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오픈 때 가서 메뉴판에 걸려있는 초계밀면을 보고 꼭 먹어봐야지 했는데

오늘 드디어 도전해봤습니다. 사진은 못찍었는데 전에 올라온 리뷰 참고하시면 될 것 같아요.



일단은 양이 푸짐합니다. 많이주세요 한마디면 정말 많이주고 가끔은 두번주고 그러는 사장님이죠.



여러번 언급되었다시피 면은 생면입니다. 주문하면 그때부터 기계를 돌려서 면을 뽑는데요,

사실 면의 굵기에 아직 적응이 잘 안됩니다. 지난번엔 얻어먹은거라 냉정하게 평가하지 못했지만, 제 돈 주고

사먹다보니 좀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되네요. 보통의 냉면이나 국수보다 굵고 짜장면보다 조금 가는 정도인데

어제 먹은 술때문에 목구멍이 허약해져서 꾸역꾸역 넘기기가 조금 힘이 들었어요. 굵기 때문인지 육수와 면이

조금 따로 논다는 생각도 들고요. 잘은 모르지만 제면기의 구멍으로 면 굵기를 조절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혹시 쉽게 바꿀 수 있다면 다음번엔 좀 가늘게 뽑아달라고 부탁드려서 먹어보고 싶네요.



육수는 '닭육수다!'싶은 느낌이 들 정도로 진한 국물은 아니예요. 사실 고기냄새가 좀 진한 육수를 좋아하는데

그런 기대엔 못미쳤고 그냥 담백하고 깔끔한 정돕니다. 근데 저번에 니노님의 후기에서 개돌님이 식초와 겨자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하셨고, 맛게를 챙겨보시는 사장님이 그걸 못 보셨을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식초와 겨자를 주시더군요. 그런데 겨자를 그냥 듬뿍 덜어넣어 주시고 식초를 대접에 담아와서 부어주셨어요.

전 어떤 냉면이든 식초랑 겨자는 벼룩 눈물만큼 넣거나 아예 안 넣거든요. 덕분에 진짜 육수맛은 맨 처음에 나올때

두어모금 밖에 못 느껴보고 그 이후로는 식초겨자국을 먹었습니다. 실망스러운 부분이었어요. 어차피 닭갈비와

면요리로 종목을 전환했으면 식초 겨자가 담긴 소스통은 기본적으로 구비하셨어야 했는데, 그런 준비가 미흡하네요.



고명으로 올라가 있는 닭고기는 꽤 부드러운 편입니다. 초계탕 초계면에 올라가는 닭고기는 대개 퍽퍽한 가슴살인데,

이건 좀 야들야들 하더군요. 그리고 삶아서 기름제거를 잘 하셨는지 국물에 기름방울은 거의 안떴습니다.

고기엔 약간 핑크색이 도는데, 핏물이 맺히고 뭐 이런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 외에 소소한 것들. 반찬으로는 무 조각이랑 할라피뇨? 그 손톱 두어개만한 쬐끄만한 고추. 그 두가지가 나오는데요

무는 별로 집어먹고 싶지 않은 심심한 맛이고, 고추는 눈이 빠지게 매워요. 원래 그거 좋아하는데, 얘는 되게 맵네요.

차라리 김치가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아니면 돼지국밥집에 뛰어가서 양파절임이라도 좀 달라고

하고 싶은 심정이었어요. 간장에 절인거 그거 맛나던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렇다 할 특징이 없는 맛이었습니다. 빈이네가 손님들의 반응을 적극적으로 청취하고

사장님에게 늘 개선의 의지가 있다는 점을 늘 높이 사지만, 이렇게 자꾸 몇%씩 모자란 모습을 보게 되면 좀 안타까워요.



오늘도 제멋대로 평점.. 매일매일 삼시세끼라도 먹겠다가 100점, 누가 사줘도 다시는 안먹겠다가 0점, 하루 세끼를

모두 외식으로 해결하는데 가까운 생활반경 내에 이 메뉴가 있다면 일주일에 한번은 먹겠다를 50점으로 놓는다면

오늘 먹은 초계밀면은 45점입니다. 기대를 많이 해서인지 감점도 많이 됐지만, 개선이 되어서 평점을 올릴 수 있으면 좋겠네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18:32: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