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는 해외인턴 갔고 저는 방학하고 요즘 부쩍 피씨방에서 게임 몇판하고 집에 가서 자는 게 낙이었습니다.
죽기 전에 플래 한번 찍어보고 죽겠다고 골1 승급전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피씨방 전체에 인터넷이 다운된 겁니다.
인터넷이 한 10분이 지나도록 다시 연결이 안 되고 폰으로 게임은 패배로 끝난 거 확인하고도 잠깐 자리에 더 앉아 있었습니다.
2시 정도 된 시각이어서 꽤나 사람들이 있었는데 금방 복구가 되지 않는 걸 보고 거의 다 빠져 나가더군요.

막 사장님과 알바하시는 분으로 보이는 분들이 바쁘게 움직이시는 것 같더니 계속 왔다갔다 하시길래 기다려보다가
그냥 사용종료하고 나오는데 사장님께서 저를 흘겨 보시더라고요.
그래서 여쭤 봤습니다. 사장님이시냐고. 그렇더니 그렇다고 하시네요.
평소에 소비자가 왕이다 이딴 생각은 하지도 않아서 평소 같으면 그런 말씀 드리지도 않는데
한창이던 게임이 그렇게 끝나고 나가는데 왜 나를 기분나쁘게 쳐다보시나 싶어서 여쭤봤습니다.
이 피씨방은 그냥 기기에 충전하는 식이니까 1분이라도 우리가 돈을 늦게 넣으면 꺼지는데
집에서 노트북으로는 못하는 것들 피씨방에서 하려고 오는 건데 갑자기 인터넷이 완전 끊긴거면
이런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안내를 해주시든지 미안하게 됐다고 말씀 한 마디를 하시는 게 보통이지 않냐고요.
그러더니 엄청 기분이 나쁘시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푹푹 내쉬면서 아....어....
대답은 듣지 못했습니다.

진짜 저 같이 라이트 유저가 뭐 안 간다고 무슨 일이 있겠습니까만 절대로 앞으로는 안 가려고 합니다.
소비자가 왕이길 바라는 게 아니라 돈 낼 때 기대한 서비스가 제공이 안 됐을 때는 하필 재수도 없게 그 시각에 이용 중이었던
제 잘못인건가요.
어쨌든 군대가기 전에는 완전 PC가 후져서 한 번 수강신청 해보고는 안 가다가
제대하고는 한 2년 정도 종종 가던 피씨쿠스도 이제 다시는 안 갈 것 같네요.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3 12:5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