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절대 추천도, 비추천 글도 아님을 밝힙니다)

3개월 전 쯤 정문 앞 헬스장을 3개월 등록했습니다.
취업준비로 쌓인 스트레스도 운동으로 좀 풀고
살도 좀 빼고 싶은 생각이었죠

규모는 그리 큰 편이 아닌데
사람도 비교적 없고, 그냥저냥 마음껏 운동할 여유는 되는 그런 곳이었습니다

주인아저씨가 계신데.. 그냥 편히 말을 놓으시더군요
'안녕하세요~' 하면 '응 어서와'하세요
저도 낼모레면 서른이지만.. 이런거 '진심' 좋아해요
동생처럼 조카처럼 편하게 대해주시는거..
근데.. 가족처럼 인사만 해주고.. 전혀 신경을 안써주더라고요 ㅋㅋ
세 달 다니면서.. 아저씨 관심 받은게 도합 5분 정도?
그나마 그 5분도 제가 초반에 '아저씨 운동좀 알려주세요'라고 해서
그때 배운 시간이에요
어떻게 보면.. 참 자유롭고 누구의 간섭도 안 받고 혼자 러닝머신 뛰고 하니까 편한 것 같기도 하고
어떨때는 헬스장에 나 혼자 있을때도 1그램 관심도 안 주는 아저씨가
좀 야속할 때도 있더군요

'고객에게 최대한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라기 보다는
'고객에게 간섭받지 않는 한 최대한 여유를 즐기겠다'라는 마인드랄까요..
TV보고 신문보고.. 심지어 나 혼자 두고 나가버리고..
저도 남 눈치 많이 보는 편이고.. 남들 거스르기 싫어하는 타입이라
그냥 '저 아저씨는 손님한테 관심없는 사람이구나' 하고, 그냥 혼자 운동기구 깨작이다가 나오곤 했죠

암튼 시간은 흘러..
3개월 등록이 거의 끝나고
오늘(09. 12. 24) 헬스장에 갔습니다
오늘이 등록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했거든요
마지막으로 운동하고 러닝화 회수해 올 생각이었죠^^;
근데.. 공동열쇠함에 제 사물함 열쇠가 없더군요

"안녕하세요^^"
"응 어서와^^"
(열쇠함 보고)"어?.. 아저씨 제 열쇠가 없네요"
"그래? 몇 번이야?"
"XXX번이었는데.."
"XXX번? 언제 등록했어?"
"9월 이십 몇 일에 등록했는데.. 오늘까지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요?"
"그래? (컴퓨터 두들겨보고) 기록이 없는데.. 그리고 사물함 비어있던데?"
"(-_-뭐야 벌써 사물함까지 열어보고 열쇠도 치우고 모른척 하는건가..) 아..원래 사물함엔 암것도 안 넣어놨고.. 전 오늘까진줄 알고.."
"아니야 등록이 안 돼 있어.."
"네 알겠습니다.. (들어가서 신발장에서 러닝화만 챙겨가지고 나와서) 그럼 수고하세요;;"
"응 그래 잘가^^"

나오면서 생각해 보니 아.. 열받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빵꾸똥꾸 ㅠ 분명 오늘까지일텐데.. 테러해 버릴테다ㅠ'라고 생각하며 집에 왔죠
집에 와서 회원카드 확인해 보니 등록일은 09. 12. 23일 까지가 맞더군요-_-;;
따라서 그 아저씨의 행위(열쇠를 치워버린 행위)는 정당했던 거죠

하지만.. 만약 역지사지로, 제가 주인의 입장이었으면
"으이구 학생, 등록일이 어제까지였는데.. 착각했구만? 그래도 기왕 왔는데 오늘은 운동하구 가!^^"
라고 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주인이라면...
혹시 등록일 끝났는데 하루라도 더 운동할까봐 칼같이 열쇠를 치워버리지도..
많지도 않은 회원중 하나인데.. 열쇠를 치우고나서도 마치 전혀 모른다는 듯 태연스럽게 행동하지도..
당일이 운동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고 온 고객을 그렇게 매정하게 돌려세우지도 않았을 것이란 뜻입니다.

뭔가 종합적으로 기분이 나빠서
'고파스에 비추글을 올려버리겠다'라고 생각했었는데
집에 와 확인해 보니 등록 종료일이 어제까지인 것은 맞긴 해서-_-;;
부득이 이렇게 가치중립적인 '잡담'으로 글을 남깁니다 ㅋㅋㅋ
제가 클스마스 이브에 집에 있다고 꼬장피는 거 절대 아닙니다 믿어주세요
(잡담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