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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분 전까지 멸치국수 집에 있다가 뛰쳐나와서 씁니다.
여자친구랑 국수 두개에 김밥 하나 시켜놓고 먹다가 김치에서 과장없이 새끼손가락 한마디보다 약간 더 큰 날벌레를 발견했거든요.
만들어진 김치에 들어가서 죽은 놈이 아니고 여기저기 고춧가루 범벅된 걸로 봐서는 같이 조리가 된 놈처럼 보였습니다.
실제로도 꽤 깊숙한 곳에 묻혀 있었구요. 발견해서 아주머니께 말씀드렸습니다.
'이게 뭐야?' 한 마디 하시더니 가져가버리십니다. 주방에 가져가 저들끼리 수군거리시더니 버리는 것 같더군요.
문제는 그 이후의 태도입니다.
가게에서 김치는 직접 담그지 않았을테니 벌레가 나올 수도 있다지만 그런 안 좋은 일이 있으면
급히 테이블로 찾아와 직접 사정을 설명하고 죄송하다고, 어떻게 다시 해드리겠다고 말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김치를 다시 가져가신 아주머니께서는 저희에게 신경도 안 쓰시고
서빙하시는 분들과 주방에 계신 분들은 주방에 모여 하나같이 눈치만 보며 저를 쳐다봤습니다.
가보시면 아시겠지만 주방은 주방일을 보면서도 식당 내부를 살필 수 있도록 눈높이에 구멍이 뻥 뚫려 있습니다.
그 안에 모여 다들 저만 멀뚱멀뚱 쳐다보시더군요. 그 와중에 한 분이 새 김치를 수북하게 담아서
저희 테이블로 가져오셨습니다.
바쁜 시간도 아니었고 저희 말고 한 팀 식사, 다른 한 팀이 막 가게에 들던 때였으므로
바빴기 때문에 미처 신경쓸 겨를이 없었다고 할 수도 없었을 겁니다.
식욕도 떨어졌고 대응도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 카운터 보시는 아주머니를 불러
이미 식욕도 다 떨어졌고, 한 마디 말도 없이 눈치만 보며 나몰라라 하는 서비스가 무척 마음에 안 들어서 그러니
우리는 계산을 못하겠다, 이대로 남기고 가겠다며 가게를 나섰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면 따라나오셔서 죄송하다고 하실 법도 한데, 가게 앞 횡단보도에서 신호 기다리는 내내
테이블만 치우며 눈치 보시더군요.
간만에 갔다가 기분 상해 돌아왔습니다. 사진을 찍어놨어야 하는 건데 못 찍은 게 너무나도 안타깝고 분하네요.
더 크게 따지고 싶었는데 여자친구가 너무 불안해 해서 그냥 나왔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20 12:4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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