원래 짠 편인가요
2 아니면 유독 저에게 배달된 족발만 짰던 걸까요 (복불복 당첨?)

괜시리 오글거리는 말투(-답니다)로 써보고 싶었어요.
길어져서 죄송해요. 주말에 혼자 집에 있으려니 심심했어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9 21:2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