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예정에 없게 밥을 혼자 먹게 되어 어디로 갈까 고민을 하다가 정문 밥집 골목으로 들어갔습니다.  학생회관 또 가자니 그렇고, 정대후문을 가자니 너무 멀고.......

호미, 고려마당은 질려서 안 가고 해마루나 큰집대학식당은 싫어하기에 안 가려 하니 갈 곳이 없더군요.

그래서 어디 갈까 하다가 '경영식당' 맞은편에 있는 배불뚝이.... 늘 그냥 걸어서 지나치던 곳이었습니다.  참치비빔밥이라는 메뉴가 눈에 띄었습니다.  광주에서 재수해보신 분들은 전남대 의대 근처의 ㅇㅅ식당을 기억하실런지......

예전 그 기억이 나서 들어갔습니다.  테이블 자리는 없습니다.  전부 신발 벗고 올라가 앉는 자리입니다.  가게가 크지도 않습니다.  해마루 절반 정도 크기입니다.  카운터도 아예 없습니다.  주인 아저씨가 허리에 전대를 차고 서빙 겸 카운터까지...

메뉴의 가격은 3천원부터 시작합니다.  참치비빔밥은 3천원이고, 닭도리탕은 4천원... 3500원 메뉴도 꽤 있는데... 하여간 혼자 참치비빔밥을 시켜봤습니다.

식사 전 식혜를 한 그릇 주네요.  한 그릇 가득도 아니고, 그냥 식도나 적실 정도인데 깡통식혜처럼 아주 밋밋한 맛입니다.

반찬이 나왔습니다.  여섯 가지입니다.  매일 바뀌는지는 모르겠는데, 안 바뀐다면 저는 또 갈 것 같습니다.  별 것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가 사랑하는 마카로니무침이 있고...  그 오른쪽에 메추리알 몇 개, 그리고 계란말이, 배추김치, 도토리묵, 구운 김...  김을 직접 구웠는지 집에서 구워먹는 듯 하네요.  김을 바짝 구워서 참기름과 소금을 발라둔 그 맛...  주변의 해마루나 그런 데에 비하면 반찬이 좀 부실할 수도 있지만, 저는 반찬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인지라.....

입맛이 예민한 분들이 오신다면 미원 넣었다는 소리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떤 분이 조미료 맛을 느낀다는 것은 플라시보 효과라고 하셨고, 그 말이 옳다고 여겨 저는 이 부분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넘어갑니다.  있어도 무방합니다...ㅋㅋ 사랑하는 마카로니~~ 그 밀가루 덩어리를 마요네즈에 무쳐놓은 것이 왜 이렇게 맛있는지.... 여기 마카로니가 특별히 맛있다는 소리 아닙니다.  제가 원래 마카로니를 주식으로 삼기도 할 정도로 마카로니 중독자입니다.

참치비빔밥을 보니 야채도 제법 있고, 참치도 많이 부어줬네요.  쌀도 크게 나쁘지 않은 듯 하고 맛있었습니다.  다른 메뉴도 또 먹어봐야겠지만, 참치비빔밥 참 맛있네요....  예전에 학생회관 스넥코너에서 돌솥비빔밥 1700원에 팔 적에 참치를 넣어줬는데 요즘 그 메뉴가 없지요.  그립습니다. 

벽면에 원가 인상으로 인한 부득이한 가격 조정에 관해 양해를 구하는 글이 붙어있군요.... 망할 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