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께서 케이크 먹어보시고 맛있으면 후기도 부탁한다고 하셨고 막 후기쓰라고 부담주신건 아닌데 맛있는 것 같아서 후기 올립니다
나눔받은 입장이지만 한번 객관적으로 써볼게요
good: 맛, 향, 포장, 케이크 비쥬얼, 친절도, 가게 인테리어
bad: 위치, 양
딸기케이크는 홍대 스노브에서 먹어본게 전부인 평범한 여학생입니다. 그래서 먹을때 홍대 스노브 딸기케이크랑 비교하게 되었네요. 비나케이크에게는 약간 가혹할 수 있겠습니다. 포장은 올흰 박스에 케이크 받침대도 올흰이고 장식이라고는 크라프트지에 hand made라고 쓰여진 택과 비나케이크 로고가 박힌 하얀색 도무송 스티커밖에 없습니다. 저는 포장덕후라서 뭘 사든 포장을 유심히 보는데요, 아무것도 없는 하얀 케이크상자가 참 깔끔하고 예뻐 보였습니다.
소포게에 자주 들르는 편이 아니라서 그냥 동네 빵집에서 케이크 나눔 하는구나 하고 갔는데 생각보다 예쁜 가게였습니다. 저녁 9시쯤이었는데 영업은 이미 끝난 것 같았고, 작은 가게에 사장님? 직원?으로 보이는 남자분 두 명과 제 몫으로 남겨두신 케이크 박스 하나만 있더라구요.
보문역에 케이크 들고 내려와서 지하철 기다리는 김에 살짝 열어 봤는데 비쥬얼은 예뻤어요. 뭐 그냥 여자들이 딸기케이크에 기대하는 일반적이고 이상적인 비쥬얼이었어요. 감수성이 풍부하다면, 눈으로 뒤덮인 마을에 딸기들이 옹기종기 모여서 회의하고 있는 것처럼도 보이는 비쥬얼입니다.
냄새는.....좋아요. 어지간해서는 딸기생크림케이크 냄새가 나쁘긴 힘들잖아요.. 그래도 굳이 지금까지 먹었던 딸기가 들어간 케이크들을 떠올려 보면 싸구려 생크림의 냄새라던지 묵직한 동물성 생크림의 냄새라던지 미묘하게 다양한 냄새들이 있는데, 그 중에서 비나케이크의 향은 옅고 담백한 편에 속하는 것 같아요.
케이크를 반으로 갈라보면 안에는 빵/딸기반생크림반의 지층이 있는데 딸기의 비율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특히 생크림이 담백해서 좋았어요. 칼봉투에 보니까 100% 우유버터랑 그런 걸 썼다고 하는데 사실 전 몸에 안좋아도 맛만 있으면 된다 주의라서 순전히 맛이 있는지만 봤어요. 생크림은 상온에 오래 있어서인지 속이 꽉 찬 거품생크림폼처럼 가볍고 부드럽고 담백했어요. 스노브는 이것보다는 묵직하고 나쁘게 말하면 느끼해서 첫 스푼을 먹을 땐 와! 맛있다!지만 몇 조각 못 먹고 물려 버리거든요. 여기껀 생크림이 가볍고 담백해서 딸기랑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장점을 서술했으니 단점도 서술하는 것이 냉혹한 소포게에서의 도리죠. 양이 좀 적어서(1호임) 밥 한끼에 한주걱밖에 안먹는 제가 벌써 절반을 먹어치웠어요. 이정도라면 여럿이서 모인 자리에서 먹기는 곤란하겠고 딱 남자친구/여자친구의 생일에 사서 둘이 같이 먹기 적당한 정도? 그 이상이서 먹으면 양이 적어서 싸움날 것 같아요.
그리고 가게에 가려면 보문역 3번출구로 나와서 6분정도 걸어가야 되는데.. 가려고 마음먹으면 얼마든 갈 수 있지만 고대역 4번출구 도보 5분 자취방에서 3~4일에 한 번 꼴로 나오는 저같은 히키코모리 자취생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 같아요. 특히 안암에서 보문이라면 지하철 타고가기는 한 정거장밖에 안 되고 그렇다고 걸어가자니 언덕이 있어서 참 애매하네요.
그래도 스노브와 비교해서 딱히 꿀리지 않는(주관적인 제 의견입니다) 딸기케이크가 도보+지하철 합 15분 거리에 있다고 생각하면 나쁘진 않은 것 같아요. 둘이 먹을 딸기케이크가 필요하고 돈 아낄 생각은 없으면 갈만한 괜찮은 곳이에요. 딸기 비율도 높고, 무엇보다 생크림이 담백해서 많이 먹어도 하나도 느끼하지 않아요. 객관적으로 쓰려고 노력하느라 무덤덤하게 쓴거지, 사실 굉장히 맛있어요. 딸기딸기행.. 부드러워...
케이크 나눔해주신 사장님 감사해요! 아마도 사장님은 못 보시겠지만요... 즐거운 설날되세요ㅎㅎ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18 23:06: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