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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그간 도스마스에서 사다 먹은 브리또가 100개가 넘습니다.
작년 가을 첫 방문 이후 2개이상 안먹은 주가 거진 전무하므로 실제로 그러합니다.
많이 먹을때는 일주일간 10개이상도 먹어봤습니다.
그렇다고해서 저의 식욕이 20대 남성의 평균을 뛰어넘는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단지 한 명의 브리또를 좋아하는 청년일 뿐입니다.
참고로 유사 종목 상품을 취급했던 과거의 도스타코스는 10여회 방문하였습니다. 란초스7로 바뀐 이후에는 2회.
사실 그 곳의 브리또도 충분히 맛있고 여러 장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상대적으로 도스마스를 애용하는 이유는
1) 집에서 가까운 거리. 2) 빠른 제작 시간. 3) 가격 대비 풍부한 양. 4) 새벽 2시까지의 오픈시간.
으로 요약 가능하겠습니다.
제가 해치운 도스마스 발 100여개의 브리또 중 매장 내에서 섭취한 것은 5개정도에 불과합니다.
바꿔말하자면 대다수는 포장.
또한 아침/점심 대용으로 먹은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저녁/야식.
서론이 다소 장황했는데, 아무튼 저는 이 곳을 상당히 빈번하게 이용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 아름다운 주말 아침부터 키보드를 힘껏 두들기고 있는 사유는,
날이 갈수록 하락하고 있는 이 곳의 전반적 퀄리티 하락에 대해 진정으로 분노하고 있기 때문이요,
과거에 맛보았던 미각적 희열을 또다시 기대하기란 헛된 망상에 가까워졌기 때문입니다.
돌이켜보건데, 도스마스를 처음 접하였을때 이 곳은
훌륭한 맛, 가격, 서비스의 삼위일체가 성립하는, 그야말로 간편식 프랜차이즈계의 이상향이었습니다.
멕시코 촌구석 파출소에서 징집되신듯한 베레모 쓴 할아저씨께서 카운터 볼 적에 실로 그러했습니다.
손님에게는 친절하시면서도 종업원은 다 잡을줄 아시는, 외유내강형 자영업주의 모범적 표본이라 할 만한 분이셨습니다.
그랬던 그 가게가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여러 변천을 거쳐 지금은 그런저런 저가형 브리또나 찍어내는 공장이 되어버렸습니다.
틈만 나면 종업원이 교체되는 이유는 알 도리가 없으나 현재 종업원to종업원, 종업원to손님 간의 커뮤니케이션 모두 최악입니다.
그리고 이로 인해 주문 꼬이는 경우 허다합니다.
그간 면밀히 관찰한 결과, 통계적으로 (대기 손님 수 x 7%)의 확률로 '주문 뒤바뀜 현상'이 발생함을 도출해낼 수 있었습니다.
지나가던 대학원생이 이를 논문주제로 선정한다면 그것은 매우 탁월한 선택이 될 것임을 보증합니다.
주문이 제대로 들어가더라도 왠지 모를 맛의 들쭉날쭉함을 느낄 수 있는 이유는 패시브 스킬로써 '구성요소 대강대강 배분의 법칙'이 알게 모르게 잠수함 패치로 적용되었기 때문입니다.
특히나 조금 매운 맛을 선택할 경우, (25~75)x@ 사이의 꽤나 넓은 범위내에서 그 매움 수준이 무작위로 결정됩니다.
고르지 않은 소스 배분으로 인해 언제 어디서 매운 맛을 느낄 수 있을지 모를 미각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판타스틱함은 덤.
굳이 느끼고 싶지 않더라도 느낄 수 밖에 없는 이 다이나믹함이 제작사측에서 유저들이 질리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도록 마음 써서 배려한 덕택인지 진심으로 고민하게끔 합니다.
어쩌면 20세기말부터 유행해 온 카오스 이론을 강렬히 체감토록 하여 요즘 세대 대학생들의 꺼져가는 순수과학에 대한 열정에 다시 불 붙이고자 하는 비장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이기까지 합니다.
브리또의 '옆구리 터짐 현상' 또한 갈수록 빈번하게 관찰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종이 포장을 반쯤 개봉한 이후, 소스가 많아 보이는 방향을 위로 하여 야금야금 뜯어먹으면 깔끔한 식사가 가능하였는데,
요새는 무더운 여름이라 그런지 아주 시원하게 터져줍니다.
이 현상은 특히나 주문 시각이 늦어짐에 따라 그 강도가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용자의 주의를 요합니다.
아주 심한 경우에는 개봉 이전에 종이 포장이 젖음으로써 외형적으로 드러나기도 하나, 대개의 경우 종이 포장을 뜯고 몇 입 베어먹기 전까지는 터졌는지 안터졌는지 알 수 없는 슈뢰딩거의 브리또 상태가 많으므로 마음 편히 닦을 휴지를 옆에 준비해둠이 바람직합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브리또의 비중은 낮추고 감자튀김의 비중을 높이고 있습니다.
브리또의 기대수익률이 감소하고 분산이 급증한 요즘에는 불확실성이 낮고 안정적인 퀄리티를 보이는 감자튀김에 투자하실 것을 권해드립니다. 지금이 20세기 중반이었다면 고려대에서 포트폴리오 이론의 선구자가 나올 수 있었을텐데 굉장히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전 계산을 마친 감자튀김이 브리또 내 감자로 둔갑한다든가, 혹은 지급을 깜빡한다든가 등의 부작용이 다소 빈번하게 관찰되고 있기는 하나 아무튼 주문 후 증발 케이스는 아직 보지 못하였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 케찹량은 랜덤하오니 수령 직후 체크가 바람직합니다.
방구석에서 축구, 야구, 혹은 e스포츠 등을 관람하면서 치맥 대신 감콜, 감사 등을 활용하면 상당한 금전적 이득을 거두실 수 있을겁니다.
- 두줄 요약
맛, 서비스 개점 초기 대비 폭망, 각성하라!
다만 감자튀김은 괜찮음.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9 07: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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