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문을 서성이다 무언가 풀(?)이 먹고싶어져서 고민하던 도중, 코케코코에서 매번 지나쳤던 샐러드 돈까스가 떠올랐음
약간 고민을 하다가 요새 너무 육식만 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과감하게 도전해보기로 했음
가격이 7000원인 부분에서도 살짝 망설이긴 했음.

메뉴가 처음 나왔을 때에 살짝 경악한 것이, 그냥 양배추가 산더미가 나옴. 평편한 접시에 정말 한가득. 위에는 약간의 새싹채소들과 함께 허니 머스타드 정도로 추정되는 겨자 소스가 뿌려져 있었음. 순간적으로 아차 싶었음. 차라리 마트에서 양배추를 사서 쪄먹거나 채썰어 먹는게 나을 것 같았음.
그래도 분명히 내가 시킨 메뉴는 돈까스니까, 어딘가에 돈까스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풀들을 뒤적뒤적함. 곧 비교적 얇게 썰린 돈까스 한 덩어리를 발견할 수 있었음. 살짝 마음이 놓이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아쉬운 마음이 들었음. 돈까스를 아껴먹어야겠다고 직감했음. 그 때 즈음 후리가케밥이 같이 나왔음. 후리가케가 감질나게 뿌려져있었음.

풀들을 모두 헤치우기 위해서는 돈까스를 아껴먹어야했으므로, 우선 얇게 썰린 돈까스 한 조각을 집어 반으로 나누었음. 그리고 숫가락에 가득 찰 양의 양배추와 돈까스를 같이 집어 입에 집어넣었음. '음, 맛있는데?'라는 생각이 약 이 초 정도 뒤에 들었음.

그냥 마요네즈 드레싱 정도 뿌렸겠거니 했었던 양배추는 참깨소스를 머금고 있었음! 산뜻하고도 달콤한 소스가 있었기에 돈까스에 특별한 양념을 하지 않았음에도 좋았고, 식감 면에서도 만족스러웠음. 먼저 양배추가 사각거리고 뒷따라 튀김옷이 바삭, 그리고 온도차가 있는 따뜻한 돼지고기가 씹힘.

단점은 일단, 풀떼기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아 먹으면서 '나는 다양한 종류의 비타민과 무기질을 섭취하고 있어'와 같은 종류의 위안을 얻을 수 없음. 또, 앞서 밝혔던 것처럼 돈까스의 양이 약간 아쉬움. 고로케를 하나 추가해서 먹어도 좋을 듯. 결정적으로, 7000원이라는 가격이 안착함. 고기 반 덩이 정도는 더 주셔도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했음.

원래는 추천글이었는데, 가격 생각하니까 소포게 올려서 '적극추천' 할 정도는 아닌듯. 뭐 근데, 나름대로 행복하고 좋은 저녁식사였음.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7 02:4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