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파스에서 쓴 단 몇자의 글도 주변 상인들의 주머니에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노 섞인 글 몇줄을 남기고자 함은
그들이 오늘 점심으로 내 놓은 음식이 너무나도 괘씸하고 천불나도록 얄미운 까닭이다.
안치에서 수제 돈까스라고 나온 얇은 고기 튀김 한장은 거진 고려대 근방의 모든 돈까쓰를 먹어보았다고 자부하는 나에게
참을 수 없는 분노와 불쾌감을 선사한바, 행여나 그 곳의 돈까쓰를 먹어보자 수중의 소중한 돈 3900 원을 안치의 캐쉬어에
'버리고' 오고 자 하는 고대생들을 간곡히, 간곡히 말려보는 바이다.
메뉴라고 붙여놓은 그림에 비해 그 곳의 돈까쓰는 정확히 삼분지 일의 두께를 지니고 있으며, 장님의 눈으로도 식별가능한
썩기 직전의 기름으로 튀긴 듯 한 탁한 색을 띄고 있다. 그림에 존재하는 각종 샐러드와 과일은 존재치 않고, 피클 두점과 옥수수콘
한접시만이 덩그라니 널려 있을 뿐이다.
고기로 따지자면 그 얇기가 상상을 초월하여 마치 과거 초중학교 분식집에서나 팔법 한 피카츄 돈까스를 연상시키며
씹는 순간 고기의 씹힘이 아닌 두텁고 냄새나는 튀김이 씹힘이 우선할지오니 천하의 정크푸드가 따로없을 지어다.
다만 안치의 장점은 무한으로 제공되는 음료수라 할 지어니, 삼천 구백원어치의 음료수를 먹고 올 자신이 있는 자는
당당하게 안치에 가서 돈까스를 시켜먹어도 하늘을 우러러 부끄럽지 않으리라.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4-29 05:06: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