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외 끝나고 굶주린 배를 움켜지며 100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얼마전 참살이길 무진장뱅크 추천글 올라 왔던 것이 떠오르더군요.
법대 후문 거주자입니다만, 안암로타리에서 내렸습니다.
그리곤 내달렸습니다.
소심하게 문을 빼꼼 열고서는 "정식 1인분도 되나요?"라고 물어봤는데, 겁나 당연하다는 듯 어여 들어오라고 하십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만족도 200%.
이것이 정녕 4000원짜리 밥 맞나요?
식탁에 놓인 그릇 수를 세어보니 정확히 14개이더군요.
반찬 9가지 + 제육접시 + 쌈쟁반(상추&치커리) + 쌈장접시 + 된장찌개뚝배기 + 밥그릇
그릇에 담긴 반찬들의 양도 듬뿍듬뿍, 평소 반찬을 두세번 리필해서 먹는 저로서는 완소를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반찬 많이 먹는 것이 건강에는 안 좋습니다.-_-)
정말 궁금해서 여쭤봅니다.
여기 원래 혼자가도 이렇게 푸짐하게 주나요?
반찬 중에는 양파초절임과 오이피클과 상추겉절이가 제 입맛에 아주 맛있더군요.
오뎅반찬 쏘세지반찬 좋아하시는 분들은 실망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반찬과 제육과 쌈이 많이 남아서 밥을 더 먹어야겠기에 조심스레 여쭤봤습니다.
밥 더 먹어도 되냐고...
"어이쿠~ 바아압? 아무렴~ 더 줘야하구말구지~"
그 이모(다른 손님들 모두 이모라고 부르더군요.) 말투의 느낌을 글로서 표현하기는 어려우나, 마치 초등학교시절 방학 때 할머니댁에 놀러가면 할머니가 저에게 해주시던 말투 같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모들끼리 팀웍도 좋아보이더군요.
오늘 빼빼로데이라서 바빴는지 사장님으로 보이는 이모가 다른 이모들 오늘 수고했다고 연신 챙겨주시는 모습이 보기 훈훈하더군요.
웬지 법대후문의 유정이 계속 떠오르더군요.
딱히 고기집도 아니고 밥집도 아니고 어정쩡한...ㅋ
암튼 계산하면서도 벌써 가냐고 더 먹고 가라고 하셔서 살짝 부담스럽긴 했지만 뭐 식당 나서면서 오랜만에 흡족한 기분이 들더라구요.
항상 배고픈 자취생들에게는 푸짐한 것이 최고죠.
좀 전에 자취방에 들어와 터질듯이 빵빵한 배를 또다시 움켜쥐고 후기 올려봅니다.
사람마다 음식에 대한 기호와 식당을 고르는 기준이 다를 것입니다만 저의 입맛과 기준에 따른다면 이 곳을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왜 진작에 여기를 몰랐을까요?
저와 무진장뱅크 사이에는 전혀 이해관계가 없음을 덧붙여 말씀드립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3 06:50: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