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문식당.. 아시다시피 정대후문에서 우측으로 나가면 바로 찾을 수 있는 집이죠.
이 집에 대단한 악감정이 있는건 아닙니다. 원래 학교 주변의 오래된 밥집과 술집엔 관대한 편인데다
여기서 먹은 밥만 해도 수백끼는 될테니까요. (네 학교 징하게 오래다니긴 했어요)
요즘 가보면 사람도 별로 없고 파리가 테이블에 앉아서 아저씨랑 같이 야구보고 있고 뭐 그런데
그런 집에다 악평 한조각 더 얹는 것 같아서 죄송스러운 마음이 들긴 하지만, 가끔은 쓴소리도 해야죠.
실망한 메뉴는 두가집니다. 순대국밥이랑 순두부찌개.
순대국밥을 먹은건 좀 오래 됐는데, 먹고나서 심하게 탈이 났어요. 순대에서 꼬린내가 꽤 났었는데,
너무 배가 고팠던지라 다시 해달란 말도 못하고 그냥 먹었더니 제 순대가 고생하는 불상사가... -_ㅜ
제가 새내기때 술을 진탕 마시고 처음 학교앞에서 해장이란걸 할 때 이 집의 순대국밥을 먹었었는데,
그날 이후로는 순대국밥은 절대 안시키게 되더군요. 나름 인기메뉴라서 재료 회전도 빨리빨리 될 줄 알았더니,
잔뜩 사다 쟁여놨다가 상했던지 뭔가 보관에 문제가 있었나봅니다.
후문식당에서 순대국밥을 안먹게 된 제가 고른 다음 메뉴는 순두부찌개입니다.
첫 술 뜰 때부터 요상야릇한 냄새가 났습니다. 그래도 순두부는 워낙 가게마다 맛이 다양하기 때문에
'이건 이집만의 비법인가' 이러면서 또 꾸역꾸역 먹었습니다. 원래 비싼집 아니면 음식 잘 안무르거든요.
그런데 한술 두술 계속 떠먹고 뚝배기의 수위가 점점 낮아짐에따라 그 냄새도 더욱 짙어지더군요.
이건 좀 아니다 싶어 재료를 하나하나 맛봤는데, 순두부는 아니고, 계란 아니고, 국물에선 냄새는 나지만
다른 재료에서 묻어나온 냄새같고, 결국 마지막으로 조개를 입에 넣었다가 혀 닿자마자 뱉었습니다.
이거슨 조개가 아니라 홍어입니다 홍어 여러분
처음 먹었을때부터 '이맛은 어디선가 먹어봤는데' 싶은 생각이 떠나질 않았는데, 그 정체가 홍어였네요.
조개가 어찌나 오래됐는지 푹푹 곰삭은 홍어맛 그대로입니다. 고향의 맛이 그리운 목포분들은 한번쯤...
안그래도 갈 곳 없는 요즘 정대후문에서 자꾸 단골리스트를 줄여나가게 돼서 안타깝지만, 제 입맛과 내장은
소중하니까요.. 적어도 재료가 변질되기 쉬운 여름철에는 안 가렵니다. 여기 가서 음식맛 이상하다 싶었을
때는 전부 더울 때였거든요. 참고하세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0 00:34:23: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