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사카 니시쿠조역 쪽의 음식점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방사능이 두려워 스시를 먹지 않으려 했으나...
함께 갔던 친구가 우리나라에서 먹는 스시나 일본에서 먹는 스시나 같은 바다에서 잡힌 고기를 쓸거다라는 매우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쳤고, 거기에 넘어가 애써 참고 있던 스시에 대한 열망을 분출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나오는 길에 고파스를 열심히 검색했고, 숙소에서 조금 먼 곳에 위치한 스시긴이라는 곳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니시쿠조역에서 환승을 하기 위해 역 밖으로 나오던 중 제 무릎이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스시긴 갔다가 숙소 가면 난 아마 이 세상에 없을거야."
그 말을 듣고 친구에게 "야 그냥 여기 있는 데 찾아서 갈래?"라고 묻자, 친구는 자신의 허리에게 비슷한 이야기를 들은 듯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네이버에 니시쿠조 맛집이라고 검색해보니 단 하나의 포스팅이 나오더군요. '우주대맛집 키라꾸'. 여기구나 싶었습니다. 작성자가 손수 그려놓은 지도를 보고 여기저기를 헤맨 후 키라꾸라고 적힌 가게를 찾았습니다. 그리고 문을 열고 들어가자마자 우리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깨달았습니다. 깔끔한 가게 내부는 다소 어두웠지만 적당한 활기를 띄고 있었고, 무엇보다도 한국인 손님이 아무도 없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음식은 블로그에서 본 니기리 스시 두 접시와 마구로 스테이크를 주문했습니다. 그리고 딸인지 알바생인지 모를 점원에게 추천을 받아 일본술 한잔도 시켰습니다. 스시...정말 맛있었습니다... 마구로 스테이크도...술도... 정말 맛있었습니다...너무 맛있어서 아사히 생맥주 두 잔과 스시 한 접시 씩을 더 주문했습니다. 저는 거기에 장어 초밥 두 피스를 더 주문했구요.(원래 메뉴에는 없습니다.)
가격은 스시 4접시+장어2피스(400엔)+마구로 스테이크+니혼슈 두 잔(1250엔)+생맥주 두 잔 해서 총 6800엔 나왔던 걸로 기억합니다. 계산을 하고 음식을 만들어주신 사장님께 너무 맛있었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하자 사장님께서는 두 손을 모으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감사합니다.'라고 답해주셨습니다. 그 미소 속에서 '아 내가 정말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먹었구나. 그래서 이렇게 맛있었던 거구나.'라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먼저 문을 열고 가게를 나선 친구가 "아 꿈에서 깬 것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저 또한 다르지 않았습니다.

오사카에서 다른 스시집을 가보지 않았기 때문에 절대적인 맛 비교는 불가합니다. 그렇지만 즉흥적인 선택에 대한 기대감을 무리 없이 채워줄 수 있는 음식점임은 분명합니다. 친절한 점원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아늑한 분위기가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음식점 '키라꾸'에서 여러분도 저와 같은 행복을 얻어가길 바랍니다.

음식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서 본 지도도 첨부합니다. 정확하지 않은 지도 탓에 저는 조금 해맸습니다.(물론 제가 지도를 잘못 본것일 수도 있습니다. )헤맨 후에 찾는 기쁨이란게 있기 때문에 여러분도 조금 헤매시면 좋을 듯 합니다. 충분히 음식점을 찾을 수 있을 정도의 오류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상 길었던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출처 : 고려대학교 고파스 2024-05-09 18:56:46: