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앞사거리에서 제기시장입구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있는 만두집을 아시나요?
만두국과 만두 그리고 공갈빵 등을 팔던 만두집말입니다.
최근 방학 후 공사를 하는것같아 아 내부수리 중인가 했더니..
오늘 만두국 생각이 나서 가봤는데 그전까지 앉아서 식사하던 공간은 왠 닭집이 들어서있고
아저씨가 만두빚던 조그마한 공간만 남은채 거기서 아저씨와 아주머니만 계셨습니다.
저는 조심스레 아주머니께 "만두국 될까요"라고 여쭸더니
아주머니는 "이 조그마한 자리에서 드실 수 있겠어요"라고 하시며 한숨을 쉬셨습니다.
아저씨가 옆에서 묵묵히 만두를 빚고 계시길래 만두 2인분만 포장해달라고 하자
아주머니는 잠깐만 앉아있으라며 조그마한 의자를 내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아주머니는 '내가 다리가 아파서 더이상 만두국을 팔 수가 없어서 이렇게 됐다'라고 하시면서
다른 손님들은 모르겠는데 학생들에게 많이 미안하다고 하셨습니다.
같이 일하시던 교포 아주머니가 체류만기가 돼서 중국으로 돌아갔는데 10월에 다시온다고 하였고
또 그것도 확실한 것이 아니라서 그때까지 기다리긴 힘들어 어쩔 수 없이 가게를 쪼개셨다네요..
다른 아주머니들을 써봤지만 손발이 맞지않고 또 열심히 하는 사람을 구하는게 쉽지않아
아무리 아저씨 아주머니 두분이 뛰어다녀도 더이상은 힘들어서 못하신데요..
아주머니가 이렇게 저에게 설명을 하던 중에 아저씨께서는 '지금 우리나라가 병들어 있는거 같다'라고 하시면서
사람들이 조금만 힘들어도 안할려고 하신다고 하면서 이래서 나라가 돌아가겠냐고 하며 쓸쓸한 미소를 보이셨습니다.
제가 아저씨께 '실례지만 만두를 빚으신지 얼마나 돼셨냐'고 여쭤봤더니
아저씨께서 한 40여년 정도라고 하셨네요. 박정희대통령이 분식장려할때 시작하셨다고 하니 참 오랜세월 만두를 빚으신거죠.
저는 이정도로 맛있는 만두는 먹어본 적이 별로 없는데 아무도 배우려고 안하느냐고 했더니
아주머니는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가르쳐줬을거라고 하시면서
만약 아저씨가 힘이 들어 더이상 만두를 못빚을 때 학생들이 오면 만두속만드는 법이라도 가르쳐줄 수 있다고까지 하시더군요.
아저씨와 아주머니의 얘기를 들으니 참으로 안타깝다는 말밖엔 생각이 나지 않더군요.
점심과 저녁시간 때에는 밖에서 줄서서 먹어야 할정도인 가게가 확장은 못할망정 반으로 줄어들다니..
정말 사람구하는게 쉬운 일이 아닌가 봅니다.
아주머니는 자꾸 학생들에게 젤 미안하다고 하시면서 지금도 만두국 먹으러 찾으러 오는 학생들을 보면
미안해서 숨고 싶은 심정이라고 까지 말씀하시더라구요.
그리고 고파스를 알고 계시던데 하는 방법을 알면 그동안 고마웠다라는 글이라도 남기고 싶었다고 하셨습니다.
저보고 주위 아는 사람들에게 좀 대신 말해달라고 하셔서 지금 만두사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이 글을 쓰네요.
저도 나름 고학번이고 학교근처에 오래있어봤지만 그만한 가게 찾긴 힘들었었거든요. 정말 아쉽네요.
그리고 조그만 더 시간이 지나 아저씨마저 만두를 못빚게 되면 영영 그 만두를 먹을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픕니다.
여러분 지금까지 그 만두집 만두를 좋아하셨다면 가끔 가셔서 아주머니 아저씨께 힘내라고 해주셨으면 합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7 02: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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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꿀정보 | 등록일 : 2009-07-05 14:16:26 | 글번호 : 2585 | 0 6238명이 읽었어요 모바일화면 URL 복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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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앞사거리 만두집을 아시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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